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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에서 3.5%로 하향 조정하고, 성장세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7월 4.0%에서 3.8%로 낮춘뒤 3개월만에 다시 하향했고, 지난 8월 연 2.50%로 내렸던 기준금리도 두달만에 2.0%로 추가 인하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한은은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2월 기준금리를 2.0%로 내려 17개월간 유지했었다.
한은의 금리 인하는 성장률 전망을 잇따라 하향 조정할 정도로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데다 유로존 경기침체 우려, 엔저에 따른 수출부진 등 대내외 악재가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통해 성장세 둔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정부의 경기부양 노력에 보조를 맞춰 정책 효과를 높이려는 의지로 보인다. 정부는 경기 회복세가 미진하자 기존에 발표한 41조원의 정책자금 패키지 중 연내 집행액을 26조원에서 31조원으로 확대하고, 규제완화를 통한 서비스업 육성에 적극 나서는 경기 회복에 올인하고 있다.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함께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짐으로써 경기 대응은 조합이 이뤄졌지만,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불리는 가계부채 리스크는 더 커지게 됐다.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과 맞물려 국내외 금리차 확대로 인한 자본유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회 회의가 가진 간담회에서 "금리인하가 LTV 완화 등 정부의 정책과 관련해 주택담보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아직은 기대에 못미쳐 주택담보 대출이 과거처럼 급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거시건전성 3종 세트'(선물환포지션제도, 외국인채권투자과세, 외환건전성부담금)가 자본유출 방지책이 될 수 있다며 기재부와 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자본유출에 대비하기 위해 거시건전성 3종 세트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데 이어 내년 성장률 전망도 4.0%에서 3.9%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 전망치는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놓은 3.7%보다 낮은 수준이다. 분야별로는 민간소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3%에서 2.0%로, 설비투자는 5.7%에서 5.2%, 수출 성장률은 6.1%에서 4.0%, 수입 성장률은 4.1%에서 2.7%로 각각 낮춰잡았다.
금통위가 밝힌 10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은 다음과 같다.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2.25%에서 2.00%로 하향 조정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세계경제를 보면, 미국에서는 회복세가 지속되었으나 유로지역에서는 경기부진이 이어졌으며 신흥시장국에서는 국가별로 차별화된 성장세를 나타내었다. 앞으로 세계경제는 미국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나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여건 변화, 유로지역의 경기부진 장기화, 일부 신흥시장국의 성장세 약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을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국내경제를 보면, 수출이 양호한 모습을 지속하고 소비도 다소 개선되었으나 설비투자가 여전히 부진하고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부분적인 회복에 그쳤다. 고용 면에서는 취업자수가 50세 이상 연령층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하였다. 앞으로 마이너스 GDP갭은 점차 축소될 것이나 동 갭의 해소 시기는 종전 전망보다 다소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9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가격의 하락폭 확대와 공업제품가격의 오름세 둔화 등으로 전월의 1.4%에서 1.1%로 낮아졌으며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전월의 2.4%에서 1.9%로 하락하였다.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농산물가격 및 국제유가의 안정 등으로 낮은 수준을 이어가다가 내년 들어 점차 높아지겠으나 상승압력은 종전 예상에 비해 다소 약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시장을 보면, 매매가격은 수도권과 지방에서 모두 오름세가 확대되었다. 전세가격은 수도권에서 상승폭이 다소 커졌으며 지방에서는 전월 수준의 오름세를 나타내었다.
금융시장에서는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순매도세 전환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였다. 원/달러 환율은 빠르게 상승하였으며 장기시장금리는 상당폭 하락하였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는 가운데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안정기조가 유지되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더욱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 등 해외 위험요인, 가계부채 및 자본유출입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