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空間사옥은 ‘公間’이다

  • 2013.11.07(목) 17:14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의 혼이 담긴 공간사옥이 오는 21일 공개경쟁입찰에 부쳐진다. 공간사옥은 지난 1월 모기업인 공간건축이 부도를 맞고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매물로 나왔다. 감정평가액은 99억원이지만 최저 매각가는 150억원이다.

#공간사옥은 건축전문가들을 상대로 한 모든 조사에서 한국 최고의 현대건축물로 꼽혀왔다. 구사옥은 문화재청 근대문화유산 후보로 등록돼 있다.

 

 

공간사옥은 3차례 변화를 거쳤다. 김수근이 지은 구사옥은 검은색 벽돌과 담쟁이넝쿨 인상적이며 2대 대표 장세양이 증축한 신사옥(1997년)은 노출콘크리트와 커튼월로 도회적인 느낌을 풍긴다. 구사옥과 신사옥 사이에는 이상림 현 대표가 증·개축한 한옥이 자리잡고 있다. 공간사옥은 건축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한 공간에서 보여준다.

 

#공간사옥은 70~80년대엔 문화운동을 이끌기도 했다. 구사옥 지하의 문화공간 ‘공간사랑’은 김덕수 사물놀이패가 처음으로 사물놀이를 선보인 곳이며 공옥진의 병신춤이 탄생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젊은이들에게는 장동건, 김하늘이 주연한 드라마 ‘신사의 품격’의 무대로 잘 알려져 있다.

 

공간사옥은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필수 답사코스로 꼽힌다. 구사옥은 끊어질 듯 이어지고 막힌 듯 열린 전통한옥의 공간 구성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벽돌 콘크리트 유리 등 건축재료 본연의 성질을 그대로 살린 구조미도 볼거리다.

#건축계에서는 공간사옥이 가지는 건축사적, 문화사적 가치를 보전하려면 공공이 매입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지난 5월엔 서울시 출연기관인 서울문화재단이 인수에 나섰으나 매입금액이 비싸고 비수익 자산이라는 이유로 무산됐다. 당시 서울문화재단은 공간사옥을 건축문화관 겸 시민문화센터로 운영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 공간사옥에 관심을 보이는 곳은 현대중공업, 네이버 등 민간기업과 학교재단 몇 군데로 알려졌다. 대부분 공익 목적으로 사용할 뜻을 밝히고 있다. 이제 공간사옥의 운명은 인수자의 손으로 넘어간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기껏해야 선의를 가진 인수자가 공익적 공간으로 활용해 주길 바라는 것뿐이다.

 

*김수근은 1961년 설계사무소를 연 뒤 ‘자유센터’ ‘타워호텔’ ‘한국일보 사옥’ ‘샘터사옥’ 등 200여 건축물을 설계했다. 프랑스 대사관을 설계한 김중업과 함께 한국 현대 건축을 대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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