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
크라운제과가 지주회사를 설립한다. 올 초 자회사인 해태제과 기업공개(IPO)에 이어 지주사까지 추진하면서, 그룹 경영의 틀을 마련하게 됐다. 일각에선 경영권 승계가 착수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크라운제과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분할 계획서'를 승인했다. 크라운제과를 식품사업부문(크라운제과)과 투자사업부문(크라운해태홀딩스)으로 인적분할한다는 계획이다. 크라운해태홀딩스와 크라운제과의 분할비율은 0.66003 대 0.33997. 최종 승인은 내년 1월25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이뤄지며, 분할기일은 3월1일이다.
이로써 크라운제과는 창립 70주년을 맞는 내년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크라운제과는 1947년 영일당제과로 시작해 1976년 기업공개, 2005년 해태제과 인수 등으로 사세를 키웠다. 특히 2005년 기업공개를 전제로 인수한 해태제과가 우여곡절 끝에 올 초 상장에 성공하면서, 재무적 부담도 덜었다.
회사 측은 "지주사 전환으로 독립적인 경영체계를 구축하고,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 환경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과감한 투자와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번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경영권 승계가 부각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크라운제과의 주요 주주는 윤영달 회장(27.38%)과 두라푸드(20.06%)다. 윤 회장(71)은 고희가 넘어서도 경영일선에서 뛰고 있다.
크라운제과의 경영권 승계는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이다. 윤 회장의 장남 윤석빈 크라운제과 대표는 두라푸드를 통해 크라운제과를 간접 지배하고 있다. 윤석빈 대표가 보유한 두라푸드 지분은 59.6%. 윤 대표가 윤 회장의 크라운제과 지분을 승계받거나, 추가로 크라운제과 지분을 시장에서 사들여 최대주주에 올라야 승계가 마무리되는 것이다.
이 점에서 이번 인적분할이 경영권 승계의 지릿대로 활용될 수 있다. 오경석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크라운제과 주식을 지주사(크라운해태홀딩스)가 매입·교환을 통해 지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사업회사(크라운제과)보다 지주사(크라운해태홀딩스) 주식이 더 요긴하게 쓰이기 때문이다.
향후 크라운제과는 인적분할을 끝낸 뒤 주식교환(스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크라운제과와 크라운해태홀딩스의 주식 교환이다. 이 과정에서 윤 회장이 주식 교환을 포기하고, 두라푸드가 크라운해태홀딩스 최대주주로 올라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