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하던 프롭테크(Proptech, 부동산+기술)업계가 성장 기반을 다시 다지고 있다. 기존 주력 사업인 부동산 중개업 이외에도 집, 사무실 등과 연계한 신사업에 힘을 주는 것이다. 장기간의 부동산 경기 악화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21일 프롭테크 업계에 따르면 직방은 지난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이 978억원으로 전년(1203억원) 대비 18.7% 줄었다.

직방의 지난해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256억원, 350억원이다.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영업손실은 32.4%, 당기순손실도 31.8% 감소했다.
직방의 적자 감소는 허리띠를 졸라맨 결과다. 지난해 급여와 경상연구개발비는 각각 176억원, 164억원이다. 이는 전년도 대비 29.1%, 27.3% 줄어든 것이다. 이에 판관비(판매·관리비)는 767억원으로 전년(983억원)과 비교했을 때 22.0% 감소했다.
직방 관계자는 "건설·부동산 경기 불황 및 중개업계의 어려움이 장기화한 영향으로 일부 매출이 감소했다"면서도 "지난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크게 개선됐고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도 흑자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성장 정체, 수익성 부진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는 지난해 매출액이 210억원으로 전년 대비 0.2% 늘었다. 2020년 275억원이었던 매출이 △2021년 246억원 △2022년 231억원 △2023년 209억원 등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다 지난해에야 감소를 막았다.
상업용 부동산 플랫폼 기업 알스퀘어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알스퀘어는 부동산 데이터베이스 서비스와 부동산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업체로 지난해 매출액을 140억원에서 232억원으로 100억 가까이 늘렸다. 그러나 16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는 전년(235억원) 대비 29.8% 감소한 액수지만 2020년도부터 5년째 적자다.
다만 알스퀘어는 자회사 알스퀘어디자인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1228억원) 대비 29.7% 증가한 1593억원으로 증가하는 성과가 있었다. 알스퀘어디자인의 영업이익도 25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전년도에는 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위워크와 함께 오피스 플랫폼 대표기업인 패스트파이브도 매출 성장과 함께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패스트파이브의 지난해 매출액은 1295억원으로 전년(1174억원) 대비 10.2%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69억원으로 전년도 3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가 흑자를 기록했다.
멤버십 라운지 서비스 파이브스팟과 인테리어 부문이 각각 65%, 75%의 성장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한 결과라는 게 패스트파이브의 설명이다.
패스트파이브 측은 "공유오피스가 1~30인 규모 기업의 사무실 표준으로 자리 잡고 도심 주요 지역에서의 신규 지점 오픈과 안정적인 공실률 관리 등이 뒷받침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해외 시장 공략…패키지 상품도
실적 개선 기반 마련에 나선 직방은 원·투룸 매물 광고로 대표되는 부동산 사업 구조를 개편하고 있다. 아파트 종합 정보 플랫폼 호갱노노를 중심으로 '아파트PRO'와 '아파트BASIC' 등 지역 공인중개사 전용 서비스를 출시한 게 대표적이다. 분양 시장을 타겟으로 정보성 광고 상품도 새롭게 도입했다.
직방은 새로운 수익 확보를 위해 스마트홈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2022년 삼성SDS의 홈IoT(사물인터넷) 사업을 인수한 뒤 중국에 법인을 세워 현지 스마트홈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에서도 '직방 스마트홈' 브랜드를 출시하며 도어락 등 스마트홈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다만 직방의 스마트홈 제품 판매 매출인 상품 매출은 지난해 448억원으로 전년(519억원) 대비 13.6% 줄었다. 중국 법인도 지난해 매출액이 87억원으로 전년(182억원)과 비교했을 때 52.1% 감소했다. 이에 고가의 도어락 제품 수요가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게 직방의 계획이다.
직방 관계자는 "스마트홈 브랜드는 원가 상승 및 건설 경기 불황 등 외부 요인에 대응하고자 생산공정부터 판매채널까지 모두 정비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면서 "올해는 직방 스마트홈의 B2C 온라인 판매 채널을 더욱 강화하고, B2B 건설 시장을 타겟으로 신제품과 연동 솔루션의 공급을 점진적으로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알스퀘어는 베트남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베트남 현지 법인인 알스퀘어베트남을 2021년에 설립한 이후 지난해 3월에 상업용 부동산 인테리어 서비스도 시작해 법인 설립부터 사무실 임차, 인테리어까지 진행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했다. 지난 15일 대우건설의 베트남 신도시 개발 사업 스타레이크 프로젝트 중 'B3CC1 인테리어 수장공사' 업무를 수주하기도 했다.
패스트파이브는 기존 공유 오피스 사업의 범위를 확장하는 데 주력한다. 임대인에게 공실 해결 및 리스크 관리, 고객에게는 매물 확보부터 인테리어·시공·운영 솔루션을 한번에 제공하는 '파워드바이패스트파이브' 지점을 올해 50개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패스트파이브 관계자는 "위탁 운영 확대를 통해 확보한 운영 면적을 기반으로 기업 고객 대상의 공간 상품, 인테리어, IT 솔루션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익 다각화를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