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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저금리]긴축 향하는 통화정책…추가인상은?

  • 2017.11.30(목) 14:46

한은, 기준금리 연 1.50%로…6년 반 만에 인상
"통화 완화 기조 유지"…완만한 인상 전망 많아

한국은행이 30일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올렸다.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6년 반 만이다. 이로써 유례없는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 다만 금리 추가 인상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내년에 금리를 한두 차례만 올리는 식으로 큰 틀의 통화완화 기조는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린 것은 우리나라 경기 상승세가 뚜렷해진 영향이 크다. 올해 3% 이상 성장이 확실시되고 내년에도 견조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기가 살아나면서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고 있다는 점도 기준 금리 인상에 힘을 실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미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면서부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이에 따라 시장에도 이미 금리 인상 흐름이 반영돼 있어 당장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 "경제 성장세 지속…금융 불균형 우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30일 전체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올렸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6월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25%로 금리를 내린 뒤 17개월 만에 다시 금리를 올렸다. 금리 자체를 올린 것은 2011년 6월 이후 6년 5개월 만이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린 것은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경기도 완만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은 1.4%에 달했다. 이변이 없는 한 연 3% 성장률을 무난하게 달성할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차기 의장으로 내정된 제롬 파월 연준 이사는 최근 청문회에서 12월 기준금리 인상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이 경우 미국 정책금리는 1.25~1.50%가 돼 한·미 간 금리 역전이 우려된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여기에 더해 1400조원을 훌쩍 넘어선 우리나라 가계부채 증가세에도 제동을 걸 필요가 있었다. 한국은행은 통화완화 정책으로 인한 가계부채 급증 등 금융 불균형을 우려해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 상승률도 점차 목표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준 금리를 유지할 경우 통화정책의 실질적인 완화 정도가 확대되면서 금융 불균형 누적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한국은행 "완화 기조 유지…추가 조정 신중"


이번 금리 인상으로 한국은행이 그동안 유지해왔던 초저금리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됐다. 이변이 없는 한 한국은행도 주요국 중앙은행과 발맞춰 단계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이제 추가 인상 시기와 속도에 관심을 쏟고 있다.

한국은행은 일단 추가 인상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금통위는 이날 내놓은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주열 총재 역시 이번 금리 인상이 '긴축'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도 이를 '완화 정도의 조정'이라고 지속해 표현해왔다.

이날 금통위에서 현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시장에서는 이날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하면서 금통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인상하느냐, 아니면 소수 의견이 나올 것이냐에 관심을 가졌다. 이에 따라 향후 금리 인상 속도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런데 이날 조동철 위원이 금리 동결 의견을 내면서 추가 인상 속도가 빠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금융통화위원들이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삼성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일부 경제 지표가 아직 뚜렷한 호조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점도 변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고용 상황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둔화했다. 물가 역시 농축수산물 가격의 상승 폭 축소 등으로 상승세가 둔화하는 모습이다.

◇ 시장에서도 '점진적 인상' 전망

시장에서는 이에 따라 내년 기준금리 인상이 빠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기관인 HSBC는 한국은행의 내년 기준금리 인상이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추가 인상은 4분기에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내 전문가들의 분석도 마찬가지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8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년까지 연 1.75%로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추가 금리 인상이 한 차례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백인석 연구위원은 "내년에도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며 "가계부채와 한계 기업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볼 때도 연속적인 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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