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자회사에 자산을 운용해달라고 위탁하면서 운용성과 평가 등 기준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자회사에 유리하게 기준을 운영했다는 이유로 금감원으로부터 경영유의 조치를 받았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삼성생명에 내린 경영유의·개선사항 공개안을 발표했다. 이는 2015년 이후 4년 만에 재개한 종합검사 결과를 공개한 것이다. 삼성생명은 작년 8월부터 10월까지 2개월 검사를 받았다.
경영유의와 개선사항은 감독당국이 금융회사에 주의를 불러 일으키고 자율적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적 성격의 조치다. 조치 자체가 제재로 이어지진 않지만 개선사항이 없다면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
금감원은 삼성생명의 불합리한 위탁 자산운용사 평가 방식을 경영유의사항으로 꼬집었다. 삼성생명 내부에 관련 내규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고무줄 잣대를 들이댄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삼성생명은 내규 '자산운용규정'에 따라 일반계정 운용자산군을 ▲국내채권 ▲해외채권 ▲주식 ▲사모펀드 등으로 구분한다. 해당 자산은 투자일임 및 투자자문 계약을 맺은 자회사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하고 있다.
'거래업체 관리지침'과 '일반계정 아웃소싱 운용사 선정 및 관리지침' 등 다른 내규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정기적으로 위탁운용사의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 운용성과가 일정수준에 미달하면 계약을 해지하거나 변경한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이를 준수하지 않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운용성과는 저조했는데 삼성생명은 삼성자산운용과의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 평가기준 자체를 삼성자산운용에 유리하게 변경해 운영했다.
금감원은 "운용 성과에 따라 저성과 운용사가 교체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합리적으로 정비해 유지하고 이를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며 "수익성 제고를 위해 성과평가와 수수료지급 등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별계정 자산 운영방식도 문제로 지적됐다. 삼성생명 내규는 위탁사 평가를 정기적으로 실시해 저성과 운용사에서 자금을 회수해 고성과 운용사로 자금을 투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성과는 낮았지만 자금회수 조치는 없었다.
금감원은 "자금배분 기준을 마련해 적용할 필요가 있고 관련 펀드 유형 구분을 명확하게 수립하고 구체적인 평가기준을 마련해 수익률을 제고하도록 절차 및 기준을 보완하라"고 주문했다.
또 변액보험펀드 운용자산 중 일부를 유동성자금으로 분리한 것과 관련, 유동성 펀드 비중을 과도하게 높여 운용에 투입되는 자산 규모가 줄어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적정 보유수준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자회사 업무 위탁기준을 현행 수준보다 구체적으로 명시해 잠재적인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지 않도록 관리체계를 강화하라고도 지적했다. 대출 관련 안내장 발송 및 점검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리스크 관리에도 힘쓸 것을 제시했다.
금감원은 ▲중도보험금 지급 안내 절차 개선 ▲6등급 신용대출자 금리인하요구 심사대상 포함 조치 ▲변액보험 부과체계 개선 ▲보험영업 내부통제절차 보완 ▲치매보험 지정대리청구인 제도 개선 ▲책임준비금 산출 및 적정성 평가 기준 개선 ▲전산시스템 내부통제 관리 등을 6가지 개선사항으로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