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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원통속으로 쏙~' 더 빠르고 편해진 인천공항 T2

  • 2017.09.14(목) 18:22

인천공항 2터미널 '종합시험운영' 동행취재
'철통보안' 360도 전신 검색대 눈길
국토부 장관 "개장 준비 만전 기해달라"

인천공항고속도로를 달리다 영종대교를 건너면 공항입구나들목(IC)에서 길이 갈린다. 지금은 공항 여객터미널로 가려면 무조건 직진이다. 하지만 올 연말부터는 오른쪽으로 빠지는 길을 택하는 경우도 많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개장 준비에 바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로 향하는 길이다.

 

국토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올 연말 개장을 앞둔 인천공항 2터미널에서 14일 종합시험운영을 실시했다. ▲가상 여객 4530명 ▲운영인력 1112명 ▲수하물 7972개 ▲버스 65대 ▲항공기 2대 등 실제 공항 운영상황을 설정하기 위해 대규모 인력이 동원된 모의훈련이다.

 

▲ 14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T2)에서 열린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개항 통합시운전 및 현장점검이 열리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날 직접 종합시험운영 인원 중 1명의 여객으로 참여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실제 공항 이용자의 입장에서 개장 준비사항을 하나하나 살피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김 장관은 제2터미널 인근 T2 건설상황실에서 점검회의를 가진 뒤 여느 공항 이용객처럼 버스를 타고 2터미널에 도착, 발권부터 검색, 탑승 직전까지의 모의 출국절차를 밟았다.

 

"여기서 셀프 체크인을 하면 줄 안 서고 바로 출국장으로 들어가면 되나요?", "환승객들이 1터미널로 가려면 어떻게 이동하죠?" 김 장관은 출국 절차에 이어 환승과 입국 등을 체험하는 과정 내내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특유의 꼼꼼함에 동행한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숨돌릴 틈도 없어 보였다.

 

▲ 종합시험운영에 참여한 김현미 국토부 장관(앞 오른쪽)과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앞 왼쪽)

 

인천공항 2터미널 3층에 마련된 출발층에는 A부터 H까지 총 8개의 탑승수속 카운터가 마련돼 있었다. 1터미널에 A부터 M까지 총 12개 카운터가 배치된 것을 생각하면 가늠할 수 있는 규모다. 직원 도움 없이 수속을 밟을 수 있는 '셀프 체크인 키오스크'도 1터미널보다 많이 보였다. 자동 수하물 위탁 카운터도 큼직하게 눈에 띄었다.

 
▲ 2터미널 3층 출발층에 마련된 자동 수하물 위탁 카운터


2터미널에는 개장 후 대한항공 및 소속 항공동맹 스카이팀(에어프랑스, KLM,  델타항공 등)이 배치된다. 이를 전용 터미널로 사용하게 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도 이날 장관 일행을 맞으러 공항에 나왔다. 조 사장은 "개장 후 특화된 운영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델타와의 조인트벤처(JV) 허가에 대해선 "잘 될 것으로 믿고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다만 대한항공은 2터미널에 출입국 '패스트트랙' 설치 등과 관련한 행정 허가 부분에 항공당국이 신중함을 보이고 있다는 점 등에선 아쉬움을 표했다. 패스트트랙은 외국인 금융투자자, 독립유공자, 인증받은 기업인 등의 공항 출입국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통로다.

 

▲ 2터미널에 설치된 원통형 전신 검색대

 

출국 과정중 2터미널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설비는 원통형의 전신 보안 검색대였다. 기존 터미널에서는 문(門)형태의 금속탐지 검색대를 통과한 뒤 보안 직원이 주머니 등의 기내반입 금지물품을 다시 점검한다. 하지만 2터미널에 설치된 원통형 전신 검색대에서는 비금속이나 신체 속에 숨겨둔 물품까지 360도 탐지가 가능하다는게 인천공항공사 직원 설명이다.

 

1터미널과 2터미널은 체크인을 마친 환승객을 위해 중간 1터미널 탑승동을 사이에 두고 셔틀트레인이 운행된다. 직선으로 이동하는 이 궤도열차를 타면 탑승동과 1터미널 각 구간이 3~4분씩 걸린다. 공항 밖에서 두 터미널 사이를 저속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면 이동에 18분이 걸린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서울시내 등에서 공항을 연결하는 리무진은 기점에서 1터미널로 우선 들어왔다가 2터미널을 거쳐 다시 기점으로 향하는 것으로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개항 통합시운전 및 현장점검이 시행된 2터미널(T2) 외부에서는 조경 공사가 한창이다.

 

총 38만4336㎡의 2터미널이 열리면 연간 이용할 수 있는 여객이 1800만명 더 늘어난다. 1터미널까지 합치면 연간 여객 수용능력은 7200만명이 된다. 지금은 세계 8위지만 개장 후엔 5위로 껑충 뛴다.

 

이날 2터미널을 돌아본 김현미 장관은 "기존의 1터미널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했는데 2터미널은 더 넓고 쾌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제는 개장까지 얼마나 운영 준비를 잘 하는가가 중요해 보인다"고 했다. 이어 "공항은 출입국관리사무소, 세관, 검역소 등 다양한 상주기관이 함께 운영하는 복합 서비스 공간인 만큼 적정한 인원을 조속히 확보해 개장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인천공항공사는 최근 임대료 문제로 롯데면세점 등 입점 업체들과 갈등을 겪고 있다. 중국 여행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재작년에 체결한 임대 계약이 사드배치 영향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만큼 임대료 등이 과도하다는 게 입점업체들 주장이다. 반면 인천공항공사는 계약을 물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갈등이 2터미널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 활주로 쪽에서 본 2터미널과 관제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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