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도권 곳곳에서 반등 기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서울 25개 자치구 중 무려 4곳이 상승했고요. 강남권뿐만 아니라 광진구, 중구 등까지도 하락세가 멈췄습니다.
경기·인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호재 지역들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요. 일부 단지에선 신고가를 쓰기도 하면서 시장에선 다시 '바닥론' 기대가 슬금슬금 나오는데요. 과연 주택 시장에 새로운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걸까요?
서울 7개 자치구 하락 끝…'신고가'까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둘째 주(11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5%로 전주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전국 집값은 지난해 11월 마지막주(27일, -0.01%)부터 16주째 떨어지고 있죠. 지난 2월 셋째주(19일, -0.05%)부터는 하락률이 더 커지거나 작아지지 않고 4주째 유지중입니다.
반면 서울은 점점 하락폭이 작아지고 있습니다. 이번주 서울 집값 변동률은 -0.01%로 전주(-0.02%)보다 하락률이 낮아졌죠. 부동산원 관계자는 "매도·매수인 간 희망가격 차이로 거래 관망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정주 여건에 따른 지역·단지별 상승·하락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은 지난해 12월 첫주(4일, -0.01%) 이후 15주째 하락세인데요. 지역별로 온도차가 있습니다. 특히 이번주는 전체 25개 자치구 가운데 4개 자치구가 상승 전환하며 분위기가 조금씩 반전되는 모습이죠.
구체적으로 △광진구(0.02%) △영등포구(0.01%) △동작구(0.03%) 등이 지난 주 보합에서 이번주 각각 상승했고요. 마포구는 지난 주 0.02% 하락에서 이번 주 0.01% 상승 전환했습니다. 중구와 용산구도 지난주 각각 -0.03%, -0.01%에서 이번주 보합 전환했고요.
지난달 19일(0.01%)부터 상승으로 돌아선 송파구는 이번주 0.03% 오르며 4주째 오름세입니다. 이렇게 총 7개 자치구가 하락에서 벗어났는데요. '집값 바로미터'인 강남권을 비롯해 강북권에서도 골고루 상승 전환이 나타났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수도권 집값은 이번주 -0.05%로 전주(-0.04%)보다 하락폭이 커졌는데요. 경기도 집값이 지난주 -0.06%에서 이번주 -0.07%로 더 내렸고요. 인천은 -0.03%에서 -0.01%로 하락폭이 줄었죠. 다만 개발 기대감이 있는 지역들은 온기가 돌고 있습니다.
특히 GTX 수혜 지역들이 꿈틀댑니다. 정부가 올해 1·25 교통대책을 발표한 이후 가격이 즉각 반영되는 모습이죠. GTX-A 대곡역과 창릉역이 지나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는 1월 넷째주(22일)만 해도 보합이었지만 일주일 만인 1월 마지막주(29일) 0.14%로 눈에 띄게 상승폭이 커졌는데요. 이후 7주째 상승세를 유지하며 이번주는 0.03%의 상승률을 나타냈습니다.
GTX-D와 5호선 연장 호재가 있는 인천 서구도 1월 마지막주(0.02%) 이후 3월 첫주(4일, 0.04%)까지 6주째 오름세를 기록했었는데요. 이번주는 -0.02%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GTX 호재 지역 일부 아파트들은 신고가를 갈아치우는 등 온도가 점점 달궈지고 있죠.
실제로 GTX-A의 시발점인 동탄역 주변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롯데캐슬'의 전용면적 102㎡는 지난달 22억(34층)에 거래됐는데요. 직전 거래(9월) 21억원(25층)에 비해 5개월 만에 1억원이 뛴 값이죠.
매수 심리 반짝? "시장 회복까진…"
주택 시장이 서서히 온기를 찾아가는 걸까요? 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매매가격을 기준으로 올 초만 해도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 집값이 떨어졌는데요. 최근 거래량도 늘고 매수 심리도 회복되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매수 심리를 보여주는 매매수급지수 지난달부터 상승세입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1일 기준 85.7로 전주(84.7)보다 1.0포인트 올랐는데요. 매매수급지수는 아파트 매매시장의 수요과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지표입니다.
기준선(100)보다 수치가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고, 기준선보다 높으면 그 반대죠. 여전히 기준선보다 낮지만 서울은 지난 2월 첫주(5일, 82.9) 이후 조금씩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거래량도 늘었습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456건으로 전월(1790건) 대비 37.2% 증가했고요. 직방 분석 결과 2월엔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1428건)의 43%가 '상승 거래'였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조회를 통해 동일한 아파트 단지의 동일 면적 주택이 반복 거래됐을 때 직전 거래와의 가격 차이를 비교 분석한 결과인데요. 이처럼 거래가 회복되면서 2월 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매매가격지수는 -0.14%로 전월(-0.17%) 대비 하락폭이 줄었습니다.
그러자 일각에선 다시 '바닥론' 기대감이 슬슬 나옵니다. 각종 부동산 지표들이 개선되는 것을 집값이 곧 바닥을 치고 올라갈 거란 신호로 받아들인 건데요.
하지만 '상승'을 예단하기엔 변수가 많아 보입니다. 서울 일부 단지에선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있는 반면 구로, 강북, 노원구 등에선 하락 거래가 이어지고요. 이번 주 지방 집값은 -0.06%로 전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매매수급지수는 88.0으로 2월26일(88.2)을 기점으로 다시 떨어지고 있거든요.
최근 거래량 증가도 일시적 요인이 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1월 말 특례보금자리론 중단 이후 신생아 특례대출이 이어지고, 지난달 26일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 전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도 있고요.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리드는 "전반적인 하락거래 비중 감소가 아닌 지역별 저가매물 소진 이후 숨고르기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여전히 저가 매물이 거래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4월 총선 이후 정부 정책 전환 가능성 등이 존재해 당분간 부동산 시장은 횡보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총 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