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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내실 다지기' 돌입했다

  • 2024.06.14(금) 07:30

AI 인프라 구축 '속도'…쪼개기 상장도 안해

카카오가 내실 다지기에 돌입했다.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인공지능(AI)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과 함께 사회적 눈높이에 맞는 경영 방식을 채택해 현재의 위기를 벗어나겠다는 각오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첫번째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경기도 안산에 구축한데 이어 새로운 IDC 부지 선정 작업과 함께 현재 임차해 사용하고 있는 하남 IDC를 매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허명주 카카오 리더는 "제2데이터센터가 2027~2028년 오픈한다면 추가 임차는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매물로 나온 하남 IDC 인수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는 AI 시대에 필수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보에 적극적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실제로 카카오는 안산 투자를 결정한 2021년부터 오는 2029년까지 10년간 데이터센터 구축과 서버 네트워크 장치 확보 목적으로 4249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AI 시장 공략 전략도 구체화하는 단계다. 카카오는 최근 AI 전담 조직 '카나나'를 신설하고 전사적 협력을 통한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카카오는 5000만명에 달하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사용자들이 AI를 더욱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속도전보다는 질적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도 "애플의 최근 WWDC(세계개발자회의) 발표를 보면서, AI 시대는 먼저 치고 나가는 사람이 꼭 위너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특히 카카오의 차별점이 뭘까 제일 많이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AI 성장기반을 충실히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그런 기반 위에 AI가 붙었을 때 피로도 없이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도 내실 다지기를 주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대규모 투자 등 사회적 영향이 높은 의사결정을 할 때 사전 리스크 점검과 사후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경영진 임명 프로세스도 투명화하고, 경영진이 고의적 불법 행위를 하면 배상책임을 지우는 방안도 검토한다.

또한 카카오가 그동안 수많은 자회사 상장으로 인해 모회사 주주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는 우려를 고려해, 쪼개기 식으로 무분별한 신규 기업공개(IPO)를 지양한다는 원칙도 확립했다. 

정신아 대표는 "최근 카카오는 존재 이유를 재정의하게 됐다"며 "카카오는 특히 사람을 이해하는 기술로 우리에게 꼭 필요한 미래를 더 가깝게 만들기 위해 문제의 본질에 집중하고, 시대에 맞는 기술로 앞서 나가는 한편, 안전한 디지털 환경을 만드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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