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연초·연말께 가상자산 거래량이 늘고 크게 상승하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상대적으로 여름은 코인 시장의 비수기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올해는 가상자산 종주국 미국의 금리 결정, 관세정책 등 굵직한 변수들이 대기하고 있어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코인 시장은 매년 6~8월, 혹은 3분기까지 거래량이 줄고 가격도 큰 변동이 없거나 약세를 보여왔다.
실제 미국의 블록체인 콘텐츠 플랫폼 더블록 집계에 따르면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업비트 등 39개 글로벌 주요 거래소의 지난해 월간 총 거래대금은 6월부터 9월까지가 가장 적었다.
이들 거래소의 지난해 6~9월까지 월평균 거래대금은 1조달러(약 1358조4000억원)로 같은 해 3월 2조4800억달러, 11월 2조7100억달러에 비해 60%가량 적었다.
시장 침체로 '크립토 윈터'가 불어닥쳤던 2023년도 마찬가지였다. 그해 8월 거래소들의 거래대금은 4330억달러, 9월 3210억달러로 당해연도 월평균 거래대금 6422억달러에 한참 못 미쳤다.
여름철은 거래대금이 줄어든 만큼 가상자산 가격도 약세를 보였다. 지난해의 경우 비트코인 가격은 연초 급등세를 탄 후 4월부터 8월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가 9월 중순이 넘어서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여름 시즌은 코인 시장에서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힌다. 올해도 최근 들어 비트코인, 엑스알피(XRP·리플), 이더리움(ETH) 등 주요 코인들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관세전쟁 발발, 금리정책 변화, 친가상자산정책 등 변수들로 시장이 급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먼저 오는 17일(현지시간)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이번에는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조만간 금리 인하에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올 경우 향후 유동성 확대 기대감으로 가상자산 시장도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다음달 9일에는 미국과 중국의 상호관세 유예기간 만료되고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등 가상자산 관련 입법도 8월 전에 마무리될 예정으로 각 이슈에 따라 가상자산 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카이코는 "전통적으로 시장이 조용해지는 여름철이지만 올해는 주요 정책 이벤트들이 겹치며 이례적인 변동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미 옵션 가격에 높은 변동성이 반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업체에 따르면 오는 27일 만기인 비트코인 옵션 거래량이 급증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11만달러와 12만달러 행사가를 목표로 상승 가능성에 배팅했다.
싱가포르 트레이딩기업 QCP 캐피털도 3분기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봤다. 이 업체는 "9월 만기 비트코인 13만달러 콜옵션이 대량 체결됐다"며 "관세 이슈와 미국 부채한도 협상 등 불확실성이 시장에 변동성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