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이 왜 거기서 나와'
한화건설이 지난 2분기 비상장 대형 건설사(현대엔지니어링‧포스코건설‧한화건설‧롯데건설‧SK건설) 가운데 영업이익 2위를 차지했다. 한화건설은 꾸준하지만 눈에 띄지는 않았고, 비상장 대형 건설사 가운데서는 하위권이었던 터라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놀라운 성장세로 건설업계 뿐 아니라 그룹 내에서도 존재감을 뽐냈다. 이라크 신도시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지난해 쌓았던 대손충당금 일부가 환입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롯데건설 역시 성장세를 이어가며 비상장 대형건설사중 영업이익 1위를 차지했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외형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줄며 수익성이 다소 악화됐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비상장 대형건설사(현대엔지니어링‧포스코건설‧한화건설‧롯데건설‧SK건설) 2분기 매출액은 7조636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8.9%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38% 늘어난 5236억원으로 집계돼 뚜렷한 성장세를 입증했다.
2분기에는 한화건설의 실적성장이 두드러졌다. 이 회사 매출액은 16.5%(이하 전년 동기대비) 증가한 9749억원으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영업이익이 놀랍다. 5배 가량 급증한 1194억원을 기록한 것. 영업이익률 역시 12.3%로 건설사가 기록하기 힘든 두 자릿수 이익률을 달성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포스코건설 등을 제치고 5개 건설사 가운데 2위다. 1위인 롯데건설과는 불과 6억원 차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IS 전쟁 종식과 유가상승 등으로 인해 이라크 정부 재정상황이 개선돼 비스야마 신도시 사업에서 2분기에만 3000억원을 수령하는 등 미수금을 해소한 것이 실적 성장에 큰 영향을 줬다"며 "지난해 해외 플랜트 손실관련 비용을 보수적으로 선반영 했는데 일부 비용이 환입되면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실제 사우디아라비아 얀부(Yanbu)2 프로젝트 등에서 수백억원 수준의 충당금이 환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건설도 국내 주택사업을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 매출액은 3.7% 늘어난 1조4662억원, 영업이익은 18.7% 늘어난 1200억원을 기록했다. 간발의 차이기는 하지만 롯데건설은 경쟁사를 제치고 비상장 대형건설사 가운데 분기 영업이익 1위를 차지했다. 영업이익률도 8.2%로 2분기 연속 8% 대의 높은 수익성을 자랑했다.
반면 항상 1위 자리를 차지했던 현대엔지니어링은 부진했다. 매출액은 6.6% 늘어난 1조6482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5.4% 감소한 1093억원에 머물렀다. 5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감소해 자존심을 구겼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6.6%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했다.
1분기 부진했던 포스코건설은 서서히 제 모습을 찾고 있다. 매출액은 1.5% 늘어난 1조7513억원, 영업이익은 23.8% 증가한 76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4.3%다. 대형 프로젝트의 준공으로 감소했던 매출과 영업이익이 다시 늘고 있으며 삼척 화력발전소 등의 착공이 예정돼 있어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라오스 댐 붕괴사고로 혼란스러운 SK건설의 경우 일단 2분기 실적은 좋다. 매출액은 1조7954억원으로 21.8%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989억원을 기록하며 두배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5.5%다.
현재 SK건설은 라오스 댐 붕괴사고 수습에 주력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 사고 원인에 따라 SK건설이 감당해야 할 손실 규모가 천차만별이라 향후 실적 및 재무구조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