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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에 분양 못하는 이유

  • 2019.10.30(수) 17:01

재초환 '벼락치기'인가 후폭풍…설계변경 난항 등
서울 61개 단지 수혜 예상했지만 실제 두어곳 불과

국토교통부가 '당근책'으로 제시한 분양가상한제 6개월 유예가 정작 상당 수의 정비사업 단지들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단지라면 6개월 내 분양을 서두를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각종 인허가 절차 등이 남아 있어 데드라인(내년 4월 말)을 맞추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지난 2018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이하 재초환) 부활을 앞두고 관리처분을 서두른 단지들은 설계변경인가 등을 다시 받아야 해서 시간이 더 필요한 실정이다. 재초환을 피하려 무리하게 속도를 내다가 2년 만에 또다른 후폭풍을 맞은 셈이다.

리얼투데이 조사에 따르면 서울에서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이주 준비, 이주, 철거, 준공 등에 나선 단지는 총 47곳이다.

사업 단계별로 ▲이주 단계에 접어든 단지는 방배6구역, 신반포13차 등 21곳 ▲철거 중인 단지는 개포주공4단지,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둔촌주공 등 18곳 ▲착공에 들어간 단지는 대치동 구마을 1‧2지구, 강남아파트 등 3곳이다.

하지만 이들 중 내년 4월 말 이전에 입주자 모집공고를 할 수 있는 단지는 개포주공4단지, 방배6구역 등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가 상한제 적용 유예를 발표하면서 총 61개 단지가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사업 진행 속도가 빠르다고 보는 '이주‧철거' 단계여도 설계변경 등으로 각종 인허가를 다시 받을 수 있고 구조심의, 굴토심의 등의 절차도 남아 있어서다.

특히 재초환을 피하기 위해 급히 관리처분인가를 받았던 단지들의 사업추진 속도가 더디다.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단지 중 일부가 지난 2017년말 재초환을 피하기 위해 관리처분인가를 서둘러 받았는데, 이때 생략했던 '설계 변경'을 이제 와서 받으려니 시간이 더 소요되고 있다.

재초환은 재건축을 통해 얻는 이익이 조합원 1인당 3000만원을 넘을 경우 그 이상에 대해서는 정부가 개발이익의 최고 50%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제도다. 2006년 시행됐다가 주택시장 침체 등의 이유로 2012년부터 유예되다가 2018년부터 다시 부활했다.

통상 사업시행계획 승인 이후 관리처분계획안을 마련하려면 6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진주아파트, 미성크로바,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신반포4차, 신반포14차,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신반포13차 등은 사업시행인가에서 관리처분총회까지 2~5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 결과 이들 단지는 많게는 수억원에 이르는 부담금을 피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 때만 해도 생각지도 못한 분양가상한제란 규제를 맞게 된 셈이다. 더욱이 6개월 유예기간이 부여됐지만 그 안에 분양까지 남은 절차를 마무리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2017년엔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이 소나기(재초환)는 피하고 보자는 심정으로 관리처분인가를 서둘렀다"며 "급해서 기본 규정만 지킨 설계안으로 인가를 받다 보니 시공사가 제안한 특화설계나 사업 과정에서 추가해야 할 설계 등 설계 변경이 필요한 사항은 뒤로 미뤘다"고 말했다.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도면 그대로 관리처분인가까지 받았다는 뜻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사업시행인가 도면은 수준이 낮은 편이라 트렌드에 맞게 업그레이드를 하려면 설계변경을 해줘야 한다"며 "결국 이주, 설계 단계에서 설계변경하면서 인허가를 다시 받아야 하는데 그 과정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설계변경 인가가 까다로워진 영향도 있다. 서울시는 지난 5월 공공관리 시공사 선정 기준을 개정해 '경미한 설계변경'만 허용키로 했다. 층수, 가구 수, 동수 등을 만지면 중대한 변경이 되기 때문에 시간이 더 소요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현재 이주,철거 중인 강남권 재건축 단지 조합의 일부는 재설계 또는 설계변경 작업 중이라고 전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통상 관리처분인가 이후엔 청산자 발생으로 인한 일반분양분 증가 등의 이유로 설계변경이 불가피하거나 경미한 변경으로 인한 설계변경이 대부분"이라며 "그러나 2017년엔 재초환을 피하기 위해 특화설계 등을 반영하지 않거나 조합 내 졸속 결의를 한 영향으로 간과한 부분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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