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던 프롭테크가 본격적인 성장기를 맞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이후 비대면(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프롭테크 업계에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마냥 청사진만 그리기에는 갈 길이 멀다. 여전히 부동산 산업에 대한 편견이 많고, 정책 그늘 아래에 있다는 점도 불안요인이다.
부동산에 대한 인식과 인구 구조 등 사회 변화에 발맞추려면 프롭테크 업계 내에서 뿐 아니라 다른 업역과의 협업도 중요하다. 이를 통해 부동산에 대한 인식 전환을 이뤄내는 것이 프롭테크 업계에 놓인 당면과제다. 아울러 기술력을 통해 이용자들의 관심을 끄는데서 나아가 안정된 사업구조를 정착시켜야 지속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
◇ 부정적 인식‧정책 그늘 벗어날까
프롭테크는 기존 부동산 시장의 고질적 문제인 정보 비대칭성(매도자 중심)과 비효율성을 해소하고 코로나 시대에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부동산 특성상 기술 적용 기간이 길고 효과가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 단기에 성과를 내기 쉽지 않다. 프로젝트마다 여건이 달라 성공 모델 확대 적용이 어렵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특히 부동산 정책과 규제의 영향권 아래에 있고, 부동산 중개인 등 기존 사업자와의 갈등도 존재한다. 부동산 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 탓에 스타트업들은 정부 지원이나 투자를 받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도 넘어야 할 산이다.
실제 한 프롭테크 스타트업 대표는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 등을 활용해 부동산 투자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다보니 부동산 불로소득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좋지 않은 인식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로 인해 정부 지원 등 투자를 받는 게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조인혜 한국프롭테크포럼 사무처장은 "부동산 중개인이나 감정평가업계 등 기존 사업자들과의 갈등이 아직 수면 위로 올라오진 않았지만 '타다' 등의 사례를 통해 우려하는 분위기가 많다"며 “이들과의 갈등을 극복하고 적극적인 협업으로 윈윈하기 위해 지속적인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특성상 정부 정책으로 인해 프롭테크 업계도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정책 발표 전 규제 영향 평가나 간담회 등을 통해 정책 효과를 높이면서도 프롭테크에 대한 타격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정부와 지속적으로 논의해야 할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 트래픽 아닌 돈 되는 사업 찾아야
국내 프롭테크 업계의 본격 성장을 위해선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지난 몇 년간의 급성장은 기존에 없던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용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 사용자를 끌어모으는데 주력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이를 통해 투자 유치에도 성공, 지난 5년간 총 1조4000억원이 프롭테크 업계에 투자된 것으로 조사(한국프롭테크포럼)됐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기 위해선 수익을 남길 수 있는 사업모델을 갖춰야 한다는 조언이다.
서준원 노무라종합연구소 이사는 "국내 프롭테크 기업들의 기술력과 아이디어는 좋지만 단순히 트래픽만을 모으는 것에 집중하는 모습이 많다"며 "아마존의 사업모델도 아마존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고, 수익은 서버 이용료나 물류 사업 등을 통해 벌고 있어 이런 부분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국내 부동산 시장은 넘치는 유동성과 규제의 역효과 등으로 인해 가격이 급등해 이용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다. 반대로 향후 시장 분위기가 전환될 경우에도 프롭테크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이용자들이 필요로하는 기술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래야 수익 창출이 가능한 구조를 갖출 수 있다는 의미다.
서준원 이사는 "앞으로 부동산이 저성장에 진입하고 인구 고령화가 확대되면 시장이 변할텐데 프롭테크도 여기에 대응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모든 것이 데이터화되고 부동산 관리의 영역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 향후 어떤 기술이 필요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건설사와 디벨로퍼, 운용사와 금융사 등과의 협력 중요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어 프롭테크 업계는 B2B와 B2G(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에도 관심을 가져야 시장이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