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내수판매가 급감했다. 개별소비세 인하 폐지, 여름휴가로 인한 비수기, 파업 등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쌍용차와 한국GM, 르노삼성은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지만 희비는 엇갈렸다.
다만 일부 신차를 제외하곤 전체적으로 판매량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소수 모델들이 전체 판매를 주도하고 있어 이른바 신차효과가 줄어들 경우 판매량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경기부진 등의 영향으로 신규수요를 자극할 만한 요인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 현대차, 또 감소..8월 내수 연중 최저
현대차는 지난 8월 국내 4만2112대, 해외 31만6335대 등 총 35만8447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8월과 비교해 3.1% 줄었다. 특히 국내판매 감소폭이 컸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공장의 생산차질, 주력 모델 노후화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보다 17.6% 감소했다.
승용에서는 아반떼가 6756대로 국내 판매를 이끌었으며, 쏘나타(하이브리드 모델 395대 포함)가 5923대, 그랜저 3069대(하이브리드 모델 297대 포함), 엑센트 860대 등 전체 승용차 판매는 총 1만7507대를 기록했다. RV는 싼타페가 5609대, 투싼 3963대, 맥스크루즈 524대 등 전년 동기와 비교해 12.6% 감소한 총 1만96대가 판매됐다.
상용차는 그랜드 스타렉스와 포터를 합한 소형상용차가 7921대 판매됐고, 중대형 버스와 트럭을 합한 대형상용차는 전년동기대비 0.5% 증가한 2086대가 판매됐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G80(DH제네시스 847대 포함)가 3409대, EQ900가 1093대 판매되는 등 총 4502대를 기록했다.
해외시장에서 국내공장 수출 4만8903대, 해외공장 판매 26만7432대 등 31만6335대를 판매했다. 국내공장 수출분이 생산차질 등의 영향으로 38.3% 감소했지만 해외공장 생산분이 11.6% 증가하며 이를 만회했다. 전체적으로는 전년 동기보다 0.8% 감소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개소세 인하 혜택 종료,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 주력 모델 노후화 등의 영향으로 국내 판매가 줄었다”면서 “신형 i30출시 및 주력 차종에 대한 지속적인 판촉 활동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 판매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성장 둔화, 환율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 등 어려운 시장상황이 지속되고, 이에 따라 업체간 경쟁 또한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면서 “신형 i30 등 신차를 앞세워 글로벌 주요 시장을 공략함과 동시에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더욱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기본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기아차, 해외가 살렸다
기아차는 지난 8월 국내 3만7403대, 해외 18만2522대 등 총 21만9925대를 판매했다. 전년대비 12.2% 증가했다. 국내 판매는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과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종료에 따른 수요 감소, 휴가철 비수기 영향 등이 겹치며 전년 대비 10.4% 감소했다.
차종별로는 K7이 올해 1월 출시된 신형 모델의 인기를 바탕으로 꾸준히 전년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그 외 대부분의 차종은 판매가 감소했다. K7이 3585대로 전년 대비 117.1%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K3와 K5 등 주력 모델의 판매가 각각 26.3%, 41.6% 감소하는 등 승용 차종 전체 판매는 전년 대비 16.3% 감소했다.
상반기 기아차 국내 판매를 견인해온 RV 차종도 전년 대비 18.2% 증가한 4886대가 판매된 카니발을 제외하고는 스포티지와 쏘렌토 등 주력 모델과 니로, 모하비 등 신차들의 판매가 모두 감소하는 등 RV 차종의 전체 판매도 4.4% 감소했다.
8월 기아차 중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은 5506대가 팔린 모닝이며, 카니발이 4886대, 쏘렌토가 4704대로 뒤를 이었다. 올해 1~8월 기아차의 국내 누적 판매는 35만 8160대로 33만 2524대를 판매한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해외 판매는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과 글로벌 경기 악화가 지속돼 국내공장 생산분이 23.4% 감소했지만 해외공장 생산분이 56.7% 증가해 전년대비 18.3% 증가했다. 해외공장 생산분 판매는 신형 스포티지, 쏘렌토 등 SUV 차종을 중심으로 판매가 크게 증가했으며, 멕시코공장과 중국공장에서 생산되는 K3의 판매가 크게 확대됐다.
기아차의 1~8월 누적 판매는 국내 35만 8160대, 해외 154만 8407대 등 총 190만 6567대로 전년동기대비 2.7% 감소했다.
◇ 엇갈린 희비
한국GM은 내수 1만2773대, 수출 2만3198대 등 총 3만3971대를 판매했다. 전달에 비해 11.1%, 지난해 8월에 비해선 7.7% 감소했다. 쉐보레 스파크는 5850대 판매되며 전달보다 2.1%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8월 6987대에 비해선 16.3% 줄었다.
말리부는 총 2777대가 판매됐다. 7월 4618대에 비해 39.9% 감소하며 신차효과가 약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경상용차 다마스와 라보는 832대가 판매되며 전년동월대비 292.5% 증가했다.
쌍용자동차는 지난 8월 내수 7676대, 수출 4502대 등 총 1만2178대를 판매했다. 수출물량 감소로 전월대비로는 4.7% 줄었지만 지난해 8월에 비해선 13.1% 늘었다. 올해 누계로도 9만9539대를 기록하며 7.7% 증가했다.
8월에도 티볼리가 증가세를 이끌었다. 내수시장에서 티볼리 브랜드 판매는 지난해 8월대비 24.9% 증가했다. 전체 내수판매도 티볼리 성장을 통해 전년대비 2.1% 늘었다. 쌍용차는 "티볼리 브랜드가 판매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며 "휴가 등 생산일수 감소 영향으로 계약 증가 물량을 모두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내수 7713대, 수출 7527대로 총 1만5240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8월과 비교해 내수는 24.4%, 수출은 95.2% 증가하며 전체적으로 51.5% 급증했다.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은 역시 SM6로 4577대에 달했다. 지난달부터 판매가 시작된 SM6 디젤모델은 693대가 출고됐다.
QM3는 1096대가 판매되며 전달보다는 2.8% 늘었지만 지난해 8월 2119대에 비해선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95.2% 늘었다.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가 총 6700대가 선적되며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르노삼성은 9월 출시되는 QM6(수출명 꼴레오스)를 통해 내수시장 확대는 물론 수출 호조도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별소비세 혜택이 사라진 영향과 여름 휴가 등 비수기가 겹치며 내수판매가 본격적인 회복을 보이지 못했다"며 "새로운 모델 외에는 신규 수요를 이끌만한 요인이 적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