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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현대리바트, 영업익 '뚝'…수난시대 언제까지?

  • 2022.05.18(수) 11:30

[워치전망대]매출 늘었지만, 영업익 감소폭 확대
원자재 물류비 급등 직격타…2분기도 어두워 
가구업계 3사, 체질 전환 등 '출구찾기' 분주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가구업계가 지난 1분기에도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주택매매거래 급감과 원자재·물류비 급등에 발목이 잡히면서다. 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악재가 겹친 영향이다. 현대리바트는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넘게 감소했고 한샘도 60%나 하락했다. 하반기 전망 역시 어둡다는 평이 우세하다. 원자재·물류비 상승 가능성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얼어붙은 주택 거래 활성화 여부도 변수다. 

현대리바트 '직격타', 신세계까사 '선방'

가구업계 1위 한샘은 지난 1분기 매출 526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 늘며 외형 성장이 이어졌다. 다만 영업이익이 60.2% 급감했다. 특히 홈리모델링 분야 매출이 179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3.7% 감소했다. 한샘은 "주택 매매 거래량이 줄면서 리모델링, 인테리어 가구 구매 수요가 모두 감소했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겹쳐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했다. 

현대리바트도 악재를 피하지 못했다. 현대리바트의 지난 1분기 매출은 3687억원, 영업이익은 29억원이었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0.3% 감소했다. 현대리바트 역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인상을 영업이익 감소의 배경으로 꼽았다. 이외에도 신규 매장 오픈에 따른 인건비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매출 증가 이유는 이라크와 카타르 등 해외 가설공사를 수주한 결과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리바트의 해외 가설공사 매출액은 277억원으로 지난해 16억원에 비해 17배가량 증가했다. 

가구 3사 실적,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에서 타격이 컸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신세계까사는 어려움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신세계까사는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73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고급화 전략이 뒤늦게 효과를 보면서 신세계그룹 편입 4년 만에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다만 영업이익 규모는 1억원으로 초라한 편이다. 신세계까사는 올해 목표 매출을 3500억원으로 잡았다. 앞서 신세계의 신세계까사 인수 당시 매출 목표는 2023년 4500억원 달성이었다.

'리스크' 지속 가능성 크다

2분기 전망도 먹구름이 가득하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이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오르며 업계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대한목재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러시아산 제재목 가격은 1㎥당 최대 90만원까지 치솟았다. 전년 동기 54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년 사이에 60% 이상 급등했다. 여기에 유가 인상에 따른 물류비 비용도 커지고 있다.

가격 인상으로 대응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가 이미 여러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신세계까사와 현대리바트 등은 다음달 1일부터 3%에서 최대 10%까지 제품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다. 한샘의 경우도 올해 이미 3차례나 가격을 올렸다. 지난 2월과 3월 창호, 마루, 주방, 욕실 제품을 각각 평균 4%씩 올렸다. 지난달에는 침대와 소파 책장 등 가격도 평균 4%씩 인상했다. 

금리 인상, 대출 규제로 아파트 거래가 얼어붙었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금리 인상에 주택 거래가 얼어붙은 것도 우려를 더한다. 아파트 거래가 감소하면 인테리어 수요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7월 4680건이던 거래량은 지난해 10월 2196건으로 떨어졌다. 이후 11월 1360건으로 줄었고 12월에도 1124건으로 감소했다. 올해 1~2월에도 전월 대비 감소를 이어왔다. 3월이 되어서야 증가세로 전환했다. 

엔데믹에 따른 인테리어 수요 감소 여부도 변수다. 사실 가구업계는 코로나19 대표 수혜업종이었다. 재택근무 등이 활성화하며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프리미엄 가구 등에 대한 구매가 증가했다. 일상회복이 본격화하면 기존 ‘펜데믹’ 수요가 사그라들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코로나19로 반사이익을 얻었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음식배달 등에서 엔데믹 효과가 가시화하고 있다. 가구업계 역시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출구' 찾는 가구 업계 3사

가구업계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여러 전략을 꺼내 들고 있다. 한샘은 '리빙 테크기업'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모색한다. 그동안 쌓은 설계·물류·시공·유통 경쟁력에 IT 기술을 더해 체질 개선을 이룬다는 목표다. 전통적인 가구 제조 유통업에서 벗어나 온‧오프라인 테크 기업으로 발돋움 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해외 사업자들에 손을 내미는 등 작업이 한창이다. 이외에도 신사업 발굴을 위한 인수·합병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가구 구입에도 엔데믹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현대리바트는 현대백화점그룹과의 시너지로 활로를 모색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달 말 '아마존 1등 매트리스' 기업 지누스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대리바트는 지누스의 인프라를 통해 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 수 있게 된다. 국내 가구 시장은 성장 한계에 이르러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이 많다. 해외 진출이 새로운 성장 발판이 될 수 있는 만큼 긍정적인 행보로 평가된다. 

신세계까사는 엔데믹을 맞아 오프라인 매장에 힘을 준다. 올해 안에 매장을 12곳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단순한 가구 판매를 넘어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차별화 매장'을 확대한다. 대표적인 것이 복합 문화 공간 '까사그란데'다. 식음료(F&B), 문화예술,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이종 업체와 협업했다. 용인, 일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운영을 시작해 향후 전국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고객 체험형 요소를 늘려 봄철 나들이객을 매장으로 이끈다는 구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안정과 주택매매 상황이 나아지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가구 인테리어 업계가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기도 하는데 속단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어 "근본적으로 부동산 거래량에 좌우되는 흐름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거나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도 이 같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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