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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절감?" 무인편의점 아직 '대세' 되기 이른 까닭

  • 2023.01.13(금) 06:50

최저임금·팬데믹에 무인편의점 '주목' 
낮은 유인, 밤엔 무인 '하이브리드' 증가
주류·담배 판매 등 풀 '숙제'도 여전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무인편의점이 조용한 약진을 이어가고 있다. 급격히 증가한 최저임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성장한 비대면 문화로 최근 점포 수가 늘었다. 다만 아직 대세로 자리 잡기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다. 담배와 술 판매 등 해결 과제가 많아서다. 도난 등 '돌발' 리스크도 더 줄여야 한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 무인편의점은 낮에는 유인, 밤에는 무인으로 운영되는 '하이브리드' 점포가 대다수다. 

늘어난 '무인편의점'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의 무인 점포 수는 2019년 85점에서 2022년 1600점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만 550점이 증가했다. 현재 업계에서 가장 많은 무인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완전 무인으로 운영되는 '스마트코엑스' 점도 운영 중이다. 신세계 계열사 '신세계I&C'와 협업해 미국의 '아마존고'와 같은 기술을 매장에 도입했다. 물건을 집어 밖으로 나가기만 해도 계산이 완료된다. 

편의점 무인 하이브리드 점포 수 추이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GS25의 기세도 무섭다. 2019년 16점에서 2022년 790점으로 늘었다. 올해 무인점포 150개를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GS25는 완전 무인형 점포가 85개로 업계에서 가장 많다. 안면 생체 인증 결제 기술이 적용된 매장도 있다. 테헤란로에 위치한 'GS25 DX 랩' 점이 대표적이다. 최근 미니스톱을 인수한 세븐일레븐도 지난해 말 기준 520개(하이브리드 480개)의 무인편의점을 운영 중이다. 

편의점 CU의 무인편의점 점포 수도 2019년 90여 점에서 지난해 400여 점으로 증가했다. 완전 무인 점포는 2점이다. CU는 하이브리드점포를 공장, 리조트 등 24시간 근무자 상주가 어려운 특수입지를 중심으로 무인매장을 도입하고 있다. CU 관계자는 "점포 경쟁력은 서비스에서 나오는 만큼 무인 점포를 크게 늘리기보다 편의성 향상을 위한 목적으로 점포를 늘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주목' 받는 이유 

무인편의점이 주목받는 배경은 단연 '인건비'다. 무인이 되면 인건비를 아낄 수 있다는 기대다. 최근 5년간 시간당 최저임금은 지속적으로 올랐다. 2019년은 8350원, 2020년은 8590원, 2021년은 8720원, 지난해는 9160원을 기록했다. 2023년 적용된 최저임금도 9620원이다. 2%에서 많게는 10%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 때문에 점주들 사이에선 '알바가 더 번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모델이 GS25 DX LAB점에 설치된 주류 무인 자판기에서 성인인증을 하고 있다. / 사진=GS25

특히 심야 매출을 늘릴 수 있다. 심야 시간은 가장 인건비가 비싼 시간대다. 이 때문에 본사도 무인편의점 확대에 긍정적이다. 특히 예전에는 도난 등 우려가 컸지만 지금은 기술 발달로 상황이 달라졌다. AI카메라, 사물인터넷(IoT) 등 솔루션이 다양해졌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키오스크 등 비대면 계산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늘어난 점도 긍정적이다. 

특히 엔데믹이 되면서 편의점들은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사람들의 외출이 다시 시작되면서 식당 등 단기 일자리가 늘었기 때문이다. 무인편의점이 이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출점 입지가 확대된다는 장점도 있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무인편의점은 인건비가 적게 들기 때문에 관광지 등 일반 점포 출점이 어려운 곳에도 출점이 가능하다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만 무인편의점은 아직 대세가 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가장 큰 문제는 담배와 술 등 미성년 금지 상품을 취급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주민등록증 인식 등 대안이 나왔지만 모든 악용 사례를 막기 힘들다. 아직까지는 대면 절차가 필수적이다. 담배는 편의점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상품이다. 편의점 매출의 절반 이상이 담배에서 나온다. 이는 무인편의점 확산의 걸림돌이다.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아직 종업원의 업무를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운 이유도 있다. 새벽 등 발주 상품이 도착하면 결국 사람이 나서 매장에 '선입선출'을 해야 한다. 청소와 뒷정리를 할 사람도 필요하다. 현재 무인편의점 대다수가 하이브리드 매장인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특히 편의점의 경쟁력은 서비스에 있다. 무리한 무인편의점 확장으로 서비스 질이 떨어져선 곤란하다. 아직 완벽한 '무인'은 이른 셈이다. 

혹시 모를 도난 리스크도 점주들이 꺼리는 원인이다. 기술이 예전보다 발달했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 특히 방화라도 벌어지면 점주는 그 손해를 고스란히 떠맡아야 한다. 점주 전환율이 낮은 이유다. 실제로 현재 CU의 무인점포 비율은 전체 매장(1만6000만개)에서 약 3% 수준에 불과하다. 무인편의점은 일반 도심보다 특수 입지에 더 어울린다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인 견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담배 주류 판매에 대한 대안으로 자판기 등도 거론되고 있지만 편의성에서 큰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무인매장은 도난, 파손 등 점포를 온전히 정상상태로 유지하는데 여러 한계가 있다고 판단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무인점포 보안, 서비스 대체 관련 보완책을 지속적으로 강구해 제한적으로 매장을 늘려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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