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이 업계 대장 자리를 차지할 기세다. 그동안 건설업계 영업이익 1위는 맏형 격인 현대건설이 지켜왔고, 누구도 그 자리를 욕심내지 않았지만 올해는 다르다. 현대건설이 부진한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GS건설 자체가 워낙 잘 나간다. 업계 순위표가 요동치는 이유다.
이와 함께 대림산업과 현대산업개발도 순조롭게 제 몫을 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작지만 이익규모를 크게 늘리면서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뒷걸음질로 경쟁사들의 선전을 지켜만 봤다.
◇ 돋보이는 GS건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상장 대형 건설사(현대건설‧삼성물산‧대림산업‧대우건설‧GS건설‧삼성엔지니어링‧HDC현대산업개발) 영업이익은 총 1조2209억원(삼성물산‧대림산업은 건설부문)을 기록했다. 작년 2분기보다 18.3% 증가한 것으로 국내 경기 침체 속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다.
2분기 기준 영업이익 1위는 삼성물산(건설부문)이 차지했다. 이 회사 영업이익은 243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4.2% 증가했다. 국내외 프로젝트에서 수익성이 개선됐고, 상여와 판관비 등 일회성 비용이 줄면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현대건설은 2위를 차지했지만 위태롭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전년대비 역 성장세를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이 회사 영업이익은 2209억원으로 17.1% 감소했다. 아랍에미리트 미르파 담수 복합 화력발전소 공사와 싱가포르 마리나사우스 복합개발 공사 등 해외 대형 프로젝트 공정이 후반부로 접어들어 매출이 감소했고, 이 영향으로 영업이익도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GS건설은 두 회사를 뒤를 이어 3위다. 하지만 전혀 아쉽지 않다. 이 회사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5배 성장한 2192억원을 기록, 1‧2위와는 많아야 230억원 차이에 불과하다.
시선을 넓혀 상반기 기준으로는 순위가 완전 뒤바뀐다. GS건설이 6092억원으로 현대건설(4394억원)과 삼성물산(4010억원)을 멀찌감치 따돌리며 국내 건설사 가운데 1위다. 지난 1분기 해외 사업장 부실을 대비해 쌓았던 충당금 환입이 이뤄지며 깜짝 실적을 달성한데 이어 2분기에도 준수한 실적을 기록하며 경쟁사를 압도하는 모습이다.
현 추세라면 경쟁사들을 제치고 GS건설이 올해 건설업계 영업이익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1조 클럽 가입도 가능한 상황이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환입없이 추세적인 해외 원가율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2분기 실적이 상당히 중요했다"며 "실제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면서 해외 현안 프로젝트가 마무리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 해외 매출총이익률은 5%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올해 영업이익 1조원 돌파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 대우건설 뒷걸음질
대림산업은 이번에도 대우건설을 잡았다. 앞서 지난달 26일 발표된 '2018 건설 시공능력평가'에서 대림산업은 대우건설을 끌어내리며 3위 자리를 꿰찼다. 2분기 영업이익에서도 같은 그림이 그려졌다.
대림산업(건설계열계)은 전년 동기대비 14.1% 증가한 17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주택과 토목사업 원가율 개선이 이익 성장을 주도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대우건설은 34.2% 감소한 161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데 그쳤다. 경쟁사 가운데 현대건설과 유이하게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감소했는데, 현대건설에 비해서도 감소폭이 두 배 가량 크다.
경쟁사들은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거나 이미 궤도에 오른 회사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우건설의 뒷걸음질은 뼈아프다. 지난 6월 취임한 김형 신임 대우건설 사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이유다.
지주사로 전환한 뒤 첫 성적표를 받아든 HDC현대산업개발은 기분 좋은 출발이다. 이 회사 영업이익(별도재무제표 기준)은 1582억원으로 30.9% 증가했다. '비전 아이파크 평택'과 '김포 한강 아이파크' 등 자체주택 사업부문 확대와 분양률 호조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익 규모는 가장 작지만 성장폭은 제일 크다. 439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같은기간보다 3.5배 성장했다. 오랜 시간 부진을 털어내고 작년 1분기부터 6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프로젝트에 대한 손익점검과 원가절감 노력으로 영업이익이 개선된 가운데 최근 수주한 프로젝트 실적이 본격 반영되는 하반기에는 외형도 성장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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