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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활황' 청약시장, 기세 이어질까?

  • 2018.11.06(화) 17:01

실수요 재편에 3기 신도시 공급 등 과열 진정 가능성
당첨보다 '자금계획' 더 중요, 계약포기·입주 지연도

"최근 다산신도시 중개업소에서 내년 입주를 앞둔 단지의 저층 분양권이 (프리미엄이 없는) '무피'로 나왔다고 관심있느냐는 연락을 받았는데요. 최근 몇년간 다산신도시 청약에 여러번 넣었지만 족족 떨어졌는데요. 요새 분위기에선 앞으로 청약이든 분양권이든 기회가 또 올 것 같더라고요."

최근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의 얘기다. 실제 이 단지의 경우 분양 당시 1순위에서 높은 경쟁률로 완판됐고 최고 1억원까지 프리미엄이 붙기도 했다. 앞으로 기존 주택시장이 조정국면에 접어들면서 실수요자들에게 조금 더 기회가 생기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다.

최근들어 서울과 수도권의 기존 주택시장이 조정국면에 접어든 반면 여전히 서울과 수도권 청약시장은 나홀로 활황세다. 수도권 지역 중에서도 경기도 의정부 김포 부천, 인천 등은 비규제지역으로 이달말 청약규제 강화 등을 앞두고 규제 반사이익까지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 청약시장도 점차 과열양상이 잦아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장 내달부터 1주택자의 청약 당첨이 어려워진다. 전문가들은 청약시장이 실수요자 시장으로 재편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다만 각종 대출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수요층이 줄어들고 계약포기나 향후 입주를 미루는 등으로 입주리스크가 커질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반면 여전히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낮은 상황이어서 안전자산으로서 청약 선호 현상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 나홀로 호황, 앞으로도 쭉~


9.13 공급대책 이후 한달여만인 10월 넷째주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에서 아파트값이 하락전환한한데 이어 10월 다섯째주에도 용산 동작까지 하락세는 확산됐다. 전문가들은 이번주엔 서울의 상당수 지역에서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도 9월 1만2334건까지 치솟았으나 10월들어 1만 276건으로 감소했다. 계약일로부터 60일 이내 신고를 하도록 한 점을 고려하면 11월 이후엔 거래 감소폭도 더욱 커질 수 있다.

기존 주택시장이 조정국면에 접어든 반면 청약시장은 여전히 기세를 꺾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들어선 상대적으로 관심에서 밀려났던 인천과 경기도 의정부 등 수도권 비규제지역까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견본주택 오픈부터 관심을 끌었던 인천의 루원시티 SK리더스뷰, 검단신도시 첫 분양아파트인 호반베르디움 등이 모두 높은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경기도 의정부 용현동 용현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하는 탑석센트럴자이 견본주택에도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모두 5만3000여명이 다녀갔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집값이 분양가격과 차이가 없을 때는 청약시장도 가라앉을 수 있지만 지금은 집값과 분양가격 차이가 여전히 크기 때문에 당분간 (기존 주택시장과) 청약시장이 따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 하락기엔 분양시장을 안전자산으로 여기는 까닭이다.

 

◇ 청약시장 내에서도 양극화 뚜렷

다만 청약시장의 과열양상은 점차 잦아들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서초우성1차를 재건축한 래미안 리더스원 견본주택은 공식적으로 방문객 수를 집계하지 않았지만 5일간 하루에 2000~3000명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0억원을 훌쩍 넘는 분양가에 중도금대출, 전세자금대출 등 각종 대출규제에 가로막혀 사실상 현금부자들만 청약할 수 있는 단지다. 올해초 과열양상을 보였던 디에이치자이 개포 청약 당시와 눈에 띄게 대조되는 모습니다.

 

▲ 래미안 리더스원 견본주택 개관 첫날 모습


내달 이후 강화된 청약규제와 각종 대출규제 등으로 1주택자는 사실상 청약당첨이 어려워지고 실수요자 역시 상당 수준의 현금을 확보하지 않은 경우 청약 문턱을 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관심도나 선호도에 비해서 청약성적은 떨어질 수 있다"면서 "애매한 지역의 단지는 계약포기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수석연구위원도 "자금계획이 청약당첨보다 중요해졌다"면서 "자금마련이 되지 않으면 계약 포기하는 사례도 나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 공급정책 따라 분양 및 입주단지 영향도


업계에선 앞선 다산신도시 사례 역시 두가지 경우로 해석하고 있다. 저가매물로 고객을 유인한 후 다른 매물을 소개하거나 실제로 저층이나 비선호 동에서 무피 매물이 나온 경우다.

현재 네이버 매물 정보를 통해 확인한 결과 대부분 1억원 안팎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인근 중개업소 한 관계자도 "저층이라고 해도 무피는 없다"면서 "선호하지 않는 동의 저층이라도 애초 분양가가 낮기는 해도 프리미엄 1억원 정도는 다 붙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매물정보를 등록하지 않고 알음알음 소개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내년 입주를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잔금대출 전환이 어려워지면서 매물로 내놨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설령 무피까지는 아니어도 중개업소에서 적극적으로 호객행위를 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시장이 안좋아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경기도의 경우 올해 입주물량이 많았고, 내년 이후에도 3기 신도시 등의 공급이 결국 경기도권에 몰려 있는 점을 고려하면 선호도나 입지에 따라 이같은 현상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내년 이후 입주를 앞두고 있는 아파트에서는 잔금 문제가 생길 가능성 또한 높다. 이 경우 입주지연 등이 속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도권 이외 지방에서는 입주포기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실제 중견건설사 한 관계자는 "내년 이후 전매제한에 묶여 있는 상황에서 잔금을 해결하지 못하면 입주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나올 수 있다"면서 "내부적으로는 이런 물량에 대한 대비책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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