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열풍이 불고 있지만 AI관련 코인들은 역대 최저가에 머무르는 등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 상장된 대표적인 AI코인인 월드코인(WLD)은 현재 신저가를 달리고 있다. 지난 2023년 하반기 상장 후 지난해 초 1만70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을 거듭해 현재는 1000원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고점대비 95% 폭락했다.
이 코인은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내놓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AI시대에 모든 사람들에게 기본소득 제공을 선언하면서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생체 인증 논란과 기본소득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실망 등으로 갈수록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다.
최근 중국 AI스타트업 딥시크와 협업을 예고한 퀀텀(QTUM)도 2700원대로 과거 고점대비 97%이상 하락했다. 퀀텀은 지난 2017년 국내거래소에 상장됐으며 2018년초 시장 광풍이 불 때 12만원을 넘기기도 했다. 지난해 연말 불장 때 3000원에서 8000원까지 반짝 상승했다가 지금은 3000원 이하에 머물러 있다.
다른 AI 테마 코인들도 마찬가지다. 니어프로토콜(NEAR), 더그래프(GRT), 아카시네트워크(AKT) 등이 지난해 연말 고점대비 70% 가량 하락했다.
AI코인들이 시장에서 외면 받는 것은 AI와 블록체인의 결합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아직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코인게코가 AI기반 코인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을 조사한 결과 AI코인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절반에도 못 미쳤다. 조사 대상 투자자 2632명 중 긍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44.3%에 그쳤다.
반면 중립적이라는 응답은 29%였고 부정적이라는 의견은 26.3%로 나타났다. 특히 후기 투자자들 43.1%는 이들 코인 가격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월드코인 등이 유명세에 비해 실제 사용성 입증도 안되고 비전 실현 가능성이 낮아 AI관련 디지털자산들이 관심을 못 받고 있다"며 "하지만 향후 블록체인 기반의 인증이나 결제 서비스가 AI와 결합되면 다시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