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건설업계는 국내 주택시장 호조의 덕을 듬뿍 봤습니다. 반면 해외에서는 중동을 중심으로 아직 해소되지 않은 부실현장의 손실 문제가 여전히 나타났고, 저유가 탓에 수주도 부진했죠.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15년 건설업계의 이슈들을 돌아봤습니다.
① 주택분양 '올인'
건설사들은 정부가 규제완화로 군불을 때 훈기가 돈 주택시장의 호기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올해 분양된 민영 아파트 물량은 총 42만9000가구에 달합니다. 올 초 분양계획은 30만8000가구였지만 시장 호조로 실제 분양물량이 12만가구나 더 늘어난 겁니다.
올해 주택사업으로 실적개선 효과를 크게 본 대표적 건설사는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 등입니다. GS건설, 대림산업, 현대건설 등은 재건축 수주가 활발했죠. 호반건설, 우미건설, 반도건설 등 중견주택사들도 분양물량을 늘려 전국구 건설사로 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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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광주시 태전동 '힐스테이트 태전' 모델하우스. 지난 5월 3000여가구를 동시에 내놓은 이 단지는 현대건설이 2008년 금융위기 직전 사업을 계획해둔 사업지다. /윤도진 기자 spoon504@ |
② 계속되는 해외부실
하지만 '잔불 정리' 정도만 남은 줄 알았던 해외 사업장에서의 손실은 올 연말까지도 이어졌습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 3분기 1조5000억원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고 밝혔죠. 삼성물산도 같은 시기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등의 실적 악화로 건설부문에서 약 3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비상장건설사 가운데서는 한화건설이 작년 4100억원대 영업손실에 이어 올해도 비슷한 규모의 손실을 낼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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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저유가에 수주절벽
이런 건설사들의 실적 악화는 유가하락으로 중동지역 발주처들이 공사비를 깎거나 지급을 미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발주 물량도 확 줄었습니다. 올해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지역 수주는 25일 현재 165억달러로 작년 314억달러의 절반 수준(52.7%)에 그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순방하며 '제2의 중동 붐'을 언급한 게 무색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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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3일 박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에르가 궁에서 살만 국왕과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
④ 힘실린 뉴스테이
건설사들은 국토교통부가 추진한 기업형 임대주택 '뉴스테이'에도 대거 뛰어들었습니다. 아파트를 지어 파는 게 전부가 아니라 아파트를 짓고 최소 8년동안 직접 임대하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시도한 것입니다. 건설사들이 정부의 드라이브에 끌려가는 듯한 모습도 있었지만 뉴스테이는 올해 사업부지 확정물량만 2만4000가구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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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인천 도화지구에 짓는 첫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착공식에 참석한 뒤 견본주택 단지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유정복 (왼쪽부터) 인천시장, 김한기 대림산업 사장, 박 대통령,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사진: 청와대) |
⑤ 광복절 '특사'
정부는 건설업계 형편을 감안해 담합에 대한 처벌로 건설사들에게 내려진 입찰참가 제한을 포함한 행정처분을 대거 풀어줬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에 맞춘 행정제재 감면을 통해서였죠. 건설업계는 앞으로 담합 등 부당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자정(자정) 결의와 함께 제재 감면에 대한 답례 차원에서 2000억원 규모의 공익재단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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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소규모복합공사 논란
건설업계 내부에서는 정부가 '소규모 복합공사'의 범위를 3억원 이하에서 10억원 이하로 확대하려는 것을 두고 종합건설사와 전문건설사 간의 갈등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3억~10억원 규모 복합공사는 기존에 종합건설사들 몫이었는데 정부가 이를 전문건설사들에게도 개방토록 하겠다고 방침을 세운 것이 문제가 됐죠. 결국 소규모 복합공사는 '4억원 이하'로 소폭 확대하는 선에서 일단락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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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종합건설업체들은 지난 5월13일 오후 2시 세종청사 제3주차장에서 '소규모복합공사 개악 저지, 전국종합건설업계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사진: 대한건설협회) |
⑦ 건설사들 '다사다난'
삼성물산은 지난 여름 옛 제일모직과 합병하는 과정에서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등의 반대로 난항을 겪기도 했고요. 포스코건설은 연초 터진 100억원대 비자금 문제로 전현직 경영진이 검찰조사를 받는 등 곤욕을 치럿습니다. 대우건설은 회계 문제로 금융감독당국의 제재를 받았고요. 또 연초 시작된 금호산업 매각 입찰에는 호반건설이 뛰어들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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