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로 30년 점용 허가기간이 끝나는 서울역·영등포역·동인천역 등 민자역사 3곳의 입주업체들이 당분간은 연장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점포 정리기간을 얼마나 둘지에 대해서는 정부와 민간업체 사이에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18일 "약정된 점용기간이 만료되는 세 곳 민자역사는 관련법상 국가 귀속이 현실적으로 유일한 처리방안"이라며 "다만 입주업체가 무리없이 사업을 정리할 수 있도록 임시 사용허가 등을 통해 정리기간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가 만료 후 필요한 정리기간에 대해서는 국토부와 입주업체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입주 유통업체들은 아무리 짧게 잡아도 1년 이상, 길게는 3년 가량 정리기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국토부는 업체들이 기업이익을 목적으로 너무 긴 기간을 요구하는 것 아닌지 재임대 등의 현황을 우선 파악하겠다는 입장이다.
▲ 30년째 민자역사 운영중인 옛 서울역 전경/윤도진 기자 spoon504@ |
국토부 관계자는 "민자역사 업체들이 입주상인과의 계약관계 등 관련 제반사항들을 공개도 하지 않은 채 정리기간만 더 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재임대 등 권리관계가 어떤지 세부적으로 조사한 다음 각각 개별적으로 정리기간을 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달 내로 실제 상점을 운영하는 입점업체나 입주상인 들을 대상으로 허가기간 만료와 관련한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도 입점 상인 각각 개별적으로 필요한 정리기간 등의 현황 자료를 추가 수집할 방침이다.
현행법상 점용 기간이 끝나는 민자역사는 ▲국가귀속 ▲국가 귀속 후 원상회복 ▲점용허가 연장 등을 검토할 수 있다. 정부는 국가귀속을 원칙으로 삼는 한편 원상회복 의무는 사업자가 신청할 경우 면제해 주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민자역사 측이 허가된 점용기간을 넘겨 상가를 임대하는 등 불법적 재임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다만 국가귀속 후에도 권리 승계 등의 방법을 통해 입주 상인들이 영업이 즉시 중단되거나, 대규모 실업이 발생하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민자역사 관리청인 한국철도시설공단과 함께 입주업체와 지속적인 소통과 협의를 거쳐 정리기간을 포함한 구체적인 세부이행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리기간 뒤에는 철도시설공단이 일반경쟁입찰로 최장 10년(5년+5년) 민자역사 사용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현재 한화역사가 30년째 운영 중인 서울역 옛 역사는 롯데마트와 롯데몰이 재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영등포역사는 롯데역사가 운영하며 롯데백화점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동인천역사는 일반 소규모상점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역사 운영업체들은 3년여 전부터 점용허가 만료에 따른 정부 가이드라인을 기다려왔지만 이에 대한 제시를 미루던 국토부가 갑작스레 국가귀속을 결정하면서 폐점 위기를 맞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