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무사 자격시험을 통해 배출된 세무사는 630명이었습니다. 세무사 자격시험은 1차 시험과 2차 시험으로 나눠 치르는데, 최종 시험인 2차 시험에 합격한 사람의 수가 630명이라는 이야기죠. 한국세무사회에 등록된 세무사가 올해 5월말 기준 1만2761명이니 지난해에만 회원 5%가 늘어난 셈입니다.
전문자격시험 수험생들 사이에선 세무사 자격시험이 공인회계사시험 못지 않게 어려운 시험으로 꼽히는데요. 합격률은 지난해 2차 시험을 치른 응시자 5305명을 기준으로 11.9% 정도 됩니다. 하지만 이건 2차 시험에 대한 합격률이고요. 첫번 째 관문인 1차 시험 응시자수(8937명) 대비로는 합격률이 7%밖에 되지 않죠.
특히 시험이 어렵다보니 같은 해에 1차 시험과 2차 시험을 내리 합격(동차합격)하는 사례보다는 2년(전년도 1차시험 합격자는 다음해 1차 시험 면제)에 걸쳐 최종 합격하는 사례가 더 많습니다.
1차 시험과 2차 시험을 각각 놓고 보면 1차 시험의 합격률은 30% 안팎이에요. 2013년 이후 5년간 평균 1차 시험 합격률은 28.7%였는데 올해 1차 시험 합격률은 33.6%였습니다. 10명 중 3명 정도만 올해 혹은 내년에 2차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됐죠.
세무사 시험은 영어과목(공인영어점수로 대체)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에서 과목당 100점 만점 기준으로 각 과목 점수가 모두 40점 이상이어야 하고 전 과목 평균도 60점을 넘어야만 통과할 수 있어요.
1차 시험에서는 재정학, 세법학개론, 회계학개론, 그리고 선택과목(상법, 민법, 행정소송법 중 택1) 등 4과목 중 한 과목이라도 40점 미만인 과목이 있으면 3개 과목 모두 100점을 맞더라도 떨어집니다.
과목 점수가 40점 미만인 과목 낙제를 과락이라고 부르는데요. 과락이 발생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특히 주요 과목인 회계학개론과 세법학개론의 과락률이 높았습니다. 지난 4월 21일에 치러진 올해 1차 시험에서 회계학개론 과목의 경우 시험을 본 8946명 중 절반이 넘는 4645명이 40점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과락률이 51.9%에 달했죠. 회계학개론은 1년 전인 2017년 1차 시험에서도 과락률이 49%였습니다.
세법학개론의 과락률 역시 전년도(43.3%)보다는 낮았지만 33%에 이르렀는데요. 민법(9.4%), 상법(13.1%), 재정학(14.5%), 행정소송법(15.3%) 등 다른 과목의 과락률과 비교하면 회계학개론과 세법학개론의 과락률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객관식인 1차 시험에 비해 서술형으로 치러지는 2차 시험은 그 난도가 더 높습니다. 세무사 시험 준비생들 사이에서 2차 시험에 통과하려면 운이 70%는 필요하다는 뜻에서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오갈 정도죠. 실제로 최근 5년간 2차 시험 평균 합격률은 13.3%로 10%대 중반에서 머물러 있고, 지난해 2차 시험은 합격률이 11.9%로 5년래 가장 낮았습니다.
2차 시험은 어려워지는 만큼 과락률도 1차 시험보다 더 높습니다. 2016년 2차 시험의 경우 회계학2부 과목의 과락률이 무려 75.5%에 달했죠.
2차 시험은 회계학 이외에도 과락률이 높은 편인데요. 2016년의 경우 회계학 1부(44.1%), 세법학1부(43.5%), 세법학2부(45.7%) 등 나머지 과목도 40% 넘는 과락률이 기록됐습니다.
2차 시험은 모든 과목이 어렵다는 얘기죠. 2017년 2차 시험을 보면 세법학2부 과락률이 당시 회계학2부 과락률(57.1%)보다 높은 62.1%로 치솟았습니다.
세무사 자격에 도전하는 사람들(1차시험 응시자)은 연 9000명 선입니다. 올해도 8971명이 1차 시험에 응시했죠. 하지만 최소 합격인원은 이 중 7% 수준인 630명으로 딱 정해져 있습니다. 동점자가 없다면 631등부터는 모두 탈락하는 겁니다. 올해 2차 시험은 오는 8월18일에 실시되는데요. 올해도 630명에 포함되기 위한 세무사 지망생들의 경쟁은 날씨만큼 뜨거울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