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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프랜차이즈 피자의 변신 '통할까'

  • 2019.09.17(화) 14:21

1인가구 증가·가성비 선호 등 트렌드 변화 '타격'
실적 악화에 '뷔페·동네 맛집' 등 컨셉 변화 노력


사진=피자헛 제공

'최대 13000원 할인'

요즘 배달 애플리케이션의 할인 경쟁이 치열하죠. 거의 모든 배달 음식을 상시 할인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대대적인 이벤트를 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유난히 눈에 띄는 문구가 있으니, 바로 '피자 최대 13000원 할인' 이벤트입니다. 할인 금액 면에서 '압도적'입니다.

그런데 막상 클릭을 하고 보면 조금 놀라게 됩니다. 1만원 이상 할인을 받더라도 2만원이 훌쩍 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결국 엄청난 할인 금액에도 '선택'을 주저하게 되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일까요? 한때 치킨과 함께 '국민 야식'으로 통했던 피자업계가 좀처럼 침체에서 빠져나오질 못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피자헛이나 미스터피자, 도미노피자 등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시장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업체들의 실적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데요. 그러면서 전체 프랜차이즈 피자 시장 규모도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외식 시장의 대표 메뉴이자 야식의 대명사로 많은 인기를 끌었던 피자업계는 왜 침체의 길로 들어서게 된 걸까요.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건 바로 트렌드의 변화입니다. 최근 국내 식품·유통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1인 가구의 증가입니다. 여기에 더해 가성비를 선호하는 분위기도 강해지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1인 가구에 맞게 양이 적으면서도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음식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국내 대부분 식품·유통 업체들이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간편하면서도 저렴하게 또 맛과 건강까지 챙기려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시장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냉동피자 시장에 식품업체들이 속속 진출하기 시작한 것도 이런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최근 신세계푸드와 대상이 냉동피자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는데요. 이로써 오뚜기와 CJ제일제당이 이끌던 경쟁 구도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냉동피자는 한 판에 5000원 안팎입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가격 치고 맛도 괜찮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국내 냉동피자 시장은 지난 2016년 189억원 규모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950억원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최근 트렌드로 보면 프랜차이즈 피자는 다소 동떨어진 면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배달 피자하면 떠오르는 라지 사이즈의 경우 3~4인용으로 양이 많은 데다 가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죠.

지난 4월 미스터피자가 배달 애플리케이션 요기요와 함께 내놨던 1인 세트. (사진=미스터 피자 제공)

피자업체들은 억울해 합니다. 피자에 워낙 다양한 식재료가 들어가는 데다 품질 향상을 위해 좋은 재료를 쓰고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자사 제품들이 '프리미엄' 급이라는 사실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가격 역시 수년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인상 폭도 낮았다고 말합니다.

물론 트렌드가 급격하게 바뀌면서 피자업체들의 대응이 어려웠던 측면이 있습니다. 피자 프랜차이즈뿐만 아니라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햄버거 프랜차이즈 등이 줄줄이 부진에 빠져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외식산업 자체가 침체기로 접어든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피자업체들이 변화에 둔감했고 결국 트렌드에 역행했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트렌드 변화에 맞춰 변신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했는데 이런 노력 자체가 부족했다는 겁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위기감을 느낀 피자업체들이 최근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스터피자는 얼마 전부터 뷔페서비스를 시작해 호응을 얻자 점차 적용 매장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미스터피자에 따르면 현재 약 50개 매장에서 1만원 안팎의 뷔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해당 매장 매출은 전년에 비해 30%가량 늘고 있다고 합니다. '가성비'라는 트렌드에 맞추니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 셈입니다.

피자헛 역시 '동네 맛집' 콘셉트로 패스트 캐주얼 다이닝(FCD) 매장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이 매장 역시 주중 런치 세트를 6000원대에 파는 등 '가성비'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그렇다면 이런 노력을 통해 피자업계가 과거의 영광을 되살릴 수 있을까요?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지만 쉽지 만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요즘에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이 보편화하면서 배달 음식들이 워낙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피자업계 입장에서는 '경쟁자'가 너무 많아진 셈입니다.

그래도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한 피자업체 관계자는 "외식업체들이 대부분 어려우니 우선 버티는 수밖에 없다"면서 "최근 시도하고 있는 변화들이 나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새로운 도전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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