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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신약 트렌드 된 'RNAi'…국내도 개발 '속도'

  • 2021.12.24(금) 07:05

3년간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 13건 달해
올릭스‧에스티팜 등 RNAi 투자 활발
"RNAi 분야 전도유망…국내 기업에 기회"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리보핵산 간섭(RNAi 또는 iRNA)을 이용한 차세대 신약 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RNAi는 모든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 및 제어하는 기전을 갖고 있어 치료제가 없는 난치성 질환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허가받은 RNAi 치료제는 손에 꼽을 정도다. 그만큼 개발에 성공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일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RNAi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 백신으로 메신저 리보핵산(mRNA)은 더 이상 낯설지 않지만 RNAi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분야다. mRNA는 DNA 유전정보를 세포 내 리보솜에 전달(messenger)하는 RNA다. RNAi는 세포 내에서 활성화 상태의 유전자와 그렇지 않은 유전자를 구별, 간섭(interference)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잘못된 유전정보를 가진 mRNA를 선택적으로 분해해 단백질 합성을 차단함으로써 치료 효과가 나타난다.

글로벌서 최근 3년간 RNAi 라이선스 '13건' 

세계에서 처음으로 RNAi 치료제가 승인을 받은 건 지난 2018년 미국의 앨나일람 파마슈티컬스(Alnylam Pharmaceuticals)의 다발신경병증 치료제 '온파트로'다. 이어 앨나일람은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2019년에는 급성 간성 포르피린증(AHP) 치료제 '기브라리', 지난해에는 원발성 옥살산뇨증(PH1) 치료제 '옥슬루모'를 허가받았다. '옥슬루모'의 연간 약가는 평균 약 49만3000달러(한화 약 5억8593만원)로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그러나 현재 유일한 원발성 옥살산뇨증 치료제여서 독보적인 입지를 갖췄다. 

RNAi는 치료제가 없는 난치성 질환에 강점을 보이는 만큼 개발에 성공하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신약 분야다. 이에 대형 글로벌 제약기업들도 RNAi 신약 개발에 투자하는 추세다.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최근 3년간 RNAi 라이선스 계약이 체결된 건수는 13건에 달한다. 지난해와 2019년에 각 4건, 2018년 5건에 대한 기술수출 및 도입이 이뤄졌다. 사노피, 일라이릴리, 얀센, 로슈, 노보노디스크, 아스트라제네카, 다케다 등 대부분 글로벌 상위 20위권에 드는 대형 기업들이다. 

올해도 RNAi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달 RNAi 치료제 개발사 다이서나(Dicerna)를 33억 달러(약 3조9000억원)에 인수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도 지난달 애로우헤드(Arrowhead)가 개발 중인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신약 'ARO-HSD'를 계약금 1억2000만 달러(약 1400억원), 최대 10억 달러(1조2000억원) 규모로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대표 RNAi 기업 올릭스, 국내외 기술이전

국내에서도 일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RNAi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올릭스다. 올릭스는 자체 개발한 RNAi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국내 바이오기업 휴젤에 지난 2013년 난치성 비대흉터 치료제 'OLX101A'(휴젤 연구명: BMT101)를 기술이전했다. 휴젤이 국내 임상2상을 진행 중이며 올릭스는 영국에서 임상1상 종료, 미국에서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난치성 비대 흉터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은 제품은 없다.

또 올릭스는 지난해 프랑스 안과전문기업 떼아오픈이노베이션(Thea Open Innovation)과 RNAi 플랫폼 기술 기반 안과질환 치료제에 대해 최대 6억7000만 유로(약 9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밖에도 올릭스는 RNAi로 탈모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내년 4분기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해 아시아 최초로 유럽 소재 글로벌 제약바이오 회사와 약 18억원에 달하는 GalNAc-siRNA 플랫폼 기술 연구개발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10월에는 중국 한소제약(Jiangsu Hansoh Pharmaceuticals)으로부터 RNAi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의뢰받았다. 올릭스는 RNAi 원천 개발기술을 기반으로 한국 신약 기술 발전과 인류건강 증진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올해 우수 혁신형 제약기업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바이오니아‧에스티팜도 RNAi 신약 개발 및 투자

코로나 진단키트를 개발한 바이오니아도 RNAi 신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니아는 리보핵산 간섭(RNAi) 플랫폼 기술 'SAMiRNA'를 이용한 수백개의 후보물질들을 합성해 코로나와 사스 바이러스 증식을 모두 억제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바이오니아는 미국, 일본, 유럽 등 16개 국가에서 'SAMiRNA'의 특허를 등록 및 출원 중이다. 조만간 신약개발 자회사 써나젠테라퓨틱스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폐섬유증 치료 신약후보물질의 임상1상을 신청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미국 신약개발 기업 코아레 바이오테크놀로지와 공동 연구개발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3년 전 'SAMiRNA'를 이용한 췌장암 치료제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바이오니아는 'SAMiRNA'의 원료의약품 제조‧생산을 위해 지난 6월 충남 공주시에 신공장 부지를 사들이기도 했다. 

이밖에 동아쏘시오홀딩스 자회사인 에스티팜도 지난달 공장 신축 및 생산설비 증설에 나섰다. 에스티팜은 원료 제조‧생산 전문기업이다. 업계에 따르면 에스티팜의 이번 설비 증설은 RNAi 치료제 수요에 대비한 선제적 투자로 분석하고 있다. 

RNAi 분야는 아직 글로벌 제약기업들도 시작 단계인 만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게도 기회와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들도 RNAi 신약 개발에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RNAi 시장은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도유망한 분야로 꼽힌다"며 "RNAi 치료제는 후보물질 도출이 어렵긴 하지만 임상 성공확률이 타 물질 대비 높은 편이어서 국내 기업들에게도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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