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홀로그램 분야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진 스위스 업체 웨이레이(Wayray)에 전략 투자를 단행키로 했다. 공동으로 홀로그램을 활용한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내비게이션을 개발하고, 나아가 웨어러블(착용식) 로봇, 스마트 시티 등 중장기 사업으로 활용범위를 넓히겠다는 게 목표다.
▲ 웨이레이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이미지/자료=웨이레이 제공 |
현대차는 스위스 취리히 소재 자동차용 홀로그램 AR 디스플레이 업체인 웨이레이와 상호협력을 위한 전략적 투자 협약을 맺었다고 19일 밝혔다.
웨이레이 측은 이번 투자가 독일 폭스바겐 산하 포르셰가 주도하고 현대차가 참여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웨이레이는 지금까지 80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고 밝혔지만 이번 현대차 투자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홀로그램은 실물과 유사한 3차원(3D) 입체 영상이나 이미지를 구현하는 기술. 2012년 설립된 웨이레이는 전체 직원의 70% 이상이 관련 연구인력으로 구성된 회사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 홀로그램 기술을 적용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선보이기도 했다.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방문해 챙겨본 행사여서 당시부터 물밑 접촉이 있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회사는 스위스에 본사를, 러시아에 연구개발(R&D) 센터를 두고 있다. 홀로그램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 외에 우주항공 분야 기술력도 가지고 있다는 게 현대차 설명이다. 중국 알리바바, 일본 JVC켄우드 등도 앞서 이 회사에 투자했다.
현대차는 웨이레이와 협력해 차량용 홀로그램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2020년 이후 협업 개발한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을 양산차에 탑재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이 내비게이션은 영상용 레이저를 스탠드형 HUD나 전면 유리에 직접 투영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차 앞유리에 도로정보나 차량 속도에 맞춘 이동경로, 건널목, 보행자, 도로 정보, 위험 경보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식이다.
▲ 웨이레이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이미지/자료=현대차 제공 |
아울러 현대차그룹이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웨어러블 로봇 분야에서도 홀로그램 기술 확대 적용이 모색된다. 미래 혁신 기술 선도를 위해 협력에 현대모비스와 현대엠앤소프트 등 계열사도 참여시킨다는 구상이다.
현대차 전략기술본부 지영조 부사장은 "웨이레이는 홀로그램 증강현실 디스플레이 시스템 개발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을 지닌 회사"라며 "현대차와 웨이레이 간의 협업은 내비게이션 시스템 외에도 현대차그룹이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시티, 스마트 빌딩 등까지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탈리 포노마레프 웨이레이 CEO는 "웨이레이는 증강현실 디스플레이 기술을 뛰어넘어 근본적인 혁신을 이루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현대자동차처럼 높은 기술 수준을 요구하는 기업으로부터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인정받게 돼 자랑스럽다"고 소회를 밝혔다.
현대차는 다양한 국내외 인공지능 및 ICT 전문 기업들과 협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서는 ▲카카오(지능형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 ▲SK 및 KT(홈투카 카투홈 등 커넥티비티 및 5G 통신), 미국서는 ▲사운드하운드(음악정보 검색 및 음성인식) 중국에선 ▲바이두(음성인식, 커넥티드 카) ▲차이나 유니콤(빅데이터 분석) ▲텐센트 QQ뮤직(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 ▲딥글린트(인공지능 기술 개발) 등과 협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