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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실록]②급격한 성장둔화, '폭발'마저…

  • 2020.08.28(금) 10:13

2014~2016년 스마트폰 성숙기
샤오미 등 中업체 급성장에 '경쟁격화'
노트7 단종까지…추락한 갤럭시 신화

삼성전자가 '갤럭시'라는 스마트폰 은하계를 펼친 지 꼬박 10년이 흘렀다. 갤럭시는 삼성전자의 현재이자 다가올 미래다. 브랜드 플래그십(최상위) 모델 'S'와 '노트'가 그 중심이다. 이 둘은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10차례 변신해 올해 숫자 '20'을 달았다. 후발주자로 시작해 글로벌 1위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갤럭시의 발자취와 성과를 되짚어본다.[편집자]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찬란했던 '갤럭시 신화'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갤럭시 S5'부터였다. 2014년 2월 삼성전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언팩을 통해 갤럭시 S 시리즈의 다섯번째 모델을 공개했다. S5는 업계 최초로 16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하고, 심박 센서를 통해 심박수 측정이나 운동량 관리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었다.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소비자 밀착형 기능을 통해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 경쟁 뜨거워진 스마트폰 시장

하지만 S5도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빠르게 성숙 단계에 진입하면서 성장세가 주춤한데다, 가성비를 내세운 중국업체들이 급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삼성전자도 이를 의식하듯 국내 출고가를 80만원대로 낮춰 경쟁력 확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실제 당시 삼성전자는 화웨이(華爲), 샤오미(小米) 등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밀려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졌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14년 2분기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25.2%로 전년 동기보다 7.4%포인트 낮아졌다. 그해 1분기도 전년 동기(32.4%)보다 1.2% 하락한 31.2%였다.

삼성전자는 또 한 번의 변화를 꾀한다. 엣지 디스플레이였다. 삼성전자는 2014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4' 개막 전 언팩 행사로 갤럭시 노트4를 공개했다. 노트4는 한 가지 제품을 선보였던 이전과 달리 '갤럭시 노트4'와 '갤럭시 노트4 엣지'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됐다. 엣지 모델의 경우 디스플레이 한 쪽 옆면이 휘어져있어 측면 스크린으로 메시지, 알람을 확인할 수 있었다.

S펜 역시 개선했다. 전작 대비 2배 향상된 2048단계의 정교한 필압과 펜의 속도, 기울기, 방향 인식을 통해 자연스러운 필기감을 더했고, 여러 펜 기능도 추가됐다. 노트 시리즈 최초로 메탈 프라임이 적용된 것도 이 제품이었다. 그러나 이 정도의 혁신으로는 성장세 둔화를 막지 못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

2015년 4월 출시된 갤럭시 S6는 부진 탈출을 위해 삼성전자가 '이를 갈고' 나온 혁신 제품이었다. S6 개발 당시 내부 개발명이 '프로젝트 제로(0)'였을 정도다. 초심으로 돌아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제품으로 반격에 나서겠다는 의미였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6에 다양한 '세계 최초' 기술을 적용했다. S6는 노트4와 같이 일반 모델과 엣지 모델 두 종류로 출시됐는데, 갤럭시 노트4 엣지가 우측 옆면에만 엣지를 도입했던 것과 달리 갤럭시 S6 엣지는 양 측면이 휘어진 '듀얼 엣지' 디자인을 최초로 채용했다. 스마트폰 최초로 무선충전 기능을 내장했고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 서비스도 처음 시작했다. 일체형 배터리도 S6부터였다.

지금까지도 갤럭시의 주요 특징으로 꼽히는 기능들이 대거 도입된 만큼, 삼성전자는 갤럭시 S6가 역대 시리즈 중 최고 판매량을 달성하길 바랐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다만 엣지의 가능성은 확인했다. 당초 S6 전체 판매량의 20%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던 엣지 모델의 수요가 50%를 넘었기 때문이다.

◇부진 탈피하려 내놓은 '노트7'이…

이에 삼성전자는 같은 해 하반기 플래그십 제품으로 갤럭시 노트5와 함께 갤럭시 S6 엣지+(플러스)를 내놓는다. S6 엣지가 좋은 반응을 이끈 덕분이었겠지만 노트5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두 제품이 동일한 화면 크기로 나와 노트의 가장 큰 장점인 대화면의 특징도 사라졌고 전작과의 차이점도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S펜을 거꾸로 넣으면 고장나는 결함이 발생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7.

