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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3·4세 시즌2]②제약사의 공익법인 활용법

  • 2018.10.05(금) 15:59

증여세 면제 효과… 공익법인 의결권 규제 사각지대
종근당·일동·대웅·중외·광동·녹십자 등 경영권 뒷받침

대웅제약 창업주 윤영환 명예회장은 2014년 5월 지주회사 (주)대웅 지분 9.21% 전량을 정리합니다. 윤 회장의 지분이 향한 곳은 자녀들이 아닌 공익법인 대웅재단과 석천대웅재단(현 석천나눔재단)이었습니다.

대웅재단은 당시 지분 2.49%를 받아 기존 지분을 포함한 대웅 지분율이 9.98%로 뛰었고, 석천대웅재단과 대웅 근로복지기금이 각각 4.95%와 1.77%를 받았습니다. 윤 회장은 재단에 주식을 기부하면서 "모든 임직원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면서 대웅제약을 국민의 존경을 받는 기업으로 발전시켜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부산에서 선화약국을 운영하다 1966년 대웅제약의 전신인 대한비타민산업을 인수해 제약 경영을 시작한 석천(石川) 윤영환 회장은 그렇게 자신의 모든 지분을 공익법인과 직원들의 복지를 위한 기금에 넘기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습니다. 윤 회장의 행보는 기업가의 사회 환원이란 측면에서 충분히 박수받을 일이지만 지배구조 측면에서 보면 숨은 의도도 분명합니다. 

윤 회장이 지분 전량을 재단에 넘길 당시 유력한 후계자였던 3남 윤재승 회장은 지주회사 (주)대웅 지분을 11.61%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지분율은 4년이 지난 지금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공익법인에 지분을 증여하면 5%(대기업집단과 관계없는 성실공익법인은 10%)까지 세금(상속·증여세)을 물리지 않습니다. 공익법인은 불특정 다수가 혜택을 볼 수 있는 장학·문화·복지사업을 합니다. 원래 정부나 지자체가 할 일을 일정부분 대신해주는 만큼 세금을 면제해주는 것이죠. [공익재단워치]프롤로그-왜 지금 공익재단인가

하지만 공익법인 면세제도가 기업 경영승계 과정에서 자녀들에게 지분을 직접 증여하지 않고도 경영권을 유지하는 편법승계 수단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습니다. 그래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대기업이 보유한 공익법인의 계열사주식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다만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이 통과하더라도 제약사들은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공정거래법이 공익법인 의결권 제한을 추진하는 대기업 기준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총액 10조원 이상)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죠. 사각지대인 셈입니다. 

아래 [주요 제약사 공익법인 현황]는 10개 제약사와 연관 있는 14개 공익법인 현황을 정리한 표입니다.

 


최초 제약사인 동화약품부터 종근당, 일동제약, 대웅제약, JW중외제약, 광동제약, 녹십자 등은 모두 공익법인이 핵심회사 지분을 대량 보유하고 있습니다. 증여세 면세한도인 5%가 넘는 지분을 보유한 경우도 많습니다. 성실공익법인으로 지정되면 면세 범위가 최대 10%까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이들 공익법인은 창업주 1·2세가 재산을 출연했고, 현재는 2·3세가 재단 이사진에 포진해 있습니다. 선대가 재단에 물려준 핵심회사 지분이 후대의 경영권을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셈입니다.

최근 (주)대웅과 대웅제약 대표이사 및 등기임원에서 물러난 윤재승 회장은 지주회사 (주)대웅 지분 9.98%를 보유한 대웅재단 이사직만큼은 유지하고 있습니다. 임직원에 대한 욕설과 막말 논란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핵심적인 경영권 유지 수단은 여전히 포기하지 않은 겁니다. 재단 이사장은 모친 장봉애 씨입니다.

 

광동제약 2세 최성원 부회장도 가산문화재단 이사입니다. 최 부회장의 광동제약 지분율은6.59%에 불과하지만 부친 고(故) 최수부 회장의 호를 딴 가산문화재단이 경영권의 뒤를 받쳐주고 있습니다.

동화약품 3세 윤도준 회장도 가송재단 이사입니다. 가송재단은 동화약품 지분 6.39%뿐만 아니라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장외기업 동화지앤피 지분도 10% 가지고 있습니다.

녹십자는 어느 제약사보다 공익법인의 역할이 두드러집니다. 3개 공익법인이 총 16.27%의 녹십자홀딩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공익재단 경영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3개 공익법인은 모두 고(故) 허영섭 회장이 재산을 출연해 만들었습니다. 허영섭 회장의 자녀인 허은철 녹십자 대표이사,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부사장이 재단 이사진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녹십자홀딩스는 허영섭 회장의 동생 허일섭 회장의 지분율이 13.47%에 달하는 반면 허영섭 회장 자녀 지분은 5.19%에 불과합니다. 공익법인이 이들 사이에서 일종의 균형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공익법인의 역할은 이어지는 [재계 3·4세 시즌2]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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