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총 8200억원에 이르는 면세점 투자계획을 내놨다. 이 가운데 30%에 육박하는 2400억원은 지역과 중소기업 상생을 위해 내놓기로 했다.
아울러 현재 운영중인 워커힐 면세점과 새로 따낼 동대문 면세점을 거점 삼아 서울 동쪽과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릴 강원권으로 요우커(遊客, 중국 관광객)를 유치한다는 계획도 선보였다.
▲ 광진구 워커힐면세점(위) 기존면적 7560㎡→특허신청면적 1만2384㎡, 동대문 SK면세점(아래) 특허신청면적 1만6259㎡(자료: SK네트웍스) |
◇ 워커힐에 900억, 동대문에 1500억 쏜다
SK네트웍스는 워커힐과 동대문에 면세점을 유치할 경우 총 8200억원에 이르는 투자비 중 면세점 구축과 운영자금 5800억원을 제외한 2400억원을 '지역 및 중소기업 상생'을 위해 사회 환원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워커힐에 900억원, 동대문에 1500억원을 각각 배정해 지역 관광 인프라를 향상시키는 한편 주변 전통시장이나 중소업체와의 상생 프로그램을 체계적이고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현재 운영중인 워커힐 면세점에는 관람차·분수쇼 등을 더해 관광 랜드마크로 개발하는 데 500억원을 투입하고, 지역·지자체의 축제 지원 등의 투자와 홍보 300억원, 기타 관광인프라 개선에 1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동대문 '케레스타' 빌딩에 계획한 신규 면세점을 통해 ▲신진 디자이너와 소상공인 지원 펀드 600억원(SK동반성장펀드 500억원, 미소금융 100억원) ▲전통시장 문화 및 편의시설 구축 500억원 ▲미디어 파사드 등 주변 관광환경 업그레이드 100억원 ▲전통시장 활성화 300억원(온누리상품권 200억원, 소상공인 자녀교육 100억원) 등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지역사회와 중소기업·디자이너 그리고 외국 관광객이 SK면세점을 중심으로 소통하는 '선순환 상생 생태계'를 구축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토록 한다는 게 SK의 복안이다. 이를 통해 한국관광의 품격·품질을 높이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다.
▲ SK면세점의 ‘선순환 상생 생태계' 구상 개요 |
◇ '요우커 선호' 특화해 서울 동부지역 관광 확대
SK네트웍스는 또 중국 관광객에 인지도가 높은 호텔과 카지노, 면세점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는 강점과 지역적으로 사업장 위치가 서울 동부권이라는 특징을 면세점 유치 전략의 특화 포인트를 잡았다.
워커힐호텔은 화커산좡(華克山庄)이란 이름으로 중국 관광객들에게 알려져 있다. 한중 수교 이전인 1983년 중국 민항기 불시착 시 승객들이 워커힐에 투숙한 것이 한중간 우호적인 인식을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워커힐은 서울 최초의 외국인 카지노도 보유하고 있다.
또 워커힐 면세점은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시계·보석 분야에서 사업 강점을 가지고 있어 숙박과 레저·쇼핑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작년에는 방한 중국인의 18%에 이르는 110만명의 요우커가 워커힐 면세점을 다녀가 전년대비 매출 성장률 46%를 기록했다.
SK네트웍스는 이를 기반으로 잠재력은 높지만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서울 동부 및 우리나라 동부권 관광벨트를 연결하는 거점을 만드는 'East Seoul(동서울)', 'East Korea(동한국)'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지원 효과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은 "1963년 워커힐을 세우며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토대를 마련하고 23년간 면세점을 운영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시내면세점 입찰을 통해서도 우리나라 관광·면세산업의 새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