상황을 다시 역전시킨 것은 2016년 스페인서 첫 공개된 갤럭시 S7이었다. 개발명부터 '럭키'였던 S7은 삼성전자에게 말 그대로 '행운'이었다. 미국과 유럽에서 전작보다 2.5배 많은 예약 판매량을 기록했는데, 유럽의 경우 지금까지 출시된 갤럭시S 시리즈 중 최대치였다. 갤럭시 S6에서 빠졌던 외장메모리 기능을 부활시키고 카메라, 방수·방진, 대용량 배터리 등 소비자가 요구하는 성능을 개선해 차별화를 꾀한 덕분이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7 시리즈는 글로벌 시장에서 S6의 첫 달 실적과 비교해 25% 높은 판매를 기록했다. 출하량 기준으로는 1000만대를 넘긴 것이었다.

삼성전자는 '럭키 7'의 기운을 갤럭시 노트로 이어받고자 했다. 노트5에서 노트6을 건너뛰고 바로 갤럭시 노트7으로 갔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갤럭시S와 갤럭시 노트의 넘버링을 맞추기 위한 것도 있었다. 첫 갤럭시S는 2010년 출시됐으나 갤럭시 노트는 다음 해인 2011년 첫 모델이 출시돼 두 제품 간 버전 차이가 존재했었기 때문이다.

2016년 8월 미국 뉴욕에서 공개된 노트7은 노트 시리즈 최초로 IP68의 방수·방진 기능을 제공하고 엣지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등 혁신을 꾀한 제품이었다. 그런데, 출시 5일만에 발화 사고가 발생했다. 삼성전자는 전량 신제품 교환이라는 초강수를 뒀지만 교체된 제품까지 발화가 나타났고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단종됐다.

◇ 급격한 성장둔화…노트7 자폭에 '휘청'

IT(정보기술)업계의 실적이 일반적으로 '상저하고(상반기 낮고 하반기 높은)' 형태를 띄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의 2014년은 전형적인 '상고하저(상반기 높고 하반기 낮은)'였다. 갤럭시 효과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2014년 1분기 삼성전자 실적은 반도체 탓에 '어닝쇼크'가 예상됐지만 IM부문이 스마트폰 판매에서 선방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중국 제조사들의 시장 잠식으로 갤럭시 S5 출시 효과가 오래가지 못하면서 3분기 IM부문 영업이익은 3년 만에 다시 1조원대로 떨어졌다. 영업이익률도 18개 분기만에 한 자릿수로 하락했다. 갤럭시 노트4 역시 힘을 쓰지 못하면서 4분기 실적도 쪼그라들었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IM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한 해 전 60%를 훌쩍 넘었지만 이 해 4분기에는 30%까지 낮아졌다.

2015년에는 분기 2조원대 영업이익을 꾸준히 유지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갤럭시 S6와 갤럭시 노트5 효과로 IM부문 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을 넘길 것이라고 점쳤지만 시장 경쟁 격화의 장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절치부심으로 내놓은 S6이 출시 초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지만 실적 개선에는 제한적이었다. 이유는 마케팅 비용 증가와 중저가폰 중심 스마트폰 시장 재편에 있었다.

삼성전자는 S6 출시 당시 모델 가격을 내렸다. 이와 더불어 가성비 스마트폰을 앞세운 중국 제조사들의 시장 침투에 대응하기 위해 갤럭시A, 갤럭시J 등 보급형 라인업 비중도 확대했다.

이런 상황에서 S6이 예상보다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매출 구조가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옮겨갔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판매량은 늘었지만 평균판매단가(ASP)가 오히려 하락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역대 시리즈 중 최고 판매량을 기대했던 만큼 S6를 위해 투자한 마케팅 비용 출혈도 컸다.

2016년 상반기 기대작인 갤럭시 S7가 높은 성과를 이뤄내면서 실적 분위기도 반전되는 듯 했다. 이전까지 삼성전자는 갤럭시 S 시리즈를 4월에 출시해왔지만, S7부터는 3월초로 시기를 앞당겼다. 덕분에 IM부문은 2016년 1분기부터 S7 효과를 볼 수 있었다. 1분기 IM부문 영업이익은 고대하던 3조원을 넘겼다. 전 분기 대비 74% 급증했고, 2014년 2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의 최고 실적이었다.

2분기는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56% 증가해 2년만에 4조원대를 회복했다. S7 제품군 중에서도 고가인 엣지 모델이 인기를 끈 데다 중저가 스마트폰 모델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도 높아졌다. 이렇게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침체 속에서도 성장 한계를 극복하는 듯 했다.

그러나 이어진 노트7의 리콜과 단종은 IM부문에 일격을 안겼다. 삼성전자는 노트7의 리콜과 단종으로 약 7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 적자를 면한 것이 다행인 수준이었다. 3분기 IM부문은 갤럭시 브랜드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분기영업이익이 1000억원에 그치는 수모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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