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공식 방문한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이 15일 현대·기아자동차 남양연구소를 방문해 현대자동차그룹과 자국 스타트업의 협력 증대 희망을 드러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다양한 이스라엘 스타트업에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화답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이 경기도 화성 남양 소재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를 방문, 현대차그룹의 다양한 차세대 기술을 체험했다고 밝혔다.
리블린 대통령은 먼저 '넥쏘' 자율주행차를 시승했다. 이 차는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4단계의 자율주행 기술을 갖춘 차세대 수소전기차다. 넥쏘 자율주행차는 연료전지 '스택'에서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스스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방대한 데이터 처리로 전력 소모가 많은 미래 자율주행에 최적화된 차량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게 현대차그룹 설명이다.
리블린 대통령은 이어 '실시간 감정반응 차량제어 시스템(Real-time Emotion Adaptive Driving, R.E.A.D 칵핏)'을 통해, 차량이 생체 신호를 감지해 진동·소리·온도·향기·조명 등을 조절해주는 감정반응 차량제어 기술을 경험했다.
또 근로자 근력 보조 지원을 위한 'H-CEX 의자형 착용로봇' 등 웨어러블(착용형) 로봇과 수소전기차 넥쏘의 미세먼지 정화 기술 시연, 차량 충돌 시험도 참관했다.
리블린 대통령은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이스라엘과 현대차그룹의 미래 산업 분야 관련 협력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정 수석부회장에게 "이스라엘 스타트업들과 현대차는 자동차·안전·혁신과 같은 주요 미래 과제를 더 큰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며 "현대차가 몇몇 이스라엘 스타트업들과 맺은 파트너십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현대차와의 협력이 더욱 증대되길 바란다"며 "우리는 스마트하고, 안전하며, 연결되고, 친환경적인 자동차의 미래를 함께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에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의 이스라엘 스타트업에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이스라엘 스타트업들과 공동 개발한 기술 일부는 향후 양산차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1월 이스라엘에 설립한 개방형 혁신 센터인 '현대 크래들 텔 아비브'를 통해 지난해 인공지능업체 '알레그로.ai', 에너지업체 'H2프로', 드론업체 '퍼셉토' 등에 전략 투자를 시행했다. 올해 6월에도 이스라엘 '엠디고'에 투자를 결정하고 미래 커넥티드카(Connected Car)용 의료서비스 개발을 위해 협력 중이다.
이스라엘 자동차 시장 규모는 연간 26만여대(2018년 기준)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작년 이 나라에서 각각 3만8022대(시장 점유율 14.2%), 3만5806대(13.4%)를 판매해 각 1·2위의 자동차 판매량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