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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파업 전야' 이케아, 그들이 놓친 것은

  • 2020.12.15(화) 14:49

2월 설립 이케아 노조 "한국 노동자 차별…파업 진행"
이케아는 '원론적 답변'만…"합리적 방안 모색할 것"

이케아는 스웨덴 기업입니다. 한국에는 2014년 12월 첫 매장을 냈습니다. 경기도 광명점입니다. 지금은 고양점과 기흥점, 동부산점 등 4개 대형 매장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케아는 한국에서 불패 신화를 써왔습니다. 광명점을 오픈한 첫해부터 높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광명점에서만 1년에 3080억 원어치를 팔았습니다. 당시 국내 가구 업계 2위 현대리바트가 전국 여러 매장을 통해 1년 동안 기록한 매출이 7000억 원 정도였습니다. 이케아 매장 한 곳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장을 늘릴수록 매출액도 뛰었습니다. 2020 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에는 연간 매출액이 6634억 원으로 6년 만에 두 배가 됐습니다. 전년 대비 32.6% 증가했습니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비가 침체했지만 이케아는 끄떡없었습니다. 되레 '집 꾸미기' 수요가 늘면서 매출이 늘었습니다. 

2018년 9월에 오픈한 온라인몰에는 지난해 연간 4437만 명이 방문했습니다. 전년보다 13.6% 증가한 규모입니다. 온·오프 모든 채널에서 승승장구하는 모습입니다.

겉은 이처럼 화려(?)합니다. 하지만 속사정은 달랐던 모양입니다. 요즘 이케아코리아 내부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합니다. 지난 2월 설립한 이케아코리아 노동조합이 조만간 파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이케아 지회는 오는 20일을 전후로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파업 일자와 방식은 곧 확정할 계획입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와 교섭을 진행했지만 회사는 사태 해결의 의지가 없어 보였다"며 "전 조합원의 힘을 모아 파업을 성사시키겠다"고 말했습니다.

노조는 이케아가 국내 노동자를 차별 대우한다고 주장합니다. 노조에 따르면 이케아의 해외 법인 노동자 평균 시급은 1만 7000원입니다. 반면, 한국 직원들은 8590원을 받습니다. 해외 법인에서 주는 주말 수당과 특별 수당(저녁 수당)을 한국에서는 지급하지 않습니다. 이케아코리아의 임금 수준은 국내 유통 업계에서 가장 낮다고 합니다.

이케아 노조는 ▲ 의무휴업일 보장 ▲ 하루 최소 6시간 이상 근무 ▲ 임금체계 개편(기본급동결, 직무수당, 근속수당, 주말수당, 상여금신설) ▲ 무상급식 ▲ 출근 사이 14시간 휴식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케아코리아는 노조 주장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고 있습니다. 이케아코리아 관계자는 "모든 코워커(일반 직원)가 모두 공정하고 차별 없는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단체 협약을 원만하게 체결하고자 하는 분명한 의지가 있다"라면서 "공평한 보상과 복리후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사 모두에게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프레드릭 요한손(왼쪽) 이케아코리아 대표가 지난 8월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케아코리아 제공]

프레드릭 요한손 이케아코리아 대표는 지난 8월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노조 결성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프레드릭 대표는 "우리에게 고충을 얘기할 수 있는 노조 결성에 대해서 개방적인 생각"이라면서 "노조와 협의 끝에 합의를 도출하기 직전이고,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실은 달랐습니다. 노조는 회사가 지난 12일 열린 실무 교섭 회의에서 그간 잠정 합의했던 내용을 수정해 제시했다고 주장합니다. 최종 결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합의안을 뒤집었다는 설명입니다. 회사는 식대 500원 추가 지원안도 내놨다고 합니다. 노조 측은 "우리가 500원 때문에 이렇게 싸우고 있느냐"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회사와 노조가 복지 체계 등을 두고 합의하고 갈등하는 과정은 그리 특별한 일은 아닙니다. 효율적으로 경영하려는 회사와 좋은 대우를 받으려 하는 노조의 시각차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누구도 한쪽 손을 들어주기는 쉽지 않습니다. 더욱이 이케아 측은 임금정책과 복지체계 등에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판단하기가 더욱 더 어렵습니다.

참고할 만한 점은 있습니다. 이케아 노조 조합원 수는 800명입니다. 전체 직원이 1700명이라고 하니 노조 가입 비율이 높은 편입니다. 10개월 만에 이 정도 인력이 노조에 가입했다면 근무 여건과 복지 체계 개선에 대한 불만이 많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케아코리아 급여와 복지 수준이 좋았다면 이처럼 단기간에 많은 직원이 모이지는 않았을 겁니다.

[사진=이케아코리아 노조 제공]

누구의 목소리가 맞느냐를 떠나서 조직원의 불만이 이 정도로 쌓였다면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조직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면 장기적으로 기업 실적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큽니다. 

소비자들의 이케아에 대한 인식도 바뀔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에 사람이 몰리는 이유는 단순히 커피가 맛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사람들은 스타벅스 고유 이미지를 소비합니다. 이케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비자들은 이케아를 북유럽 선진국 기업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독특한 유럽풍 이미지를 즐기려 매장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알고 보니 겉만 북유럽이었지 속은 근로 여건이 열악한 그렇고 그런 기업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 기업이든 직원이든 좋을 게 없습니다.

파업은 광명, 기흥, 고양점 등에서 동시에 시작한다고 합니다. 파업이 길어져 소비자들의 인식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산하기 전에 양측이 원만한 합의를 이뤄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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