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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사옥, 등록문화재로 확정..예술공간으로 변신

  • 2013.12.13(금) 18:49

서울 종로구 원서동 ‘공간 사옥’이 등록문화재가 된다.


지난 10일 열린 문화재위원회 근대문화재분과위원회는 공간 사옥 가운데 김수근이 설계한 옛 사옥에 대해 출석위원 10명 만장일치로 ‘문화재로 등록한다’고 의결했다. 장세양 설계인 신(新)사옥과 이상림 작품인 한옥은 등록 대상에서 제외됐다.


공간 사옥은 문화재위원회 의결에 따라 등록예고와 심의, 이의신청 절차 등을 거쳐 등록문화재로 확정된다.


등록문화재는 가치가 보존되는 가운데 일부 활용이 가능하다. 다만 소유주가 지자체장에게 30일 전까지 신고하면 철거나 이전도 가능해 완벽한 보존은 불가능하다. 철원 노동당사, 창경궁 대온실 등이 등록문화재다.


천안에서 사업을 해온 아라리오는 지난달 25일 150억원에 공간 사옥을 매입했다. 아라리오 김창일 회장은 매입 이유로 “미술관을 갖는 게 꿈이었다. 절반은 건축가 김수근 선생을 위해, 절반은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현대미술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사업가이자 컬렉터이고 ‘씨킴’이라는 예명의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아라리오에서 운영하는 아라리오 갤러리는 내년 가을께 공간 사옥을 ‘아라리오 뮤지엄 in 스페이스’라는 아트공간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아라리오 갤러리 측은 문화재로 등록되는 공간 사옥(본관)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사무실로 사용하던 일부 공간만 전시장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공간건축사무소에 전시장 설계를 맡기기로 했다.

 

 


[思無邪] 空間사옥은 ‘公間’이다(2013년 11월7일)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의 혼이 담긴 공간사옥이 오는 21일 공개경쟁입찰에 부쳐진다. 공간사옥은 지난 1월 모기업인 공간건축이 부도를 맞고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매물로 나왔다. 감정평가액은 99억원이지만 최저 매각가는 150억원이다.

 

#공간사옥은 건축전문가들을 상대로 한 모든 조사에서 한국 최고의 현대건축물로 꼽혀왔다. 구사옥은 문화재청 근대문화유산 후보로 등록돼 있다.
  
공간사옥은 3차례 변화를 거쳤다. 김수근이 지은 구사옥은 검은색 벽돌과 담쟁이넝쿨 인상적이며 2대 대표 장세양이 증축한 신사옥(1997년)은 노출콘크리트와 커튼월로 도회적인 느낌을 풍긴다. 구사옥과 신사옥 사이에는 이상림 현 대표가 증·개축한 한옥이 자리잡고 있다. 공간사옥은 건축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한 공간에서 보여준다.
 
#공간사옥은 70~80년대엔 문화운동을 이끌기도 했다. 구사옥 지하의 문화공간 ‘공간사랑’은 김덕수 사물놀이패가 처음으로 사물놀이를 선보인 곳이며 공옥진의 병신춤이 탄생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젊은이들에게는 장동건, 김하늘이 주연한 드라마 ‘신사의 품격’의 무대로 잘 알려져 있다.
 
공간사옥은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필수 답사코스로 꼽힌다. 구사옥은 끊어질 듯 이어지고 막힌 듯 열린 전통한옥의 공간 구성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벽돌 콘크리트 유리 등 건축재료 본연의 성질을 그대로 살린 구조미도 볼거리다.

 

#건축계에서는 공간사옥이 가지는 건축사적, 문화사적 가치를 보전하려면 공공이 매입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지난 5월엔 서울시 출연기관인 서울문화재단이 인수에 나섰으나 매입금액이 비싸고 비수익 자산이라는 이유로 무산됐다. 당시 서울문화재단은 공간사옥을 건축문화관 겸 시민문화센터로 운영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 공간사옥에 관심을 보이는 곳은 현대중공업, 네이버 등 민간기업과 학교재단 몇 군데로 알려졌다. 대부분 공익 목적으로 사용할 뜻을 밝히고 있다. 이제 공간사옥의 운명은 인수자의 손으로 넘어간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기껏해야 선의를 가진 인수자가 공익적 공간으로 활용해 주길 바라는 것뿐이다.
 
*김수근은 1961년 설계사무소를 연 뒤 ‘자유센터’ ‘타워호텔’ ‘한국일보 사옥’ ‘샘터사옥’ 등 200여 건축물을 설계했다. 프랑스 대사관을 설계한 김중업과 함께 한국 현대 건축을 대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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