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이 기업 공개(IPO)는 물론 회사 매각 가능성까지 열어두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간 추진해온 IPO를 일정에 맞춰 무리하게 추진하기보다는 최적의 시기에 IPO에 나서겠다는 생각이다. 더불어 매각 가능성 역시 열어둘 계획이다. 상장만으로는 티몬의 대주주인 사모펀드가 원하는 수준의 기업가치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티몬은 그동안의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이커머스 3.0'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근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가격 경쟁'보다는 상생 등의 '가치'가 중요해지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장윤석 대표 취임 첫 간담회
장 대표는 13일 취임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 최초로 '라방(라이브커머스)' 형식으로 진행됐다. 티몬이 지난 2017년 국내 최초로 라방을 시작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티몬에서 라방을 담당하고 있는 권지윤 쇼호스트와 장 대표가 함께 간담회를 진행했다.
장 대표는 이 자리에서 티몬의 상장 전략을 밝혔다. 티몬은 애초 올해 기업 공개를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내외 환경 변화에 따라 이를 철회한 바 있다. 장 대표는 이와 관련 "IPO 자체가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며 "굳이 언제 해야겠다고 정하지 않고 티몬 입장에서 최적의 시기를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IPO뿐만 아니라 기업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는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열려있다"면서 "중요한 건 커머스 자산을 갖춘 티몬이 콘텐츠 DNA와 좋은 기업 문화를 바탕으로 비전을 어떻게 지켜나가느냐다"라고 설명했다. IPO 경우 내년 상반기엔 프리IPO를 하고 내년 중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이를 위한 새로운 성장 전략도 내놨다. 그가 내놓은 해법은 '이커머스 3.0'이다. 그간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 '온라인'이 1.0이었다면 '모바일은 '2.0'으로 정의할 수 있다. 3.0은 바로 다양한 파트너와 상생하는 '관계형 커머스'다. 그간 온라인과 모바일 채널에서 벌어졌던 가격 경쟁이 점차 무의미해지고 '가치'를 중시하는 패러다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장 대표는 "사업 제휴 등을 통해서 같이 성장할 수 있는 철학이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며 "싸게 팔고 배송을 빨리 하는 등 '가격' 경쟁에서 '가치'로 넘어가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빠른 배송은 여러 이커머스 업체들도 달성할 수 있을 만큼 커머스 인프라가 좋아졌다"며 "이제는 효율성으로 경쟁할 게 아니라 '이커머스 3.0'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커머스 3.0 기회 잡을 것…
티몬이라는 플랫폼에 스토리를 결합해 나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성장하는 스토리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티몬은 최근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 '틱톡'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틱톡 크리에이터들이 라방과 연계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크리에이터를 쇼호스트로 육성해 라방에 출연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장 대표는 "티몬은 크리에이터들이 주체가 돼 상품에 이야기를 담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지역 경제와의 상생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했다. 티몬은 지난달 16일 포항시와의 MOU를 시작으로 전국의 다양한 지자체와 손잡고 지역의 콘텐츠와 특화 상품을 발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 소상공인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틀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지역 특산물을 PB(자체 브랜드) 상품으로 만들어 가치를 높이고, 또 티몬이 커머스 사관학교가 돼 지역의 청년들에게 실습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피키캐스트'로 유명한 모바일 콘텐츠 제작 회사 아트리즈 창업자로 콘텐츠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지난 6월 취임 직후 임직원들에게 "티몬의 '커머스 DNA'에 '콘텐츠 DNA'를 유기적으로 결합할 것"이라며 "조직과 기업문화, 일하는 방식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