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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밀크플레이션'?…원유 생산비 발표 앞두고 '긴장'

  • 2024.05.28(화) 07:00

우유 가격 지난해 기록적 인상
사료용 곡물값 작년부터 하락세

/ 사진=김지우 기자 zuzu@

우유 가격 결정의 기준이 되는 원유(原乳) 생산비 발표가 임박했다. 업계 등에서는 올해도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이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지난해 우유 가격이 기록적으로 오르면서 우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치즈, 발효유 등 유제품 가격도 가파르게 오른 상태다. 다만 최근 국제 곡물 가격 하락으로 사료 가격이 안정화한 만큼 정부는 우유 가격을 확실히 잡겠다는 입장이다.

급격히 오른 우유 가격

통계청은 오는 30일 원유 생산비를 포함한 2023년 축산물 생산비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날 발표되는 원유 생산비는 유가공업체가 낙농가로부터 사들이는 원유 가격에 연동되는 수치다. 유업계와 낙농계로 꾸려진 낙농진흥회는 이 생산비를 바탕으로 올해 원유 가격을 협상한 후 오는 8월부터 시행한다. 지난해 원유 생산비가 전년 대비 4% 이상 오른다면 생산비 증가액의 최대 70%까지 인상하는 범위 내에서 협상이 진행된다.

지난해 5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원유 생산비는 1ℓ당 959원이었다. 전년보다 13.7%나 오른 수치다. 이는 원유 생산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료값이 급격하게 상승한 영향이 컸다. 실제로 2022년 원유 1ℓ당 사료비는 570원으로 전년 대비 16.6% 급증했다.

이에 낙농진흥회는 지난해 8월 음용유용 원유 가격을 1ℓ당 1084원으로 합의했다. 이는 전년보다 8.84%(88원) 오른 수치로, 역대 최대 증가였다. 음용 원유 가격이 1000원을 넘어선 것도 이때가 처음이었다. 가공유용 원유 가격도 1ℓ당 87원 오른 887원으로 결정됐다.

원유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자 우유 물가는 가파르게 치솟았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우유 소비자물가지수는 118.13으로 전년 대비 9.9% 올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19.1%) 이후 14년 만의 최고치였다.

유제품 물가도 기록적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치즈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보다 19.5% 올랐는데 이는 2008년(22.0%) 이후 최고 상승률이었다. 발효유 소비자물가지수는 12.5% 오르면서 1980년(22.3%) 이래 가장 큰폭으로 상승했다. 아이스크림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역시 2008년(14.4%) 이후 최고인 10.8%를 기록했다.

곡물 가격·우유 소비량 하락

이 때문에 유업계에서는 조만간 이뤄질 원유 생산비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업계는 올해 원유 가격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원윳값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료 가격 급등세가 멈췄기 때문이다.

사료의 원료가 되는 국제 곡물가격은 이미 지난해부터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사료용 밀 수입단가는 1톤당 273달러로 전년보다 23.1% 하락했다. 사료용 옥수수 수입가 역시 전년보다 22.8% 하락한 톤당 258달러에 머물렀다. 사료용 대두박(콩)의 가격도 전년보다 4.4% 내렸다. 이미 지난해 4분기 말 사료용 곡물지수는 전년보다 19.4% 하락했고, 올 2분기 사료용 곡물지수도 전년 동기보다 15.8% 내려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제 곡물 가격이 1년 이상 하락하면서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내 배합사료 가격이 더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가 지난 2월 축산물품질평가원과 공동으로 낸 보고서는 "배합사료 원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사정을 고려할 때 향후 3~5개월 후 국내 배합사료 가격은 약 8~10%의 추가 하락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유 소비량이 줄고 있는 점도 원유 가격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지난해부터 원유 가격 결정시 농가의 생산비와 함께 소비시장 상황을 함께 고려토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가 일정 수준 이상 감소하면 생산비가 인상되더라도 원유 가격을 인하할 수 있다. 실제로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우유소비량은 430만8350톤으로 전년 대비 2.3% 줄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도 올해 원유 가격을 동결하거나 인상폭을 최소화 하도록 중재한다는 입장이다. 유업계 관계자는 "올해 원유 생산비 증가폭이 아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원유 가격이 동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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