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8월 '사는게 니나노' 라며 세간의 호기심을 끈 핀테크 기업이 있다.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의 선구자 중 하나인 NHN페이코가 주인공이다.
출범 5년을 넘어선 페이코는 간편결제를 넘어 커머셜과 공인인증 분야까지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페이코를 생활금융플랫폼으로 자리잡아 명실상부한 NHN의 캐시카우로 삼겠다는 방침으로 보인다. 정우진 NHN대표는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며 페이코의 위상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 간편결제 1세대의 진화
페이코는 1세대 간편결제 기업답게 온라인 쇼핑을 할때 여느 간편결제보다 쉽게 결제를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페이코에 포인트를 충전하거나 신용카드를 등록한 이후 페이코 결제를 선택하면 된다. 이후 페이코 웹이나 휴대전화에 설치된 앱으로 주문서가 발송되며 원하는 카드나 포인트로 결제하면 끝이다.
특히 신용카드로 결제할 경우 일부 간편결제에서는 지원하지 않는 할부결제를 지원한다. PG사를 통한 카드결제를 하지 않아도 카드 할부 결제까지 된다는 점에서 페이코의 결제방법은 말그대로 간편하다.
페이코의 가장 큰 장점은 폭넓은 가맹점에 있다. 페이코의 온라인 가맹점 수는 1만4660개에 달한다. 구글앱스토어, 애플, 아이허브 등 국내 가맹점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외국기업까지 가맹점으로 확보했다.
일부 쇼핑몰의 경우 자사 간편결제 시스템을 만들어 놨지만, 페이코로 결제가 가능토록 한 것은 페이코의 범용성이 얼마나 넓은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대표적으로 SSG닷컴(SSG 페이), 11번가(SK페이)를 꼽을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삼성페이 고객을 대상으로 혜택을 확대시켜준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삼성페이는 오프라인 간편결제 점유율 1위다. 삼성페이의 최대 장점인 휴대전화 메인화면 하단 슬라이드 방식은 사용할 수 없지만 삼성페이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보다 더 많은 혜택을 주기 때문에 소비자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 금융부터 쇼핑까지 아울러
페이코 앱은 결제 외에도 다양한 기능을 구현했다.
금융분야에서는 사실상 필수 기능이 된 송금을 지원한다. 단 페이코의 송금은 '은행계좌→타은행계좌'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포인트 충전을 통한 계좌 송금이 안된다. 타 회사 포인트를 페이코 포인트로 전환해 현금화하는 걸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포인트 활용처가 제한된다는 점에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또 타 금융사와의 제휴해 신용조회, 대출추천, 대출비교, 카드개설, 예·적금 가입, 보험가입 등의 금융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제휴 금융사가 제2금융권과 일부 은행에 한정돼 있어 이 부분에서 장점이 크다고 보기는 힘들다.
페이코 앱의 진정한 핵심은 금융보다는 커머셜 쪽이다. 페이코는 '쿠폰'을 통해 온·오프라인에서 활용가능한 다양한 할인정책을 펼치는 중이다. 페이코의 넓은 가맹점에서 좀더 현명한 소비생활을 할 수 있다. 혜택이 큰 쿠폰은 페이코 앱 푸시알람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금융 품고 생활밀착앱 도약
현재 페이코는 '라이프' 코너를 만들고 각종 세금청구서를 보관할 수 있는 '전자문서함', 배달서비스인 '페이코오더', 타브랜드 멤버십 관리, 택시 호출 등 교통 분야 등으로 사업영역을 다변화하고 있다. 일상생활 플랫폼으로 도약을 꿈꾸는 모습이다.
특히 페이코는 공인인증서 폐지에 따른 인증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인증시장을 선점하면 페이코 앱으로 고객유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자연스럽게 페이코가 제공하는 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나는 효과가 생긴다.
일단 시작은 좋은 편이다. 최근 페이코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추진하는 '공공분야 전자서명 확대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 참여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페이코 인증서'는 내년 1월부터 국세청, 정부24, 국민신문고 등 공공 기관 웹사이트에서 사용할 수 있다.
페이코 측도 "이번 사업자 선정이 페이코 인증서 사용처를 외부 민간, 공공 기관으로 빠르게 확장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페이코 인증을 생활, 금융, 공공 등 일상 깊숙이 들어간 생활밀착형 인증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