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급격한 판매 부진에 빠진 전기차 '볼트 EV'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장장 50개월에 걸쳐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이어 늘 논란이 되고 있는 값비싼 부품 가격도 60%나 내리기로 했다. 한국GM이 여태껏 선보인 할인 혜택 중 역대급이란 평가다.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지난 7월 두 차례에 걸쳐 전기차 볼트 EV에 대한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내놨다.
먼저 12일에는 50개월간 월 50만원대 할부금으로 볼트 EV를 구입할 수 있는 'ECO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또 36개월 무이자 할부시 이자와 선수금이 없는 더블제로 무이자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이는 한국GM이 2017년 볼트 EV를 출시한 이래 가장 큰 폭의 할인 혜택이다.
26일에는 엔진후드, 헤드램프, 에어백 등 볼트 EV의 50여개 부품 가격을 평균 60% 수준으로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기존의 항공 운송을 해상 운송으로 변경, 물류비를 대폭 줄여 부품 단가를 조정할 수 있게 됐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아울러 7월부터 볼트 EV를 구매한 고객에게는 배터리 방전시 최대 5년간 무제한 무상 견인서비스(편도 80㎞ 이내)를 제공키로 했다. 전기차 전문 정비 기술력과 장비를 갖춘 전용 서비스 센터도 전국 100여개로, 1년 새 2배 가까이 늘렸다.
한국GM의 통 큰 서비스는 최근 판매세가 확연히 꺾인 볼트 EV의 판매 반등을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구매 부담에 이어 유지 관리비 부담까지 낮추는 극약처방을 통해 구매 매력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볼트 EV는 1회 충전으로 383km를 주행할 수 있는 순수 전기차로, 2017년형, 2018년형 모두 2년 연속 사전 계약에서 당일 완판 기록할 만큼 인기 모델이다.
그러나 올 초 출시한 2019년형 볼트 EV는 앞선 모델들 만큼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출시 첫 달만 '반짝'했을 뿐 이후 줄곧 내리막이다.
올 상반기 볼트 EV 판매량은 1679대로, 전년(3199대)대비 46.2%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쟁 차종인 현대자동차의 코나 일렉트릭이 1380대에서 7697대로 급증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작년 하반기 출시된 기아차 니로 EV도 상반기 4741대 팔리며, 작년 하반기 3433대 보다 1000대 이상 더 팔렸다.
사실 볼트 EV의 판매 감소는 경쟁 차종인 코나 일렉트릭과 니로 EV의 등장과 무관치 않다. 가격적 측면에서 볼트 EV가 가장 저렴한 편이지만, 세 차종 모두 4000만원 대로 비슷하게 책정돼 있다. 반면 주행거리는 코나 일렉트릭(406km)·니로EV(385km)·볼트 EV(383km) 순으로 볼트 EV가 가장 짧다.
'충전'이라는 번거로움을 생각한다면 비슷한 가격대에서 주행거리가 조금 더 긴 차량의 수요가 더 많을 수 밖에 없다. 여기에 한국GM 자동차는 유지 관리비가 비싸다는 고정관념과 먹튀 논란에 따른 회사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해져 수요층이 대부분 경쟁사로 옮겨갔다는 분석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국GM의 이번 할인 이벤트 실시 이후 볼트EV의 판매량이 소폭 반등했다는 점이다. 7월 볼트EV의 판매량은 293대로, 전월 250대 대비 17.2% 증가했다. 올 들어 첫 반등이다.
다만 이를 회복세라고 보기엔 아직은 이른감이 있다. 작년 7월 판매량(872대)과 비교하면 현격히 낮은 데다 국내 완성차 및 수입차들의 전기차 출시가 잇따라 예정돼 있어 완연한 회복세로 접어들지는 미지수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GM은 일단 이번 프로모션을 통해 볼트EV의 판매량을 최대치로 끌어 올려보겠다는 계획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이번 프로모션은 충성고객, 가솔린 차량을 운전하거나 친환경차를 필요로 하는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보트EV의 높은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더 많은 고객들이 이번 프로모션을 통해 볼트EV의 상품가치를 경험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