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주류 시장 아웃사이더의 반란…'논알코올'이 뜬다

  • 2026.02.04(수) 07:30

건강·자기관리 중시…술 소비 기준 변화
주류업계, '논알코올'로 맥주 사업 재편
강자 없는 신시장…'대표' 경쟁 본격화

/사진=아이클릭아트

국내 주류 시장의 무게 중심이 '저도주'로 이동하고 있다. 알코올 도수가 주류 경쟁의 핵심이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얼마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느냐'가 소비 선택을 좌우하는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변화의 최전선에는 알코올 도수 1% 미만(논알코올) 주류가 있다. 사실상 '취하지 않는 술'이 새로운 하나의 카테고리를 만들게 된 셈이다.술이야 음료야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논알코올 맥주에 대한 인식은 제한적이었다. 발효 과정 없이 맥주 향을 첨가하거나 발효 후 알코올을 따로 제거하는 후처리 공정을 거치는 탓에 맥주 본연의 맛과 향, 풍미가 모두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이에 이들 제품은 일부 소비자들의 선택지에만 머무르며 마트 한켠이나 온라인 채널 등에서 보조적으로 판매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논알코올에 대한 인식은 점차 달라지기 시작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건강'과 '자기 관리'가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면서 과음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커졌다. 술을 취하기 위한 수단으로 마시는 게 아닌, 분위기와 경험을 공유하는 매개로 재정의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흐름을 가장 빠르게 체감하고 있는 곳은 편의점이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CU의 논알콜 맥주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대비 13.5% 증가했다. 올해도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기준 매출은 1년 전보다 29.8% 늘었고, 같은 기간 GS리테일의 GS25 역시 40.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주류 매대에 진열된 논알코올 맥주./사진=윤서영 기자 sy@

주목할 만한 것은 이들 제품이 단순 '대체재'에 그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 주류는 저녁 시간대, 특정 장소에서 집중적으로 소비되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논알코올 제품은 시간과 공간에 대한 제약이 적다. 이 때문에 기존 음주 소비층 뿐만 아니라 평소 술을 즐기지 않는 소비자까지 일상생활에서 음료처럼 소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주류 제조업체들도 이 기조에 맞춰 전략을 바꾸고 있다. 일례로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말부터 크러시, 클라우드 등 대표 생맥주 제품의 생산을 중단했다. 맥주 사업의 포트폴리오 효율화를 위한 결정이다. 그 대신 기존에 전개해오던 '클리어' 라인업을 통합한 '클라우드 논알콜릭' 제품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낙점, 유통 확대와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도 논알코올 제품을 공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오비맥주는 '카스 제로', '카스 레몬스퀴즈 0.0'에 이어 최근 '카스 올제로'를 출시하며 논알코올 제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지난달 '하이트 제로 0.7%'의 제품명을 '하이트 논알콜릭 0.7%'로 변경하며 '하이트 제로 0.00'과 함께 논알코올 투트랙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논알코올=?

논알코올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국내 업체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코젤 다크 논알콜', '하이네켄 0.0', '칭따오 논알콜릭', '기네스 0.0'에 이어 올해 초에는 칼스버그까지 무알코올 맥주를 국내에 선보이는 등 글로벌 브랜드들도 잇따라 가세하는 추세다. 국내 시장을 성장 잠재력이 높은 전략적 거점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비즈워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류업계는 올해 논알코올 시장이 최대 격전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류 출고량이 감소하고 있는 것과 달리, 논알코올은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무알코올, 비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는 2023년 644억원에서 내년 946억원으로 46.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논알코올 시장에는 아직 뚜렷한 강자가 없어 시장 선점 여부가 향후 시장 판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다. 현재 일반 맥주 시장은 브랜드 충성도와 유통 장악력 등을 바탕으로 사실상 독주 체제가 굳어졌다는 평가가 많다. 이와 달리 논알코올 분야는 새로운 시장인 만큼 소비자 선호도와 제품 기준 자체가 형성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사진=윤서영 기자 sy@

이에 따라 주류업체들은 올해 제품력과 마케팅 등을 앞세워 논알코올 카테고리 내에서 대표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생각이다. 특정 브랜드가 논알코올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만드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을 경우 향후 시장 우위는 자연스럽게 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초기 소비자 인식이 곧 중장기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는 "논알코올 시장은 일반 주류와 비교했을 때 규모는 작지만 성장성과 기회 요인 측면에서 주류업체들이 간과할 수 없는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빠르면 2~3년 이내로 논알코올 시장의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가 가려지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