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가 BMW를 추월했다. 오랜기간 판매 1위를 고수하던 BMW 520d가 물러나고 그 자리에 벤츠 E220 CDI가 올랐다. 벤츠의 파격적인 프로모션 덕이다. 업계에서는 한동안 BMW, 벤츠, 폭스바겐의 3파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지난 4월 국내 수입차 판매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독일 메이커의 디젤차량들이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특히 편의성과 실용성을 모두 갖춘 '디젤 세단'이 인기다.
◇ BMW 520d, 왕좌를 내놓다
그동안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BMW 520d의 아성을 무너뜨릴 모델은 없었다. BMW라는 브랜드 밸류에 유려한 디자인, 디젤의 효율성까지 갖춘 덕에 BMW 520d는 불티나게 팔렸다.
간혹 월별 집계에서 폭스바겐, 벤츠에게 1위 자리를 내주기는 했지만 추세를 꺾을 수는 없었다. 작년 한해 동안 BMW 520d는 총 8346대가 판매돼 연간 베스트셀링 1위 를 차지했다. 지난 2012년에 이은 2년 연속 1위였다.
그랬던 BMW 520d가 지난 4월 1위 자리에서 밀려났다. BMW 520d를 제친 모델은 벤츠의 E 220 CDI다. E 220 CDI는 지난 4월 628대로 1위를 차지했다. BMW 520d는 39대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 벤츠, '프로모션 효과' 제대로 봤다
벤츠 E220 CDI 모델은 BMW 520d의 경쟁 모델이다. 가격대도 6000만원대 초반으로 비슷하다. E220 CDI가 월간 판매 1위에 오른 것은 작년 9월 이후 7개월만이다. E220 CDI은 고출력의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을 장착했다. 복합연비는 16.3㎞/ℓ다. 각종 편의 사양과 안전장치를 적용해 여러 세대를 타깃으로 한 모델이다.
업계에서는 E220 CDI의 1위 등극 이유를 '프로모션의 힘'으로 보고있다. 벤츠코리아는 지난 4월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딜러 등을 중심으로 계약금 100만원에 전차종 60개월 전액 할부를 진행했다.
▲ 벤츠 E220 CDI는 지난 4월 BMW 520d를 제치고 베스트셀링카에 올랐다. 벤츠코리아는 지난 4월 사상 처음으로 월판매 3000대를 돌파했다. |
이에 따라 벤츠는 지난 4월 총 3310대를 판매했다. 벤츠가 국내 시장에서 월별 판매량 3000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프로모션의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대세는 BMW 520d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벤츠가 파격 프로모션으로 반짝 1위에 올랐지만 그 정책을 계속 가져갈 수는 없을 것"이라며 "BMW와 폭스바겐이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수입차 판매 '사상 최대'..월 1.6만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수입차 판매대수는 전년대비 25.5% 증가한 1만6712대를 기록했다. 이는 월별 판매 기준 사상 최대다. 누적으로도 6만1146대를 나타냈다. 작년보다 1만3000여대가 더 판매됐다.
브랜드별로는 BMW가 3625대로 가장 많이 판매됐다. 이어 벤츠(3310대), 폭스바겐(2609대), 아우디(1980대) 등 독일 메이커들의 강세가 이어졌다.
독일 메이커들의 강세는 디젤차량에 대한 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차량 판매대수는 전체의 67.3%를 차지했다. 베스트셀링 10개 모델 중 렉서스 ES300h를 제외한 9개 모델이 독일 디젤차량이었다.
독일 메이커들의 디젤차량이 인기를 끄는 까닭은 디젤의 경제성과 세단의 편의성을 모두 갖췄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인기 있는 BMW 520d와 벤츠 E220 CDI,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 아우디 A6 2.0 TDI 등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수년간 지속된 독일 디젤차량의 인기는 쉽사리 사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면서 "올해도 국내 수입차 시장은 디젤 차량을 발판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을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