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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높아진 부동산 소비자 눈, AX로 맞추는 프롭테크

  • 2024.06.14(금) 11:48

연중 기획 [AX 인사이트]
"원하는 부동산, 사진 올리면 AI가 매물 추천"
건축도 인테리어도 작업속도 획기적 향상
"질문하는 능력 중요…AI와 양방향 소통"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보편화하면서 여러 산업에서의 고객 경험(CX)도 달라지고 있다. 부동산을 둘러싼 경제 생태계에서는 프롭테크(proptech, property+tech) 기업들의 사업 방식 변화 움직임이 숨가쁘다. 생성형 AI를 '개인비서'처럼 활용하는 고객들은 더 다양한 요구를 하는데, 이에 맞춰 부동산 소비자의 필요를 충족해야 살아남을 수 있어서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한국프롭테크포럼 주최로 열린 '프롭테크 기업들의 생성형 AI 활용 전략' 세미나에서 부동산 업계의 AX(인공지능 전환) 방향성을 엿봤다. 생성형 AI란 단순히 기존 데이터를 분석하는 걸 넘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대표적으로는 챗GPT와 클로바X, 클로드가 있다.

"이런 건물 찾아줘" 하면 '여기요' 해내야

전문가들은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프롭테크 서비스 시나리오도 변화할 거란 전망을 내놨다. 상업용 부동산 기업 알스퀘어의 김문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우선 "챗GPT-4o와 같은 '개인비서' 경험이 대중화되면서 고객들은 대화형 검색을 선호하고 이미지를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답변을 실시간으로 받길 원한다"고 분석했다.

김 CTO는 "생성형 AI 발전에 대비해 데이터를 정제하고 축적하는 작업을 미리 해둬야 한다"며 "이젠 고객이 매물을 검색하는 게 아니라 마음에 드는 건축물 사진을 갖고 와서 '이런 건물을 찾아줘' 했을 때 우리 데이터베이스(DB)에서 찾아 꺼내주는 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객 니즈(필요)를 파악하는 데 유리한 생성형 AI를 우리 회사에 맞게 커스터마이징(최적화)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생성형 AI 등장 이후 부동산 소비자들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활용한 멀티모달 검색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프롭테크 기업들은 생성형 AI를 통해 새로운 고객경험을 제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알스퀘어

기본적으로 AI가 부동산 산업, 나아가 경제 생태계 전반에 던지는 의미도 함께 고민됐다. 김덕진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은 "AI는 인간을 대체하지 않는다. AI를 활용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을 대체할 것"이라며 "비판적인 사고를 통해 AI에게 좋은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경호 플랜얼라이언스 대표도 "언어로 하는 코딩 작업인 '프롬프트'는 체계적인 질문이 중요하다"며 "AI의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일방적으로 명령하는 게 아니라 AI와 질문을 주고받으며 결과물을 최적화해야 한다"고 짚었다.

고객 마음에 들 때까지 일하는 AI

생성형 AI를 실제 업무에 접목하고 있는 프롭테크 기업들은 어떤 사업 모델을 선보이고 있을까. 벌써 이런 수준까지 가능하다. 예를 들어 건축주가 "혁신적인 위스키바를 원한다"고 생성형AI에 물어보면 '아케이드게임+위스키바', '회전초밥+위스키바'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이미지와 함께 뜬다. 

혁신적인 위스키바를 구상해달라는 질문에 생성형AI가 클래식 위스키바와 아케이드 게임을 결합해 제공한 이미지. 손님들이 팩맨이나 스페이스 인베이더스 같은 클래식 게임을 즐기며 희귀 위스키를 맛볼 수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자료=스페이스워크

AI 건축분석 서비스 '랜드북'을 운영하는 스페이스워크의 조성현 대표는 "인테리어를 맡긴 고객이 어떤 비주얼과 콘셉트를 원하는지 구체적으로 모를 때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다양한 시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생성형 AI로 작업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건설비를 포함한 사업성,디자인 분석까지 확보해 클라이언트 미팅에 돌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랜드북은 AI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이 토지를 클릭하면 건축가가 디자인한 것 같은 설계안을 바로 보여주는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고객이 공간 이미지를 업로드하면 프롭테크 기업은 원하는 스타일을 자유롭게 프롬프트에 입력한다. 그러면 생성형 AI가 새로운 스타일의 이미지를 출력한다. 왼쪽 이미지와 함께 "식물이 많은 내추럴한 분위기로 바꿔달라"는 명령을 하자 15초 후 생성형 AI가 오른쪽 그림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제공했다. /자료=아키스케치

3차원(3D) 인테리어 가구배치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개발한 '아키스케치'도 생성형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아키스케치는 오늘의집, 퍼시스 등에 AI 인테리어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주성 아키스케치 대표는 "과거엔 참고 이미지를 찾고 3D가구를 배치해 렌더샷(3D도면을 사진처럼 촬영한 콘텐츠)을 찍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생성형 AI에 공간 이미지와 프롬프트(명령)를 입력하면 순식간에 결과물이 나와 작업 시간이 99%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는 가구를 살 때 쿠팡 최저가 검색으로 찾는 게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인테리어 사진을 넣고 유사 콘텐츠를 추천받는 방식으로 바뀔 것"이라며 "아키스케치는 생성형 AI 모델을 기반으로 고객이 마음에 들 때까지 이미지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방대한 데이터, AI로 자동 분석 

아파트 중개 플랫폼 '부톡'은 생성형 AI 챗봇 '부토기'를 출시했다. 부동산 정보 데이터를 학습한 부토기는 고객이 질문하면 유사 데이터를 참고해 답변을 생성한다. 예컨대 "내 직장과 남편 직장에 가깝고 주변에 대형마트, 지하철역, 산책길이 있는 30평(99㎡)대 대단지 전세 찾아줘"라고 질문하면 조건에 맞는 매물을 찾아 추천해 준다.

이훈구 부톡 대표는 "산재된 부동산 법령과 일반상식 문서를 통합해 부동산 정보를 찾는 시간을 60분의 1로 단축했다"며 "고객이 원하는 조건을 입력하거나 말하면 조건에 맞는 매물을 추천하고 중개사까지 연결해주는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부톡의 생성형 AI 챗봇 '부토기'는 15만명의 사용자 주거 선호도를 학습해 고객 조건에 따른 최적 아파트 매물을 추천한다. 부톡은 기존 대비 매물 검색 시간이 크게 단축됐다고 강조했다. /자료=부톡

토지·건물 중개 플랫폼 '밸류맵'은 '부동산 담보채권 평가 자동화(ABR)'에 주목했다. 아파트와 달리 개별성이 높고 거래량이 부족한 토지·건물의 가치를 평가할 때 AI를 활용하는 것이다.

밸류맵은 AI가 부동산 데이터를 학습하고 가치를 창출해내는 가치자동산정시스템(AVM) 기술로 토지를 분석·평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 ABR은 채무자가 소유한 부동산을 자동 분석해 채권의 회수가능성과 채권회수가능액을 사전에 제공하는 서비스다.

김범석 밸류맵 대표는 "채무자 부동산 정보를 입력하면 가치분석, 관리분석, 배당분석의 단계를 거쳐 채권회수가능액 결과를 제공한다"며 "보유 채권의 평가가치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채권 관리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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