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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제, 핀셋규제 가능?…집값 반등에 무용지물

  • 2023.07.24(월) 07:00

허가 대상자 및 대상 토지 특정 가능…시행령 개정안 발표
서울시 "시장 흐름 보고 검토"…"주거용 풀기엔 부담될 것"

국토교통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대상자나 대상 토지를 특정해 고시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을 내놨다. 지난 4월 관련 법 개정에 따른 후속 조처다. 그간 해당 지역을 일괄적으로 규제했던 토지거래허가제도가 핀셋 규제로 바뀌는 것이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당장 현행 규제 강도를 대대적으로 완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최근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주택 시장의 반등 흐름이 나타나면서 규제를 풀어주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시도 시장의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허가 대상자·대상 토지 특정 '핀셋 규제'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개정한 '부동산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하위 법령을 마련해 20일부터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10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토지거래허가제는 일정 면적 이상 토지를 거래할 때 사전에 관할지역 시장, 군수 또는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만 땅을 사고팔 수 있는 제도다. 서울 주택시장의 '대못'으로 꼽히는 규제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4월 압구정·여의도·목동 아파트지구와 성수 전략정비구역 4곳에 대한 지정을 1년 연장한 바 있다. 지난 6월에도 투기 수요가 우려된다며 삼성·청담·대치·잠실동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1년 연장했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권자가 허가 대상자, 허가 대상 용도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외국인이나 기획부동산의 투기 거래 우려가 있으면 이들만 거래 허가 대상으로 규제하는 방식이다.

또 '주택이 포함된 토지'나 '임야'에 대한 투기 거래가 우려되면 토지 용도를 지정해 ‘핀셋 규제’를 할 수 있다.

토지거래허가제 관련 개정 주요내용. /그래픽=비즈워치.

서울시 "거래 현황 등 시장 흐름 보고 판단해야"

서울시는 이번 시행령을 검토해 오는 10월 이후 시행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강남구와 송파구 일부 지역에 대한 토지허가거래구역을 재지정하면서 관련 규제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지정 지역 내 상가나 업무시설을 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주거용 부동산이나 정비구역 내 상업용 부동산에 대해서는 기존의 기조를 유지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강남권 집값 반등 흐름에 경계심을 나타내면서 주거용 부동산이 규제에서 풀릴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기사: 오세훈이 말한 '집값 방파제'는 토지거래허가제?(7월 4일)

오 시장은 지난달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강남 집값을 잡는 것이 서울 전체 집값을 잡는 첩경(捷徑·지름길)이자 전국 집값이 불필요하게 오르는 것을 막는 방파제라는 판단"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법 개정으로 용도별 규제 검토가 가능해졌기 때문에 이제 거래량이나 거래 현황 등을 살펴보면서 판단할 예정"이라며 "당장 10월부터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당장 특정 용도만 풀어주는 등의 방침이 확정된 건 없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서울 내에서도 강남·송파·서초 등 강남권의 집값 반등세가 뚜렷한 만큼 서울시가 완화한 규제를 바로 적용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많다.

김성환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서울 집값이 강남권 중심으로 상승을 하다보니 당장 해제를 해주는 것은 정부나 서울시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더욱이 규제가 적용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거래가 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번 규제 완화로 시의 방침이 크게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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