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과 통합을 앞두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이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설비 시장 진출 속도를 높인다. 특히 통합 시너지를 바탕으로 육상과 해상을 가리지 않고 LNG 시장을 중심으로 플랜트 입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셰일가스 개발 확대로 액화설비 수요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캐나다, 미국 등에서 LNG 액화 플랜트 프로젝트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LNG 시장은 미국, 일본, 유럽 등의 소수 선진 건설사들이 카르텔을 형성해 고수익을 내는 분야. 몇몇 건설사가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LNG 액화설비, 해상플랜트(오프쇼어, off-shore) 등을 과점하고 있다. 특히 일본 업체들은 LNG 사업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며 이 시장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런 독과점 체제에 균열이 발생하면서 후발 업체들의 진입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런 기회를 살려 ▲선진 건설사와의 협업 ▲유사 프로젝트 경험을 살린 단독수행 ▲해양분야에서 삼성중공업과 통합시너지 창출 등 '3트랙 전략'으로 LNG 액화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선진사와의 협업 측면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5월부터 캐나다 'PNW LNG(Pacific Northwest LNG)' 프로젝트의 기본설계(FEED, Front End Engineering Design)를 프랑스 테크닙(Technip) 등과 공동 수행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나스가 발주한 이 프로젝트는 연간 1200만톤 규모의 초대형 사업으로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주에 건설된다.
또 중소형 LNG 액화플랜트는 에틸렌 등 유사 공종 경험을 바탕으로 단독 수행한다는 계획.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서 프로세스가 액화 설비와 유사한 다수의 에틸렌, 공기분리설비(ASU, Air Separation Unit)를 시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자체 단독 수행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대다수 LNG 액화 프로젝트가 북미시장의 해상에서 이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삼성중공업과의 통합시너지도 클 것이라는 게 내부 전망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중공업이 수행하는 FLNG(Floating LNG,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프로젝트에 참여해 경험을 축적함으로써 향후 LNG 액화설비 입찰시 실적(Track Record)으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비약적으로 성장중인 육해상 LNG 액화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해 장기적인 수익원으로 만들 것"이라며 "삼성엔지니어링의 설계·사업관리 역량과 삼성중공업의 제작 역량, 해양플랜트 사업기회 등 양사의 강점을 융합해 육해상을 아우르는 초일류 업체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은 이 같은 내용 등을 30일 오전 10시30분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개최하는 통합 기업설명회(IR)를 통해 밝힐 예정이다. 오는 12월1일 합병을 예정하고 있는 양 사는 이 자리에서 합병 배경과 시너지 등을 국내외 기관투자자에게 설명한다는 방침이다.
| ▲ 멕시코 만자니요 LNG 기화터미널(사진: 삼성엔지니어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