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가상자산 과세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에서는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 과세를 아예 폐지하는 법안을 발의했고, 업계도 이에 동조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번에도 시행 시기를 미루면 가상자산 과세는 네 번째 유예를 맞게 된다.
가상자산 과세를 둘러싼 논쟁은 크게 △이중과세 여부 △주식과의 형평성 △과세 인프라 준비 수준 등 세 가지 쟁점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정치권과 업계가 가장 많이 제기하는 주장은 이중과세 문제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논리적 비약이라는 반박이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25일 서울 여의도 코인원 본사에서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5대 거래소 대표들과 함께 가상자산 과세 현안을 다루는 간담회를 열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1300만명이 넘는 많은 사람들이 가상자산을 거래하고 있고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많은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앞으로 정책을 어떻게 펼쳐나가는지 중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송 원내대표는 가상자산 소득세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 법에 따르면 2027년부터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분리과세 대상이 된다. 과세 대상 소득은 매도 가격에서 취득가액과 부대비용(기본공제 250만원)을 제외한 후 22%(기타소득세 20%·지방소득세 2%)가 적용된다.
가상자산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는 당초 2022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2021년 대선을 앞두고 과세 유예 주장이 나오면서 시행 시기가 2023년으로 미뤄졌고 투자자 반발, 인프라 미흡 등을 이유로 2025년으로 한 차례 더 연기됐다. 이후에도 같은 이유로 유예론이 대두되면서 현재 시행 시점은 2027년으로 미뤄진 상태다. 지금까지 세 차례나 시행이 연기된 셈이다.
과세 자체를 폐지하자는 주장은 이중과세를 주요 논리로 내세우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 과정에서 부가가치세가 부과되고 있는 만큼, 여기에 양도소득 과세까지 이뤄질 경우 동일한 거래에 세금이 이중으로 부과된다는 주장이다. 송 원내대표도 이날 간담회에서 "가상자산을 상품으로 보고 부가세가 과세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기에 소득세까지 부과되면 이중과세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비슷한 입장이 나온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복권 등 일시적으로 지급되는 상품과 유사하게 취급돼 부가세가 부과되고 있는데 여기에 소득세까지 부과하면 중복 과세"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주장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재화나 용역의 공급에는 부가세가 부과되는 것이 원칙이고 예금·보험·주식 거래 등 금융서비스는 부가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한다. 국세청은 가상자산의 성격이 아직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제외 대상으로 명시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세목 자체가 다르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부가세는 중개 서비스 등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용역에 부과되는 세금이고 소득세는 자산 매매를 통해 발생한 차익에 대해 부과된다. 김선명 한국세무학회 부회장은 "가상자산을 자산성이 있는 상품으로 본다면 중개 수수료에 부가세가 붙을 수 있지만, 양도 차익에 부과되는 소득세와는 과세 대상이 다르다"며 "이를 단순히 이중과세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예 주장의 또 다른 논거인 과세 형평성 지적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따라서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도 같이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되면서 국내주식의 매매차익에 대해선 세금을 떼지 않는다. 종목당 보유금액이 10억원을 넘거나 지분율이 1% 이상(코스피 기준)을 보유한 대주주만 20%의 양도소득세를 납부한다.
김 부회장은 "AI 시대 속 근로소득보다 자본소득이 점점 중요해지는 시점에서 세수 확보를 위해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