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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잇슈]3기 신도시, 기본주택으로 공급한다면?

  • 2021.03.03(수) 17:57

경기도 내 3기 신도시, 기본주택(임대주택) 공급비율 확대하나
이재명 "특별사유 없으면 기본주택 공급"…분양수요 다 어쩌고

"경기도 내 3기 신도시 주택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이상 로또분양이 아닌 기본주택으로 공급돼야 한다"(이재명 경기도지사 SNS 게시글 )

최근 '이재명표 기본주택' 공급 확대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기존 공공주택 최저 비율을 50%에서 60%로 올리는 관련법 개정안이 발의된데 이어 이재명 지사는 사실상 기본주택(장기임대형 공공주택) 100% 공급의 필요성을 내비치고 있거든요. 

이렇게 되면 경기도 내 3기 신도시에 조성되는 주택의 대부분이 임대로 공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요. 시장에선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분위기입니다. 임대주택이 늘어나면 분양시장으로 수요가 쏠리면서 집값이 과열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투기 방지 등으로 주택시장 안정을 이룰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데요. 과연 3기 신도시가 임대주택으로 채워진다면 어떨까요. 

◇ 기본주택 비율 50%·85%·60%·100%?

3기 신도시 주택공급 물량은 경기도에 93%가 몰려 있습니다. ▲광명 시흥(7만 가구) ▲남양주 왕숙(6만6000가구) ▲고양 창릉(3만8000가구)  ▲하남 교산(3만2000가구) ▲부천 대장(2만 가구) 등으로 총 22만6000가구가 공급을 앞두고 있는데요. 현행법에 따라 이 중 50%인 11만3000가구 이상이 공공주택으로 공급됩니다. 

공공주택특별법 제2조2항에 따르면 공공주택지구에서 공공주택은 전체 가구의 50% 이상 공급하도록 돼 있는데요. 공공임대주택은 전체 가구의 35% 이상, 공공분양주택은 25% 이하로 짓도록 했고요. 이를 제외한 나머지는 민간분양주택으로 공급합니다. 

이를 적용하면 경기도 내 5개 3기 신도시 공급물량 중에서 공공임대(35%)는 7만9100가구 이상, 공공분양(25%)은 5만6500가구 이하가 될테고요. 민간분양분은 최고(50% 이하) 11만3000가구 아래로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이번 3기 신도시 지구는 모두 서울 경계를 중심으로 2km 이내에 위치해 수요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데요. 특히 광명 시흥의 경우 서울과 1km 이내의 근거리라 '내집마련' 기대감이 높은 지구입니다. ☞관련기사 '광명시흥' 지정, 속도내는 2.4대책…집값 잡을까

하지만 경기도 내 기본주택 등 공공임대 비율 상향이 추진 중이라 예상보다 민간주택 공급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기본주택은 소득, 자산, 나이 등에 관계없이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입주할 수 있는 30년 이상 장기임대형 공공주택인데요. 역세권 핵심지역에 품질 높은 임대주택을 공급해 무주택자의 주거안정을 추구하고 공공임대주택의 고정관념을 깬다는 취지로 나왔습니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지난해 정책 제안에서 3기 신도시 전체 주택의 85%를 공공임대주택과 기본주택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요. 지난달 25일에는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본주택의 개념을 담은 공공주택특별법개정안을 발의하고 공공주택지구 내 공공주택 비율을 현행 50%에서 60%로 상향하는 내용을 포함했습니다.

여기에 이재명 지사가 정점을 찍었습니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달 28일 개인 SNS를 통해 경기도 내 3기 신도시는 가급적 기본주택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그의 주장대로라면 3기 신도시 22만6000가구가 민간분양 없이 기본주택을 중심으로 한 임대로 공급됩니다.

◇ 분양주택을 원한다니까!

이런 움직임에 수요자들은 불안해하는 모습입니다.

정부가 수도권 공급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주택 부족에 대한 불안감이 다소 진정되는듯 했는데요. 임대주택 공급비율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자 결국 기다려봤자 '내 집'이 아니라 '남의 집'에 살게 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거든요.

전문가들도 부작용부터 우려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집값 상승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것인데요.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당장은 전월세 임차인들이 기본주택 등 공공임대주택에 살 수 있지만 궁극적으론 소유권을 원하기 때문에 결국 분양수요로 넘어갈 것"이라며 "임대주택을 확대할수록 분양주택 가격이 점점 올라서 오히려 양극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임대주택 공급이 늘어나면 기축주택이나 신규아파트 수요가 많아져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도 "임대주택 비율이 높아질수록 내집마련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에 다시 불안심리가 생기면서 무리한 영끌 투자가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고요.

이 밖에 3기 신도시의 자족기능 약화 등도 우려했습니다. 서진형 교수는 "3기 신도시에 임대주택 비율을 높이면 주거취약계층이 도시외곽으로 내몰림당하는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고, 나아가 해당 도시에 주거취약계층만 몰리면 자족도시의 기능을 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장기적으론' 주거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기본주택은 어려운 사람들만 살 것이란 기존 영구임대주택의 이미지에서 벗어난데다 역세권 입지에 들어서는 만큼 수요가 꽤 많을 것"이라며 "어느 정도 주택수요 분산 효과가 생기면서 장기적으론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는데요.

김인만 소장도 "기본주택이 활성화되면 소유에서 거주로 컨센서스가 바뀌는 굉장한 긍정의 효과가 있다"며 "그렇게 되기까지는 충분한 시간과 주택물량, 정책의 신뢰도 등을 먼저 갖춰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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