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고배당 정책을 이어간다. 지난해 순익의 절반 가량을 배당금으로 내놓기로 결정한 것. 손해보험업과 생명보험업 모두 업황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도 고배당을 유지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 순이익 절반을 배당으로
삼성생명은 지난 30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올해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한주당 2650원을 배당하기로 결의했다. 시가배당률은 3.5%로 배당금 총액은 약 4759억원이다. 3월말로 예상되는 정기주총 전 1개월 내 지급될 예정이다.
배당금 총액 규모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지만 지난 30일 발표한 잠정 실적을 바탕으로 계산한 배당 성향은 45.2%로 1년 전 30.0%에서 15.2%포인트 높아졌다. 작년 연결기준 순이익이 전년 대비 39.3% 가량 감소한 탓이다.
삼성화재도 고배당 정책을 유지했다. 보통주 한주당 8500원, 종류주 한주당 8505원씩 총 3634억여원을 배당금으로 내놓기로 한 것. 총액 규모는 줄었지만 순이익이 39.5% 감소하면서 배당성향은 45.7%에서 55.8%로 높아졌다.
삼성그룹 내 두 보험사의 고배당 정책은 지난해 예고됐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2월 2018년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부양책 일환으로 2021년까지 배당성향을 5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삼성생명도 비슷한 발표를 내놨다. 삼성화재처럼 분명한 목표 시점을 내놓지 않았지만 배당성향을 50%로 높인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이번 배당성향 확대는 예고된 수순을 밟아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보험사의 이같은 행보는 업황 전망이 밝지않고 특히 새로운 감독 규제 도입이 예정되어 있어 안정적 자본관리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라 주목받고 있다.
실제 한화생명과 오렌지라이프, 미래에셋생명 등 다른 증시상장 생보사는 2018사업연도 배당금을 책정할 때 배당 규모를 축소하거나 전년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 오너 일가 배당금 1100억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고배당으로 주요 주주들이 받게 되는 금액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생명의 단일 최대주주는 지분 20.76%를 가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다.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수는 4152만여주다. 이번 배당으로 이 회장은 약 1100억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우 삼성생명 지분 0.06%, 삼성화재 지분 0.09%를 갖고 있다. 두 기업의 지분을 이번 배당금으로 단순 계산하면 이 부회장의 배당금은 약 6억9200만원으로 산출된다.
국민연금공단은 삼성생명 지분 5.88%와 삼성화재 지분 8.76%를 갖고 있어 두 회사로부터 633억원의 배당금을 받게 될 전망이다. 삼성생명 지분 5.88%를 갖고 있는 이마트는 312억원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