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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가을분양]下 '내 집 마련' 여전히 높은 벽

  • 2018.09.28(금) 11:32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 청약시장 재편될 듯
경쟁 치열…자금마련 방안도 강구해야

#개포동에서 15년째 전세살이를 하고 있는 대기업 금융계열사 임원 A씨. 주변에서 '왜 집을 사지 않느냐'는 말을 심심찮게 들어온 그가 드디어 맘을 먹었다. 오랜 시간 대기업 임원이었던 만큼 버는 돈과 모아놓은 자금도 꽤 된다. 부모님을 모시고 살며 자녀도 3명이다. 이정도면 웬만한 분양 단지 당첨은 문제없다. 게다가 10월부터는 강남 재건축 단지 분양이 이뤄진다. 그가 오랜 시간 묵혀뒀던 한 방을 노릴 채비를 마쳤다.

10월 이후 분양시장 역시 돈과 청약 가점이 당첨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정부가 다주택자를 겨냥해 규제 장벽을 높이면서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청약 당첨까지는 여전히 바늘구멍이다.

여기에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자금 마련도 쉽지 않다. 결국 청약 가점이 높으면서도 자금 여력이 있는 경우에만 집 주인이란 목표에 골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 투기수요 없앴지만…경쟁 치열 예상

정부는 9.13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들의 부동산시장 추가 진입을 막았다.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늘렸고, 집을 사기 위한 대출을 원천 차단했다. 대출없이도 주택을 추가로 살 수 있는 자산가들을 제외하면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 또 다른 집을 사는 경우는 없애겠다는 것이다.

대신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는 늘리기로 했다. 분양권과 입주권 소유자도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간주하고, 추첨제로 청약 당첨자를 선정할 경우 무주택자를 우선으로 추첨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분양시장은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하지만 경쟁률은 상반기 못지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청약 접수가 가능한 1순위 통장이 1300만명에 달하고, 수도권 집값이 크게 오른 상황이라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될 예정인 분양시장 매력도는 여전히 높다.

특히 남아있는 분양단지들을 살펴보면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는 물론 수도권에서도 강남 접근성이 좋고 최근 주택 공급량이 적었던 곳이라는 점도 청약 경쟁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최근 발표된 수도권 주택 공급 대상지역에 관심 있거나 3기 신도시 조성 계획 등의 영향으로 일부는 내 집 마련 시기를 잠시 미루는 대기수요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며 "그럼에도 4분기 분양 예정단지는 입지가 좋은 곳들이 많아서 규제와 공급 대책에 상관없이 청약접수는 상반기 못지않게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 챙겨야 할 변수는

청약 당첨을 향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가령 신혼부부나 다자녀 가구 등은 특별공급을 통한 청약 당첨을 노리는 것이 유리하다.

신혼부부의 경우에는 신혼희망타운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연말 위례신도시와 평택 고덕에서 분양을 시작하고, 정부가 당초 계획보다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유념해야 할 부분은 주요 분양단지가 위치한 지역 대다수가 규제지역으로 묶여 있다는 점이다. 서울은 동대문‧동작‧종로‧중구가 새로 투기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이 제한되는 등 규제 강도가 세졌다. 광명시와 하남시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대출 규제 장벽이 높아졌다.

 

 

김규정 연구위원은 "분양을 통한 내 집 마련을 가능케 하는 요소로는 청약 당첨뿐 아니라 자금 여력도 관건이 될 것"이라며 "대출 장벽이 높아 중도금 등 자금 마련이 어려운 당첨자들은 실제 계약이 어려울 수도 있어 결과적으로 실수요중 구매력 있는 경우에만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을 앞두고 있는 단지 가운데 위례신도시 분양 단지는 하남시(투기과열지구)에 위치했다는 점도 변수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전용 85㎡ 이상 주택은 공급 물량의 절반을 추첨으로 당첨자를 선정한다. 북위례 힐스테이트와 위례 포레자이 등이 전용 85㎡ 이상 중대형 주택으로 구성된 까닭이다.

정부가 추첨제 대상 주택에 대해서도 무주택자를 우선으로 당첨자를 선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위해서는 주택법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11월 이후 개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10월중 분양할 예정인 두 단지에는 투기수요까지 청약에 뛰어들 가능성이 존재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용 85㎡ 이상인 주택은 향후 무주택자 중심으로 공급 대상이 바뀔 예정이고, 분양가도 저렴할 것으로 보여 막차 타려는 유주택자가 몰릴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분양가 상한제 지역이어서 전매제한과 거주기간 강화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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