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브랜드 휠라(FILA)의 오너 개인회사가 홀딩스 주식을 담보로 대출한도를 연쇄적으로 확대했다. 오너의 지배기반 강화를 위해 최근 지주회사 주식을 ‘폭풍 흡입’하고 있는 터라 향후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오너 개인회사 주담대 한도 또 설정
2일 휠라홀딩스에 따르면 최대주주 피에몬테는 지난달 22일 휠라홀딩스 주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650억원 추가 설정했다. 차입처는 한국증권금융이다. 앞서 지난달 초 500억원에 이어 추가 증액이다.
이에 따라 대출한도는 기존 750억원에서 4월 들어서만 1150억원 증가해 도합 1900억원으로 확대됐다. 담보주식은 7.65%(465만주)→17.8%(1080만주)로 늘었다. 현 피에몬테 소유의 휠라홀딩스 지분 23.6%(1433만8668주)의 4분의 3에 해당한다.
피에몬테의 연쇄적인 대출한도 확대는 최근 행보와 결부지어 볼 수 있다. 휠라그룹 오너 윤윤수(75) 회장이 개인회사 피에몬테를 지렛대 삼아 2020년 3월 이후 우회적인 지배력 강화에 나서고 있어서다.
휠라그룹은 ‘옥상옥’ 지배구조다. 피에몬테가 지주회사 휠라홀딩스를 지배한다. 이어 휠라홀딩스가 휠라코리아(내수), GLBH홀딩스(해외), 매그너스홀딩스(골프용품 브랜드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 등 소유 중간지주회사) 등 핵심 계열사들을 100% 자회사로 둔 수직지배체제다.
계열 지배구조의 꼭짓점에 위치한 피에몬테의 1대주주가 윤 회장이다. 지분도 75.18%나 된다. 나머지는 후계자 윤근창(46) 휠리홀딩스 사장 소유다. 윤 회장의 1남1녀 중 장남이다. 윤 사장이 최대주주(60.20%)로 있는 전동스쿠터 제조업체 케어라인이 피에몬테 지분 20.77%를 보유 중이다. 이외 4.05%는 윤 사장 개인 몫이다.
홀딩스 지분 1~2차 걸쳐 매집 열기
휠라의 오너사 피에몬테는 올해 2월 말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휠라홀딩스 주식 1.98%(120만499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소요자금만 384억원(주당 평균 3만1900원)에 달한다. 이를 통해 홀딩스 지분을 23.6%로 끌어올렸다. 2차 지분매입 성격을 갖는다.
휠라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때는 2017년 4월. 이후 현 지배구조를 완성한 때는 2020년 1월이다. 휠라코리아(현 휠라홀딩스)의 물적분할에서 비롯됐다. 당시 피에몬테의 휠라홀딩스 지분은 20.09%였다.
피에몬테는 2개월 뒤인 2020년 3월부터 7개월간 홀딩스 지분 1.41%(85만7073주)를 추가 매입했다. 특히 주담대 한도를 설정하기 시작한 시점과 일치한다. 당시 투입자금이 300억원가량이다.
따라서 피에몬테가 대출자금을 원천으로 2020년 이후 1~2차에 걸쳐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게 휠라홀딩스의 소유 지분을 2년 동안 3.51%p 확대할 수 있었던 핵심 배경이다.
윤 회장의 지배기반은 전적으로 피에몬테에 의존하는 구조다. 홀딩스는 1대주주 피에몬테(23.6%) 외에 특수관계인 지분은 0.03% 밖에 안된다. 맏딸 윤수연(44) 케어라인 상무(0.02%) 등 3명이 보유한 주식이다. 자사주도 있지만 1.08%에 머문다. 최근 대출한도를 한껏 늘린 피에몬테의 향후 행보에 시선이 모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