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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정말 싼집이 계속 나온다고요?

  • 2019.11.14(목) 09:41

국토부 "집값 떨어질 것…안정적 상황 유지중"자화자찬
비강남도 최근 몇달새 2억원↑공급 우려에 청약 '북새통'

"저렴한 주택이 (청약시장에)계속 공급된다는 시그널이 나오면 지금 비싼 집을 사지 않고 대기한다든지, 실제로 싼 집이 계속 나온다고 하면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까요"(김흥진 국토부 주택정책관)

"2년 전 문재인정부가 들어서면서 집값을 잡아주겠지하는 기대로 집을 사지 않았어요. 전세 만기가 돌아왔는데 더는 기다릴 수 없어 집을 사려고 합니다. 이미 2년 전보다 2억원이 더 올랐더라고요.(서울 거주 직장인 A)

김흥진 국토부 주택정책관이 최근 국토부 출입기자단과의 오찬에서 분양가상한제 효과에 대한 기대를 이같이 언급했는데요.

여전히 시장의 인식과는 차이가 커 보입니다. 최근 만난 업계 관계자 A 씨는 서울 집값이 계속 오를 것으로 판단하고 집을 알아보고 있다는데요. 청약가점이 낮아 청약시장엔 들어갈 수 없고요. 이미 훌쩍 뛰어 오른 집값에 은행 대출도 만만치 않다고 푸념합니다.

실제로 최근들어 주변에서 집을 산 혹은 사려는 실수요자(무주택자)들이 꽤 됩니다. 이들은 30대 중반부터 40~50대까지 광범위한데요. 청약시장을 두드릴 수 있는 고가점자가 아닌 이상 더는 집값 조정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고 주택구매에 나선 겁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반면 정부 스스로의 주택정책에 대한 평가는 후합니다. 국토부는 지난 주말 이례적으로 '국토부 2년반 중간평가와 새로운 출발'이라는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이를 통해 "전국 주택가격은 예년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중이며 과열 양상을 보였던 서울 주택가격은 지난해 11월 2주부터 2013년 이후 최장기간인 32주 연속 하락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김흥진 주택정책관도 "저금리 등 시장 여건이 어려웠는데 8.2대책, 9.13대책, 30만호 공급대책을 통해 시장의 변동폭을 줄이는 성과는 있었다"고 말했고요.

하지만 지난해 집값이 큰폭으로 상승한데 이어 올해도 최근 몇달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2017년 5월15일(문재인 정부 출범 5.10)이후 올해 11월4일까지의 매매값 변동률은 서울이 9.99%에 달합니다. 송파가 16.65%(4위)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고, 과천 18.91%, 분당 18.38%, 구리 16.76% 순으로 서울 인근 수도권 지역이 상위 3위권에 올라 있는 점도 눈에 띕니다. 무려 20%에 육박하는 상승률이기도 하고요.

개별 단지 실거래가를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보면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2단지 전용 84.6㎡의 경우 올해 10월 14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요. 지난 5월 최저 12억 8000만원에 거래됐으니 불과 몇달새 2억원 가까이 올랐고요. 같은 면적이 2017년 6월에 최저 8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요. 2년여 사이 무려 5억9000만원, 70%가까이 폭등한 겁니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2단지(전용 84.6㎡): 17년 6월 8억8000만원, 19년 5월 12억8000만원, 19년 10월 14억7000만원 (2년4개월간 5억9000만원, 70% 상승)

*신길래미안에스티움(전용 84.92㎡): 18년 4월 9억4000만원, 19년 5월 10억1000만원, 19년 10월 12억2700만원(1년 7개월간 2억8700만원, 30.5% 상승)

영등포구 신길뉴타운의 대장주인 '신길래미안에스티움'(전용 84.92㎡)은 10월 12억2700만원에 거래됐는데요. 이 역시 지난 5월엔 10억1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2억1700만원이 뛴 겁니다. 17년 4월 입주 이후 거래가 없다가 18년 3월 9억4000만원에 거래됐는데요. 2년도 안된 1년 7개월만에 2억8700만원, 30.5% 상승했습니다.

강남 지역은 3.3㎡당 1억원을 찍은 마당에 따로 거론할 필요도 없습니다.

최근 몇달사이에 집값은 2억원 넘게 훌쩍 뛰어버렸는데요. 한 부동산 전문가는 "사실 지난해 하반기에 올해 전망을 강보합으로 언급하긴 했지만 실제 올해까지 이정도로 뛸 줄은 몰랐다"고 털어놓을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이기에 9.13대책 등으로 상승폭을 줄였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그래서 잘 관리되고 있다고 봐야 하는 것인지 여전히 의문으로 남습니다.

르엘대치 견본주택 모습/채신화 기자

앞으로의 집값 안정화에 대한 기대도 마찬가지인데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해 싼 집이 계속 나올 것이란 기대가 크다면 최근 분양하는 단지마다 견본주택에 인파가 몰리고 청약경쟁률이 세자릿수대로 치솟는 현상도 설명되지 않습니다.

이들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은 단지인데요. '대치르엘'의 경우 평균 청약경쟁률은 무려 212대 1로 올해 최고 경쟁률을 찍었습니다. 정부 말마따나 더 싼 아파트가 나오는데 굳이 지금 청약을 해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아도 이미 수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과 함께 결정적으로 원하는 수요만큼 공급량이 충분히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견본주택에 방문한 이들은 하나같이 강남권 등에 물량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나오는대로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고요.

실제로 정부는 서울에서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단지 54개(6만5000가구)의 경우 분양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철거·이주에 들어간 단지를 제외하고는 한동안 분양이 쉽지 않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시점을 늘려보면 공급은 더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초기 단계 재건축 단지들은 아예 사업을 진행하지 못할 테니까요. 집값 조정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고 이제라도 집을 사려고 나서는 이들이 많은 이유를 정부도 다시한번 곱씹어 봐야 합니다.

장밋빛 전망이나 정부에 유리한 해석과 분석이 아니라 냉철하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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