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다간…’. 중견 의류·문화 전문 유통업체 한세그룹 계열 한세엠케이가 합병을 앞두고 마음을 졸일 법 하다. 주가 흐름이 시원찮은 탓이다. 합병 반대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액을 조건으로 내건 데다 설령 통합이 성사되더라도 자칫 적잖은 자금 유출로 이어질 개연성을 갖고 있어서다.
주가에 눈 뗄 수 없는 이유
25일 한세엠케이에 따르면 지난 7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현재 비상장 한세드림과 합병을 추진 중이다. 다음달 25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7월1일(합병기일) 최종 매듭짓는 일정이다.
한세엠케이는 ‘TBJ’를 비롯한 20~30대의 트렌드 의류와 ‘NBA’ 등이 스포츠 의류을 주력으로 하는 패션업체다. 한세드림은 ‘컬리수’, ‘모이몰른’ 등의 키즈 브랜드를 가진 유아동복 업체다.
한세엠케이로서는 합병 성공은 물론 과도한 현금 유출 없이 통합을 마무리하는 게 최선이겠지만 현재 상황은 녹록치 않다. 계열 통합에 나선 이후 주가 흐름이 기대만큼 따라주지 않고 있어서다.
이번 합병에서 반대 주주들에게 주어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은 4477원(액면가 500원)이다. 반면 주식시세는 추진 직전 4900원(6일 종가) 하다가 이후 거의 매일 약세를 보이며 지금은 4350원(22일 종가)에 머물러있다. 11.2%(550원) 하락한 수치다. 이렇다보니 13일 이후 줄곧 행사가격을 밑돌고 있다.
앞으로 한 달여 추이 촉각
한세엠케이의 이번 기업결합에서 주가흐름이 중요한 것은 주식매수청구권과 연계된 조건부합병이기 때문이다. 즉, 행사금액이 50억원을 넘을 경우 합병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한 것. 합병을 추진하기는 하지만 과도한 현금 유출을 막겠다는 일종의 안전장치다.
한세엠케이는 최대주주가 지주회사 한세예스24홀딩스다. 지분 50.77%(이하 특수관계인 포함 51.84%)를 보유 중이다. 자사주로는 15.35%가 있다. 이를 제외한 32.81%가 소액주주(24.48%) 등 기타주주 소유다. 한세드림은 홀딩스가 88%(100%)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한세드림에서 합병 반대 주식이 나올리는 없지만 한세엠케이의 경우는 기타주주들 가운데 8.65% 정도만 청구권을 행사해도 합병은 ‘없던 일’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주가 추이는 비우호적인 합병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합병승인 주총 및 행사기간까지 앞으로 한 달여 남아 있기는 하지만, 만일 행사가에도 못 미치는 양상이 이 기간 동안 이어진다면 합병에 대한 평가와는 상관없이 차익을 염두에 두고 기타주주들이 대거 반대의사를 피력하고, 실제 청구권을 행사할 개연성이 있다.
한편 이번 합병에서 주식매수청구권은 ▲이사회 결의 전날까지 주식을 취득하고 ▲반대 의사를 주총 전날(일반주주 주총 3영업일전)까지 서면 통지한 뒤 ▲행사시점(5월25일~6월14)까지 보유한 주식에 주어진다. 단, 주총 전 반대 의사를 서면 통지했더라도 주총에서 합병에 찬성하면 요구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