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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해진 가을분양]下 바늘구멍, 좁아질까 넓어질까

  • 2018.10.26(금) 15:22

갈아타기 1주택자, 당첨 가능성 사라져
무주택자 기회 늘었지만…'그림의 떡' 우려

서울 여의도‧용산 집값 후폭풍이 가을 분양시장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급등한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9.13 대책 후속 조치인 '무주택 실수요자 우선 공급 등을 위한 주택공급제도 개선안'이 가을 분양시장 최대 변수로 떠오른 까닭이다.

 

개선안이 입법예고 되면서 주요 분양단지들의 일정은 11월 이후로 밀렸다. 개선안이 적용될 경우 1주택자들은 분양을 통한 갈아타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반면 무주택자들은 이전보다 당첨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 '갈아탈 길' 막힌 1주택자

 

국토교통부는 지난 12일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이 개정안에는 분양주택 추첨제 공급시 무주택자를 우선 공급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현재 수도권 공공택지는 전용 85㎡ 이상인 주택의 경우 가점제 50% 이하에서 지자체가 결정한다. 투기과열지구는 공급물량의 절반을 추첨으로 수분양자를 선택한다.

 

가점제는 무주택 기간이 청약 가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유주택자는 당첨 가능성이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반면 추첨제는 유주택자도 1순위 청약이 가능하고, 추첨 과정에서 무주택자와 동등한 기회를 제공받았다.

법률 개정이 이뤄지면 추첨제에서도 무주택자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국토부는 추첨제 대상 주택의 75% 이상을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고, 잔여 주택을 무주택자와 1주택자(기존 주택 처분 조건)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그래도 남는 물량이 있다면 유주택자에게 돌아간다.

가령 이달 분양 예정이던 북위례 힐스테이트(총 1078가구) 사례를 보면, 단지가 위치한 하남시가 투기과열지구이고 전용 85㎡ 이상인 중대형 주택으로 구성돼있어 공급 물량의 절반인 539가구를 추첨제로 당첨자를 선정한다.

 

 

법 개정 전이라면 539가구를 두고 유주택자와 무주택자가 동등한 조건에서 추첨 결과를 기다린다. 반면 법 개정 이후에는 539가구 중 약 404가구 이상을 무주택 청약자 대상으로 추첨해 당첨자를 선정한다. 남은 135가구는 무주택자와 1주택 수요자를 대상으로 추첨한다.

북위례 힐스테이트는 공공택지에 들어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고, 올 상반기 하남시 분양열기가 뜨거웠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잔여 주택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10월 분양 예정이었지만 법 개정 이후로 일정이 미뤄지면서 사실 상 공급되는 모든 물량이 무주택자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국토부는 새 집으로 갈아타려는 1주택자들도 실수요자로 보고 이들의 내 집 마련 기회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1주택자들의 갈아타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청약제도 개편과 대출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청약시장에서 유주택자의 당첨 가능성은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구매력에 따라 수혜계층 나뉠 것' 우려

 

반대로 무주택자들에게는 내 집 마련 기회가 이전보다 확대됐다. 가점제에서 당첨되지 못했다 해도 추첨제를 통해 한 번 더 당첨을 노릴 수 있어서다.

 

하지만 무주택 서민들이 이번 청약 제도 개편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요원하다는 시선도 많다.

 

서울 및 수도권 중대형 주택 분양가를 서민들이 부담하기에는 버거운 수준인 까닭이다. 북위례 힐스테이트의 경우, 주변 시세보다는 저렴한 분양가(3.3㎡ 당 1900만~2000만원 선)가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물량이 가장 많은 전용 102㎡(719가구)로 보면 당첨자들이 부담해야 할 가격은 8억~9억원 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단지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서울과 수도권 다른 지역에서 분양가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런 이유로 무주택자 중에서도 자금력에 따라 수혜 계층이 나눠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중대형 주택에 대해서 무주택자들이 당첨 기회를 더 가져가게 됐지만 구매력이 떨어지는 실수요자들 입장에서는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며 "자금 여력이 있는 중장년층 혹은 젊은 세대는 부모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아니면 제도 개편에 따른 혜택을 경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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