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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 열쇠' 찾는 이마트24, '신선'이 대안될까

  • 2025.07.04(금) 16:18

소포장 신선식품 강화…장바구니 부담 덜어
직영점 3곳서 시범 운영…전용 매대도 마련
'장보기 플랫폼' 진화…틈새 수요 흡수 기대

/그래픽=비즈워치

이마트24가 실적 개선의 열쇠로 신선식품을 낙점했다. '한 집 건너 한 집'이 편의점인 만큼 '양보다 질'로 승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신선식품에 대한 출혈 경쟁이 이어지고 있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장보기 수요 잡는다

이마트24는 지난 4월 신선식품 브랜드 '프레시24'를 론칭했다. 채소와 과일을 소포장한 대신 가격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1~2인 가구 증가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소비 패턴을 고려한 전략이다.

이마트24 영등포KT점./사진=윤서영 기자 sy@

프레시24는 현재 본점과 영등포KT점, 수원역점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정식으로 프레시24 도입 점포를 확대하기 전 소비자 반응을 살피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마트24는 유동인구가 많으면서도 높은 매출을 내고 있는 직영점 위주로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3일 방문한 이마트24 영등포KT점은 한 매대를 신선식품 전용코너로 마련해놓고 있었다. 오이와 당근, 가지는 물론 양파·시금치·대파 등 27가지 채소부터 13개의 과일이 빼곡히 진열돼 있었다. 이외에도 두부, 콩나물, 다진마늘까지 마치 동네 작은 마트의 신선식품 매대를 방불케 했다. 여기에 가격 역시 저렴했다. 채소의 경우 4000원 선을 넘지 않았고, 과일은 1kg짜리 토마토가 6900원으로 가장 비쌌다.

이마트24 영등포KT점 내 '프레시24' 매대./사진=윤서영 기자 sy@

이들 식품은 여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과 비슷하게 운영하고 있었다. 마감이나 임박 시에는 할인 판매를 통해 재고를 관리한다. 이 때문에 이날 양상추와 무, 호박고구마는 각각 30%씩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유통기한이 지나면 다른 상품과 동일하게 점포에서 직접 폐기 처분을 진행한다.

성과는 좋다. 이마트24에 따르면 프레시24 도입 점포당 신선식품 매출은 월평균 65% 늘었다. 편의점에서 소용량으로 된 신선식품을 찾는 고객 수요가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이마트24 영등포KT점의 도보 1분 거리에는 창고형 할인 매장 '롯데마트맥스 영등포점'이 있다. 이곳 지하 1층에서도 신선식품을 판매하고는 있지만, 대용량 제품이 위주인 탓에 소용량에 대한 니즈를 채우기 어려웠다.적자 탈출 실험

이마트24가 신선식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나선 건 신세계그룹 내 '아픈 손가락'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한 행보이기도 하다. 2014년 본격적인 사업에 나선 이마트24는 지난 2022년을 제외하면 줄곧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마트24는 올해 1분기 10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658억원으로 전년 대비 8.9% 감소했다.

/그래픽=비즈워치

이런 상황에서 이마트24는 신선식품의 성장성을 눈여겨봤다. 편의점은 주거 밀집 지역에 위치한 점포가 많아 긴급하게 신선식품 수요가 발생할 여지가 있는 데다, 마트와 이커머스 시장 중간의 틈새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GS25와 CU 역시 신선식품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경쟁력을 키우는 중이다. 단순 간편식 위주를 넘어 '장보기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신선식품에 특화된 편의점도 확대되고 있다. GS25는 지난 2021년부터 신선강화매장(FCS)을 운영하고 있다. 신선강화매장은 300~500여 종 이상의 초소량 신선식품 구색을 갖춘 매장이다. 매장 수는 지난 5월 기준 640개이며 연내 700개로 늘릴 계획이다. CU의 장보기 특화점포 수도 지난해 말 70여 개에서 최근 100여 개로 늘었다.

/그래픽=비즈워치

하지만 우려도 있다. 쿠팡·컬리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가 신선식품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어서다. 과거 신선식품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사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저온 유통 시스템인 '콜드체인' 물류가 자리를 잡으면서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신선식품의 신선도가 큰 폭으로 개선됐다.

덕분에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21조원에서 올해 36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일각에서 이마트24의 신선식품 강화 전략이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고 보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신선식품이 편의점 매출의 일등공신 노릇을 하게 하기 위해선 상품 구성부터 유통, 재고 관리 등 전방위적인 개선 전략이 필요하다"며 "출혈 경쟁이 불가피한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명확한 차별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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