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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제약바이오협회, '아픈 손가락' 잘랐다

  • 2021.04.02(금) 17:50

바이넥스·비보존제약, 회원사 자격 정지 '중징계'
식약처, 관리감독 부실…불시점검·처벌 강화 추진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아픈 손가락을 잘라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 1일 의약품 임의제조로 논란을 빚은 바이넥스와 비보존제약에 회원사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의약품 임의제조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성에 반하는 행위라는 판단에서다.   

이들 기업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행정조사에서 ▲ 첨가제를 변경허가 받지 않고 임의 사용 ▲ 제조기록서 거짓 이중 작성 ▲ 제조방법 미변경 ▲ 원료사용량 임의 증감 등 약사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회사는 협회의 자격 정지 처분에 따라 ▲ 협회 주관 교육 ▲ 의결권 ▲ 정부 정책에 관한 정보 및 의견 수렴 등 회원사로서의 권리가 모두 제한된다. 협회 입장에서는 과감하게 내린 '중징계'다.

협회가 이처럼 과감한 처분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식약처가 후속조치 차원에서 진행한 전국 위·수탁 제조소 30개소 긴급 특별 점검 결과 때문이다. 긴급 특별 점검에서 의약품 임의제조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1개소에서 완제품·원료시험 미실시, 제품표준서 일부 미작성 등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 제약사 중에는 계열사를 통해 컨소시엄을 구성, 중소 제약사에 의약품 제조를 수탁하는 곳이 다수 있다. 만약 협회 내에서 힘과 지위가 있는 이사회 회원사가 관련 제조소에서 의약품을 임의 제조한 것이 추가로 적발됐다면 협회는 자격 정지 처분을 내리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협회는 바이넥스와 비보존제약만 잘라내는 것으로 체면치레를 할 수 있게 됐다. 일부 기업의 일탈행위로 치부한 셈이다. 다수 제약기업은 GMP 인증에 따라 의약품 제조‧품질관리를 진행하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언제 어디에서 또 의약품 품질 문제가 불거질 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번 사태로 식약처는 고의적인 제조‧품질관리기준 위반행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방안을 내놨다. ▲ 의약품 GMP 특별 기획점검단 신설 및 불시 점검 상시적 실시 ▲ 위반행위 신고센터 설치 운영 ▲ 허가제도 구조개선 등이다. 현행 3년 주기 제조소 정기 감시 외에도 연중 불시 점검 체계를 구축해 제조‧품질관리 기준 준수 여부를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또 향후 고의적 제조방법 임의 변경 제조 및 허위·이중 기록 작성 등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GMP 적합판정을 취소하고 징벌적 과징금 부과 등 처벌을 강화할 예정이다.

업계는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부실을 꼽고 있다. 가장 먼저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자발적‧양심적으로 제조‧품질관리 기준을 이행해야 하지만 보건당국의 허술한 관리감독도 큰 문제다. 의약품 임의제조 사태는 언론에 알려지면서 바이넥스와 비보존제약의 자진신고로 이어졌다. 만약 알려지지 않았다면 식약처는 의약품 임의제조 여부를 여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을 거라는 이야기다.

특히 식약처는 지난해와 지난 2019년에 잇따라 발생한 원료의약품 불순물 사태로 다수 의약품에 대해 전방위적인 점검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식약처는 해외 제조소의 GMP 준수 여부 확인과 관리‧감독을 위한 해외 현지실사 확대 등의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국내 원료의약품 제조소의 GMP 준수 여부 조차 제대로 점검이 이뤄지지 않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식약처는 지난 2014년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harmaceutical Inspection Co-operation Scheme, PIC/S)에 가입하면서 GMP 평가 역량을 국제 수준으로 높이겠고 밝혔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났다. 이번 사태로 국내 보건당국의 GMP 관리‧감독 수준은 여전히 후진국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만 확인한 꼴이 됐다.

식약처는 지난달 의약품 제조업체가 안전과 품질이 확보된 의약품을 기준에 적합하게 제조하고 품질을 관리하는지 평가할 GMP 조사관 총 62명을 임명했다. 이를 계기로 국제 수준의 GMP 조사관을 육성해 의약품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국내 제약업계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수준이 향상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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